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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 훔친 취준생에게 2만원 준 경찰 “이제 시작하는 나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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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힌 취업준비생 A씨(28). “배가 고파서 그랬다”는 말에 조사하던 경찰관이 A씨에게 2만원을 건넸다. A씨는 한 달 만에 다시 경찰서에 나타났다. 경찰관에게서 받았던 돈을 갚기 위해서였다.

이런 사연은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A씨는 자신에게 2만원을 줬던 경찰관이 몸담은 경찰서 홈페이지에 지난 17일 글을 올리고 “그 돈을 받고 꼭 갚기 위해 한 달간 열심히 일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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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의 주인공인 이승동(37) 경기도 일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경사는 23일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제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그랬다. 어려워도 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경사는 이날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A씨가 원래 지방 쪽에 살던 친구인데 가정형편이 넉넉하지도 않고 여러 일을 하긴 했다. 그런데 취업이 잘 안 되다 보니 어려움이 계속 겹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이제 시작하는 나이인데 사정도 딱하고 어찌 보면 동생 같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경사는 “A씨가 올린 글을 봤다”며 “이 친구가 이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을 읽어 뿌듯하다. 쑥스럽기도 하지만 어쨌든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6일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훔친 혐의로 A씨가 신고됐다.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A씨는 닷새 전에도 이 편의점에서 조각 케이크 하나를 훔친 사실까지 드러나 절도죄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당시 취업 면접을 준비 중이던 A씨는 “생활고로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 한 끼를 하지 못해 배고파서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훔치게 됐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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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산서부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A씨가 훔친 조각 케이크와 삼각김밥의 가격을 합하면 4500원이었다. A씨의 사연을 들은 이 경사는 조사를 마친 뒤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내 A씨에게 건넸다.

A씨가 다시 경찰서로 찾아온 건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달 17일. 한 달 동안 일해 받은 월급으로 이 경사에게 받은 2만원을 갚겠다며 온 것이다. 당시 외근으로 밖에 있던 이 경사는 통화를 통해 ‘마음만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집으로 돌아간 A씨는 일산서 홈페이지에 이 경사에게 감사 편지 형태로 글을 올렸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A씨를 입건했으나, 편의점 업주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선처를 해달라는 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에서도 합의 조정해 피해 없이 사건 종결됐다고 이 경사는 전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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