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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중앙일보

[백종현의 여기 어디?] ‘부부의 세계’ 속 대저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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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이 TV 드라마, 예능의 무대로 사랑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특별함, 남다른 분위기 때문이다. ‘혼술’도 편의점에서 하면 처량해 보이지만, 호텔 바에서 하면 왠지 낭만적으로 비친다. 불륜 역시 러브호텔에서 하면 세상 문란해 보이지만, 특급호텔 스위트룸에서 하면 치명적인 로맨스로 돌변한다. 특급호텔의 화려함이 가져다주는 착시 효과다. 요즘 유독 TV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특급 호텔이 자주 보인다. 어디였을까?



‘굿 걸’의 본부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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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시작한 엠넷(Mnet) 예능 ‘굿 걸’. 10명의 여성 뮤지션이 거대 상금을 두고 매회 경합을 벌이는 방송이다. 빤한 경연 프로그램 같지만, 독특한 점도 있다. 출연진들이 최고급 호텔에서 합숙한다는 설정이다. 땀내 나는 연습실이나 어두침침한 지하 녹음실이 아니라, 호텔 스위트룸에서 실컷 먹고 자고 뒹굴며 방송국이 내건 상금에 도전한다.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라는 부제가 괜히 달린 게 아닐 터. 1등만 살아남는 ‘쇼미더머니’와 달리, ‘굿 걸’은 ‘플렉스(왕창 쓰고 과시하기)’하고 즐기는 데 더 관심이 많다.


‘굿 걸’이 머무는 곳은 어딜까. 서울 남대문의 부티끄 호텔 레스케이프다. 멤버들의 아지트이자, 회의실로 주로 사용하는 장소는 최상층 26층에 자리한 ‘레스케이프 스위트’. 가장 비싼 객실로, 하룻밤 방값이 대략 800만원(세금 별도)에 이른다. 레스케이프가 자랑하는 중식 레스토랑 ‘팔레드 신’은 ‘굿 걸’ 속 뒤풀이 장소로, 칵테일바 ‘마크 다모르’는 공연장으로 활용 중이다.



‘부부의 세계’ 여회장 저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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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부부의 세계’는 애증 관계만큼이나, 상류사회의 럭셔리한 삶을 엿보는 재미가 상당했다. 여병규(이경영) 회장의 저택으로 나오는 건물도 사실은 호텔이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호텔 내 별채인 ‘애스톤하우스’를 빌려 촬영했다. 5280㎡(약 1600평) 대지 위에 세운 1413㎡(약 427평) 규모의 2층 건물로, 2개의 침실을 비롯해 3개의 연회장과 서재‧바‧응접실 등을 갖췄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너른 정원도 있다.


애스톤하우스는 아차산 동쪽 끝자락에 틀어박혀 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숲길을 따라 대략 1㎞를 더 들어가야 애스톤하우스가 나온다. 한적한 것은 물론 출입 통제, 보안에 유리한 덕에 재벌가나 연예인의 결혼식 장소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배우 심은하, 김희선, 배용준 등이 이곳에서 혼례를 올렸다. 이태 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했던 북한 고위급 대표단도 이곳을 찾았다.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애스톤 하우스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로비와 라운지 등의 장소도 ‘부부의 세계’의 무대가 됐다. 지선우(김희애)가 남편의 친구와 은밀히 만났던 객실 역시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스위트룸이다.



‘하이에나’ 속 럭셔리 파티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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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종영한 SBS ‘하이에나’가 남긴 명장면 하나. 변호사 정금자(김혜수)가 돈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재벌가의 파티장에서 ‘여러분’을 열창하는 장면이다. 재벌가의 비밀스러운 파티 장소로 등장한 이곳은 용산 드래곤시티의 ‘스카이킹덤’이다. 루프탑 풀인 스카이비치를 비롯해, 다양한 스타일의 라운지 바와 파티룸을 갖췄다. 스카이킹덤 33층에 자리한 요트 콘셉트의 파티룸에서 ‘하이에나’를 촬영했다. 평소 결혼 축하연과 브랜드 런칭 행사, VIP 파티 등의 이벤트가 자주 치러진단다. 대관비는 3시간에 30만원(최대 30명). 술과 요리는 따로 주문해야 한다.



‘더 킹’ 황제의 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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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대한민국에 떨어진 대한제국의 황제 이곤(이민호)은 가지고 있던 다이아몬드를 팔아 ‘로얄 인피니티 호텔’에 거처를 마련한다. SBS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에 나온 로얄 인피니티 호텔은 가명이다. 실제 촬영지는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의 최상급 객실 ‘그랜드 디럭스 풀빌라’다. 942㎡(약 285평) 규모로 침실 외에 개인 수영장과 응접실을 끼고 있다. 실내에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호텔 우물의 경관 Ⅲ’를 비롯해 데미안 허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이 14점 걸려 있다. 대기업 총수, 카지노 큰손 같은 VVIP를 위한 객실로 하루 방값이 2000만원(부가세 별도)에 이른다.



‘화양연화’의 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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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tvN)’에서 한재현(유지태)의 아지트로 몇 차례 등장한 고급 바는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의 ‘찰스 H’다. 이곳을 처음 찾은 사람은 입구를 찾지 못해 당황하기 마련이다. 호텔 어디에도 위치를 가리키는 표식이나, 간판이 없다. 지하 1층 한편에 숨겨진 벽문을 열고 들어가야 찰스 H로 통한다. 1920년대 이른바 ‘금주법 시대’의 뉴욕 바를 콘셉트로 했단다. 겉은 은밀하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2만 원대의 칵테일부터 위스키, 샴페인 등등 다양한 술을 낸다. 세계적인 주류전문지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꼽은 '아시아 베스트 바 50(Asia’s 50 Best Bars 2017)' 중 27위에 오른 바 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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