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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용 수영장·공원·사진관까지…‘펫캉스’ 떠나요

중앙일보

충북 충주가 ‘반려견 동반 여행지’로 뜨고 있다. 반려견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리조트·식당 등이 최근 속속 늘고 있고, 나들이하기 좋은 장소도 많다. 남한강의 비내섬은 반려견과 인생 사진을 담아갈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반려견이 맘껏 뒹굴 수 있는 잔디 공원, 반려견과 함께 누리는 ‘호캉스’ 리조트, 반려견과 추억을 남길 사진관 등등, 애견인이라면 누구나 반길 만한 장소들이 충북 충주에 몰려 있다. 이곳이 최근 ‘반려견 동반 여행지’로 뜨고 있는 이유다. 여섯 살 진돗개 ‘곰이’, 켄싱턴리조트 충주의 부총지배인으로 활약 중인 보더 콜리 ‘케니’와 1박2일 충주 여행에 나섰다. 무엇보다 두 반려견이 더 즐거워했다.

‘개’ 인생 사진 찍으러 충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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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산책하기 좋은 중앙탑사적공원.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에서도 남는 건 결국 사진이다. 곰이·케니와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충주 중앙탑사적공원이다. 국보 6호 충주 탑평리 칠층 석탑을 끌어안고 있는 이 공원은 충주시민에겐 데이트·나들이 코스로 더 유명하다. 탁 트인 탄금호 풍경이 펼쳐져 있고, 조각공원까지 거느리고 있어 곳곳이 포토존이다. tvN 드라마 ‘빈센조’의 최종회 무대였던 너른 잔디밭은 반려견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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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도 입장 가능한 중앙탑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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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는 인생 사진을 담아갈 수 있는 셀프 사진관도 있다. 충주시 산하 중원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중앙탑사진관’인데, 근래 반려견 출입을 허용하면서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2인 기준 2만원으로 반려견 비용은 따로 받지 않는다. 사진관 옆 의상실에서는 반려견용 한복과 교복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중앙탑자전거’도 21일부터 운영한다. 2시간에 2000원. 자전거에 연결하는 반려견 유모차를 무료로 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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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종합운동장 옆 반려견 놀이터.

충주는 반려견·애견인 모시기에 꽤 진심이다. 2019년 전국 최초 반려동물 무료 법률 상담센터를 개설했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전용 놀이터도 마련했다. 충주종합운동장 야외에도 24시간 무료 반려견 놀이터(1230㎡, 약 372평)를 지었다. 3선에 성공한 조길형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2025년까지 50억원을 들여 ‘반려동물 종합교육문화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구체적인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조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 문화의 선진지역으로 충주시를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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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의 유려한 전망 덕분에 반려견 가족이 많이 찾는 카페 ‘게으른 악어’.

인프라가 생기고 관광객이 늘면서 ‘반려견 환영’을 내건 가게도 점차 늘고 있다. 식당이나 숙박은 물론, 간식과 인형을 만드는 일일체험 교실도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건 카페다. 충주호를 굽어보는 전망 카페 ‘게으른 악어’에서 곰돌·케니와 함께 한껏 여유를 부리다 내려왔다. 테이블마다 반려견들이 팔자 좋게 누워 있었다.

댕댕이도 좋아하는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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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댕이길의 충주호 출렁다리.

충주에는 ‘풍경길’이란 이름의 트레일이 있다. 11개 구간, 130.2㎞에 이르는 길인데, 반려견과 발맞춰 걷기에는 심항산(385m) 둘레를 도는 ‘종댕이길(7.5㎞, 약 3시간 소요)’이 안성맞춤이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와 울창한 숲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경사가 심하지 않고, 돌부리가 적은 흙길이어서 걷는 부담도 적다. 반려견의 체력이 걱정이라면, 심항산도시숲(숲 해설 안내소)에서 출발해 충주호 출렁다리만 찍고 돌아오는 왕복 1.5㎞ 코스가 낫다. 넉넉히 1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오솔길을 따라 굽이굽이 걷다가 충주호 출렁다리에 이르면, 비로소 시야가 열린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충주호와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이다. 이름만 ‘출렁’한 목교인지라, ‘겁보’인 곰돌이도 어렵지 않게 다리를 건넜다.


남한강에 있는 비내섬은 때 묻지 않은 야생의 분위기가 살아 있어 캠핑족이나, 사진 동호인 사이에서 진즉 이름을 알렸다. 다리로 육지와 연결돼 있고, 반려견 출입도 자유로워 섬 곳곳을 누비며 피크닉 분위기를 낼 수 있다.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윤세리(손예진)와 북한군 부대원들이 소풍을 떠났던 갈대밭도 이곳에 있다. 비내섬으로 드는 다리는 소셜미디어에서 인생 사진 명당으로도 유명하다. 다리 위에 서면 남한강과 비내섬, 푸른 하늘이 알아서 그림을 완성해준다.

반려견을 위한 스위트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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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싱턴리조트 충주는 2020년 이른바 ‘펫 프렌들리’ 리조트로 전환 후 반려견 동반 여행 명소로 급부상했다. 반려견이 맘껏 물장구치며 놀 수 있는 너른 펫 수영장과 펫 파크 등을 갖췄다.

애견인 사이에서도 ‘호캉스’는 초미의 관심사다. 충주가 반려견 여행지로 뜨는 데는 사실 ‘켄싱턴리조트 충주’의 영향이 크다. 켄싱턴리조트 충주는 코로나 영향으로 장기 침체를 겪다, 2020년 12월 펫 프렌들리 리조트로 리뉴얼한 뒤 매출이 크게 뛰었다. 전체 객실 169개 가운데 펫 전용 객실이 81실이다. 야외 공간에 독립된 펫 놀이터와 바비큐 시설을 갖춘 ‘프라이빗 펫 룸’은 한 달 전에도 예약이 쉽지 않다. 일반 객실에도 반려견 전용 어메니티(샴푸·보습제)·식기·배변판·미끄럼방지판·먼지제거기·공기청정기·탈취제 등이 깔려 있다. 펫 카페는 물론이고 반려견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펫 파크(1157㎡, 약 350평)와 펫 수영장(214㎡, 약 65평)도 갖췄다. 투숙객과 반려견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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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여행 1번지 충주

리조트에서 요즘 가장 큰 인기는 ‘펫 프렌들리 케어 서비스’다. 부총지배인 케니와 함께 리조트 주변을 산책하고, 펫 파크와 펫 수영장 등에서 맘껏 뛰노는 프로그램이다. 혼자 온 반려견,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 예비 견주가 주 고객인데, 비용은 따로 받지 않는다.


충주=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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