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도 깜짝 놀랐다···천차만별 짬뽕맛 잡은 스타트업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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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식당에서 해본 경험이 있다.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식당을 다시 찾아갔는데 “그때 그 맛이 아니네”라고 느껴본 일. 또는 같은 프렌차이즈지만 A 식당과 B 식당에서 다른 맛을 경험한 일.
소비자 불편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손님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식당 사장님들에게도 고민거리다. 전국을 다니며 요리 기법과 식당 운영 방식을 전수하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역시 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혁신 과제를 내달라”고 물어온 것이다. 기업이 가진 문제를 스타트업과 함께 해결해보자는 취지의 중기부 상생 협력 정책의 하나다.
숙제를 받은 백 대표는 “짬뽕 맛을 똑같이 낼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해달라”고 제안했다. 프렌차이즈 식당에서 가맹점별 맛 편차가 가장 큰 음식이 짬뽕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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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는 7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공개 모집했다. 12개 스타트업이 지원했고, 서류-대면평가를 거쳐 지난달 27일 두 회사가 ‘짬뽕 맛 식별 해결사’로 뽑혔다.
이 가운데 ‘아비네트’는 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을 짬뽕에 적용한 사례다. 돼지고기ㆍ양파 등 짬뽕 재료는 익는 수준에 따라 모습이 변하는데, 이 회사는 이를 최대 35단계로 나눴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조리 장면을 촬영해 적정한 조리 완숙 단계에 이를 때까지 스피커가 자동 음성으로 요리사에 안내를 해주는 방식이다. 가맹점별로 취합된 영상은 본사에 취합되고, 표준 조리법에 더욱 근접할 수 있도록 가맹점별 맞춤형 피드백을 해줄 수 있다. 비대면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는 게 아비네트의 설명이다.
또 다른 해결사로 뽑힌 ‘파이퀀트’는 빛을 분석하는 기술을 짬뽕에 적용했다. 모든 물질은 빛에 노출됐을 때 그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르게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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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분석하는 분광학(分光學ㆍSpectroscopy) 기법으로 최적의 짬뽕 국물 데이터에 맞도록 조리를 유도하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다. 조리 중 이른바 ‘푸드 스캐너’로 짬뽕을 찍으면 불맛ㆍ단맛ㆍ짠맛ㆍ매운맛의 배합이 태블릿PC에 표시되고, 가령 ‘25초 더 볶으세요’ 등의 안내문을 통해 본사가 지정한 맛에 최대한 근접토록 한다. 기기 한 세트 사용료는 가게당 월 15만원 정도라고 이 회사는 소개했다.
백종원 대표는 “식당 자영업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게 손님이 어떤 맛을 좋아할지, 그 맛을 어떻게 균일화할지”라며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IT(정보기술) 분야의 분들이 이런 음식 이야기를 해줘서 찡하다. IT가 음식에 관심을 가져주면 획기적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이 두 회사에 사업화ㆍ기술개발 자금(5억원)과 기술보증을 더 해 최대 2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에 대한 시상식은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덩치 큰 회사가 안고 있는 문제를 스타트업이 풀어내는 이 자체가 재밌지 않으냐”며 “이런 방식의 협력이 성공해 부의 편중화와 불평등 문제도 해결하는 하나의 도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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