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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먹겠다" 화낸 이국종, 군훈련 잠수···아주대 "병실 늘 부족"

아주대는 "병실 모자라도 배려했다"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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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5층. 간호팀장이 황급히 이국종 교수를 찾아 올라왔다. 간호팀장은 "본원에서 외상센터 환자에게 병실을 배정하지 말라고 한다"고 달려왔다. 이국종 교수는 "또 그런 거예요"라며 화를 냈다. 외상센터는 즉시 바이패스(bypass·우회)를 걸었다. 환자를 더이상 받을 수 없으니 신규 환자를 보내지 말고 다른 데로 우회시켜달라고 소방청에 요청했다.


이국종 교수의 아주대 권역외상센터가 지난해 63회 바이패스를 건 것으로 나타났다. 868시간으로 36일이 좀 넘는다. 환자를 받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셧 다운(shut down) 상태를 말한다. 2018년 53건, 719시간(약 30일) 그랬다.


하지만 이국종 교수의 이런 주장에 대해 아주대병원 측은 "우리 병원의 병실이 항상 부족하다. 그 와중에도 외상센터를 충분히 지원했다"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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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외상센터는 100병상으로 전국 외상센터 중 가장 크다. 외상센터가 넘치면 본원 병동으로 환자를 입원시켜야 하는데, 이게 원활하지 않다가 지난해 9,10월께 완전히 막혔다는 것이다. 지난해 63건의 바이패스 중 9월 이후 발생한 게 43건에 달한다.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병원 당국이)병실을 안 준다"며 "외상센터 운영지침에는 환자가 넘치면 본원이 적극적으로 받아주게 돼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이 지침을 위반할 때는 외상센터 지원금을 환수할 수 있게 돼 있다.


아주대 외상센터는 지난해 66억3600만원의 국고 지원을 받았다. 2016년 3월 외상센터가 정식 개원하기 이전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픈 후 환자가 몰리면서 병실을 두고 갈등이 시작됐다.


이 교수는 "본관에 병실이 많이 비었는데도 (우리 환자에게) 병실을 내주지 않더라. 수없이 사정했다. 병실을 안주면 긴급 출동을 못하고, 환자를 데려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더 이상 못 해먹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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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지난해 12월~올 1월 해군과 합동훈련을 떠났다.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관계자는 "이 교수가 이런 상황을 좀 피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잠수 탔다"고 말했다.


해군 명예 소령인 이국종 교수는 지난달 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 기항한 해군 순항훈련전단에 합류해 태평양 횡단 항해를 떠났다. 해군사관학교 74기 생도 140명 등 630명의 승조원을 태운 함정에서 이 교수는 응급환자 발생 상황을 가정한 훈련 등을 진행한다.


하지만 아주대병원 측은 강하게 반박한다. 한상욱 아주대 병원장은 "우리 병원에서 정신과병동 등의 특수병동 등을 빼고 나면 1180개 병상 중 실제 가동 가능한 병상이 750개 병상이다. 이걸 42개 진료과가 나눠 쓴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간호간병통합병동 공사 때문에 100개 병상을 닫고 공사했다"고 말한다.


한 원장은 "병상을 조금씩 쪼개 외상센터에 할당하고 있고, 응급환자를 위해 병상을 비워둬야 한다"며 "지난해 8월 닥터헬기가 들어오면서 외상환자가 더 늘어나 다 수용하기 어려우니 원칙을 지켜달라고 요청했고, 그게 진료를 못하게 한 것처럼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원장은 "외상센터의 경증환자 퇴원을 당겨서 병상 회전율을 높이는 방법을 써야 하는데, 이 교수가 본인 생각만 주장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병실 배정을 두고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현장 점검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관, 박재찬 응급의료과장 등이 수원의 아주대의료원을 방문해 원활한 병실 배정을 요청했다.


박 과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방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일종의 경고다. 지난달 중순 이후 바이패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황수연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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