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과외 알바는 내 경험담, 사우나 있던 고급빌라였다"
한국영화 첫 황금종려상 '기생충'
개봉 나흘만에 관객 300만 돌파
'극한직업' 보다 빠른 흥행 속도
해외선 '#봉하이브' 팬덤 SNS 뭉쳐
칸 수상 이어 아카데미 후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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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풍자 영화 ‘기생충’(5월 30일 개봉)으로 지난달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차지한 봉준호(50) 감독의 말이다. 개봉 전 서울에서 만난 그는 “황금종려상은 워낙 쟁쟁한 거장이 많아서 꿈도 못 꿨다”면서도 “무슨 상이든 수상에 대한 욕심은 있었다. 한 번도 받아본 적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처음 받는데 좀 심하게 받았어요. 앞으로가 걱정이죠.” 들뜬 눈빛에서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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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흥행도 뜨겁다.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나흘 만에 3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올해 초 개봉해 역대 흥행 2위가 된 영화 '극한직업'보다 하루 빠르고, 역대 흥행 3위 '신과함께-인과 연'(2018)보다는 하루 느린 속도, 봉 감독의 영화 중에는 935만 관객을 모은 '설국열차'와 비슷한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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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영화에 대한 최초의 스파크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설국열차’를 하던 2013년 부자와 가난한 가족이 서로 침투하고 스며드는 얘기를 떠올렸다. 기생충이고 싶었던 사람은 없다. 자본주의 세상에 살면서 고통받는 우리 삶 자체를 담으려 했다”고 강조했다.
Q : 스스로 생각하는 ‘봉준호표 장르’의 특성은.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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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두 가족 사이의 사건은 예측불허다. 결말을 미리 생각하고 써나갔나.
A :
Q : 기택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박사장 집에 고액과외 면접을 보러 가는 일화는 실제 경험담에서 따왔다고.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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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층집에 대비되는 지하 공간은 단편 ‘지리멸렬’(1994) ‘플란다스의 개’(2000)부터 즐겨 썼는데.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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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극중 인간 관계에 동원되는 소재들이 수석‧모스부호‧인디언 등 생경하다.
A :
이번 영화에는 시각적 묘사가 힘든 요소까지 동원했다. 기택의 반지하에서 나는 ‘냄새’가 한 예다. 온도도 있다.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송강호가 불그죽죽한 낯빛으로 감정을 폭발시킬 수 있었던 건 한여름 40도 불볕더위와 강렬한 자연광 덕분. 송강호는 “약간이라도 구름이 끼거나 광량이 떨어지면 찍지 않았다”면서 “봉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 스태프들이 한 쇼트, 한 쇼트 이뤄낸 성과”라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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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꼽은 장면은 이것이다. “눈이 막 오면서 산에 올라가는 장면을 되게 오래 기다렸다 찍었어요. 계절이 확 바뀌는 이질적인 이미지에 제가 집착했죠. 9월에 촬영을 대부분 마쳐놓고 내내 후반작업 하면서 기다렸는데 와도 금방 녹더라고요. 하도 지쳐서 2월 15일에 무조건 찍는다, 정 안되면 특수효과‧CG(컴퓨터그래픽) 준비하자고 산에 딱 갔는데 기적적으로 눈이 왔어요. 극도의 괴로움 끝에 짜릿함. 그래 이런 게 영화지,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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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감독도 배우 송강호, 임권택 감독 등과 함께 이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아카데미협회 회원이다. 그는 “저도 매년 투표를 하는데 외국어영화상 쪽은 선정과정이 좀 복잡하다”면서 “한국영화가 최종 후보에 오르면 기쁘지만 우리가 집착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소탈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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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은 미국과 한국 각 한 작품씩 준비하고 있다. 칸영화제 당시 한국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올해 개봉 10주년을 맞은 ‘마더’(2009)의 배우 김혜자에게 오래 전 약속한 작품도 있다고 귀띔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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