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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린이’를 위한 등산 준비물···레깅스 말고 등산화부터 사라


최승표의 여행의 기술-등산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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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뒷산 오르면서 복장은 히말라야 가는 것 같다.”


한국인의 과한 등산복 사랑을 비꼬는 말이다. 4~5년 전에 나돌던 말인데 지금은 달라졌다. 산에서 찍은 인증샷 주인공 상당수가 요가복을 입고 있다. 배낭도 안 메고 등산화 대신 운동화를 신은 경우도 허다하다. 간소한 복장을 추구하는 건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어떨 땐 너무 허술해 보여 걱정이다. ‘산린이(등산+어린이)’를 위한 등산 장비 선택법을 정리했다.



등산복 꼭 입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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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 어떤 코스를 가느냐가 관건이다. 요즘 같은 여름, 등산로가 잘 정비된 두세 시간 코스라면 등산복을 안 입어도 된다. 그러나 한두 시간 코스라 해도 등산로가 험하면 복장이 중요하다. 여름에는 땀 배출이 잘 되고 신축성이 좋은 옷을 입어야 한다. 산린이도 알 터이다. 면 티셔츠와 청바지는 최악의 복장이다. 장시간 높은 산을 오르고 해가 잘 들지 않는 서늘한 계곡을 걷는다면 기온 하강을 대비해 긴 팔 셔츠나 재킷을 챙기는 게 좋다. 값비싼 고어텍스 재킷이 꼭 필요하냐고? 고어텍스는 방수 성능이 좋은 원단 종류 중 하나다. 아웃도어 브랜드마다 직접 개발한 저렴한 방수 재킷도 많다.



레깅스가 일반 등산복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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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에서 레깅스 입은 여성을 마주치면 눈을 어디에 둘지 난감하다.”


기성세대라면, 원로 산악인의 이 말을 공감할 터이다. 그러나 어쩌겠나. 요즘은 남자도 레깅스를 입고 산을 탄다. 요가·필라테스의 인기에 힘입어 레깅스가 유행하는 것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레깅스가 칙칙한 등산복보다 날씬해 보여 ‘인증샷’에 유리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 아웃도어 업체들은 아예 요가복과 차별화한 ‘등산용 레깅스’도 만든다. 결국 복장은 개인 선택이다. 취향과 기능성, 산행의 성격을 고려해 선택하시라.



등산화는 방수 기능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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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등산객 사이에서 레깅스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장비는 등산화다.”


코오롱스포츠 김정은 마케팅팀장의 설명이다. 등산로가 잘 정비된 낮은 산은 워킹화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왕 시작한 등산, 동네 뒷산만 갈 건 아니지 않나. 한국 산의 70%가 돌산이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에는 진흙 길도 많다. 밑창이 얇은 단화를 신으면 금세 피곤해지고 잘 미끄러진다. 디자인보다 중요한 등산화 선택 기준은 다음 세 가지다. 방수, 바닥 접지력, 발목 높이. 무거운 배낭을 이고 반나절 이상 걷는다면 발목을 덮는 장거리용 등산화를 신는 게 안전하다.



아직은 스틱 짚을 나이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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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뒷산 오르는데 등산스틱을 챙기는 건 ‘오버액션’일까. 관절이 싱싱한 산린이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등산 전문가들은 등산스틱이 등산화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블랙야크 남윤주 마케팅팀장은 “요즘은 등산을 일종의 놀이로 생각하지만 늘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레저”라며 “스틱을 쓰면 체력을 아끼면서도 무릎 관절을 보호할 수 있어 초보에게도 권한다”고 말했다. 스틱은 다리에 힘이 풀리는 하산 때 빛을 발한다. 써보면 안다.



배낭에 꼭 넣어야 하는 필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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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산행이라면 물, 도시락과 간식, 여벌의 옷을 담을 수 있는 20ℓ 정도의 배낭이면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가벼운 산행이라도 꼭 챙기는 게 있다. 1인용 방석과 긴 호스 달린 물통이다. 방석은 땅이 젖었거나 앉을 곳이 마땅치 않을 때 요긴하다. 호스 달린 물통은 가방을 풀지 않고도 수시로 수분을 보충할 수 있어 편하다. 야간산행에 나선다면 헤드 랜턴이 필수다. 휴대용 손전등이나 스마트폰 조명을 쓸 때와 달리 두 손이 자유롭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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