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 쉽고 맛 좋고, 사위도 반한 호텔식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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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도 쉬고 먹기도 편하며 맛까지 좋은 게 있을까? 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레시피다. 없을 것 같으면서도 몇 개가 있다. 그중 하나가 샌드위치다. 미국영화에서 노동자들이 일터로 나갈 때 누런 종이 백(doggy bag)에 싸서 나가는 것을 볼 때가 있다. 바로 점심용 샌드위치다. 미국인이나 유럽인들이 소풍 갈 때 싸가기도 하지만 야외로 놀러 가서 직접 해 먹는 것도 샌드위치다. 정말 간편하지만 맛과 영양 면에서도 일품이다.
한국의 간편식과 비교하면, 소풍 갈 때 싸가던 김밥이 해당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 김밥은 최고의 음식이었다. 김밥에 들어가는 내용물에 따라 맛이 차원이 다른데도 어렸을 때는 김밥이 무조건 맛있었다.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풍의 즐거움이 김밥에 듬뿍 얹어져서 그랬던 것 같다. 김밥은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급할 때 챙겨 먹던 간편식이었다. 기자 시절 아침을 거르고 출근할 때 근처에서 산 김밥 한 줄을 언제나 맛있게 먹던 기억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30년이 넘는 지난 시간 동안, 아내의 음식 중에서 가장 맛있게 먹던 것이 김밥이다. 아내의 소고기 김밥은 참 맛있었다. 그가 재료를 준비한 다음 김밥을 도르르 말아 싸놓으면, 나는 가다가도 도중에 입맛을 다시곤 했다. 그런 나를 보고 한 줄 쓰윽 썰어 내놓으면 그것을 게 눈 감추듯 먹었다. 아 옛날이여. 이런 김밥이 우리 식탁에서 사라지고 대신 샌드위치가 올라왔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내가 샌드위치 만드는 법을 배웠다는 점이다. 다니던 요리반 이름도 샌드위치 반이었다. 서울의 한 유명호텔의 쉐프가 샌드위치, 파스타, 스테이크 등의 조리법을 가르치는 코스였는데 주력과목은 샌드위치였다. 그는 호텔에서 쓰는 것과 같은 재료로 만드는 시연을 한 뒤 “이렇게 만든 샌드위치는 2만원 받아도 된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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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만드는 법을 10여 가지 이상 알려주었는데 늘 햄, 소시지, 베이컨, 쇠고기 등 육류에다 오이피클, 양상추, 양파, 토마토 등을 필수재료로 사용했다. 그리고 달걀과 치즈 등 유제품을 함께해 샌드위치 조리법을 가르쳤다.
빵 두쪽 말고는 단백질과 채소를 풍부하게 쓰다 보니 영양 밸런스나 다이어트 측면에서 샌드위치가 김밥보다 한 수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밥 예찬론자에게는 다소 서운한 이야기이지만 김밥은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높다는 생각이다.
한국인들은 밥심으로 산다고 할 정도로 흰 쌀밥을 좋아한다. 김밥은 속에 넣는 재료도 좋아야 하지만 흰 쌀밥이 그 맛의 절반 이상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어느새 세끼 밥의 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백미가 아니라 보리와 현미가 절반 이상 섞인 밥을 먹고 있다. 체중관리를 위해서다. 고기(단백질)와 채소를 늘리는 식단을 하고 있다. 샌드위치가 김밥보다 칼로리가 낮은지는 잘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탄수화물 비중이 적고 만드는 게 좀 더 쉬운 것 같다.
내가 만드는 샌드위치는 다음과 같다. 양상추는 반드시 찢어서 물에 담가 놓았다가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다음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양상추를 찢어 상처를 내 찬물에 담가 놓으면 액체가 나와 양상추 맛이 훨씬 좋아진다. 빵은 식빵이든 스패니쉬 브레드든 가급적 호밀빵을 사용한다. 준비 재료는 슬라이스 햄 3장, 치즈 2장, 넓게 펴 부친 계란프라이, 슬라이스한 오이피클 2개와 양파 조금, 양상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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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두 쪽을 기름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운 뒤 한쪽에는 크림치즈, 다른 쪽에는 허니머스타드를 바른다. (버터, 마요네즈, 잼을 넣어도 무방하다) 빵 사이에 양상추, 치즈, 피클, 계란 후라이, 양파, 햄을 넣고 샌드위치를 만들어 랩으로 산다. 이를 반으로 나눠 2명이 먹을 수 있다.
지난 주말 오전 아내가 외손녀를 보러 딸네 집에 갔다. 내가 집에서 샌드위치 2개(4인분)를 만들어 점심 전에 합류했다. 아내, 손녀와 함께 맛있게 먹고 남은 반개를 1시쯤 일보다 들어온 딸에게 먹으라고 권했다. 그가 말했다. “이건 서방님 드려야죠. 보통 좋아할 정도가 아네요. 맛있다고 미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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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를 만들다 보니 젊었을 적 조리법을 알았으면 좋았을 또 다른 간편식이 있다. 도시락을 싸주기에도 알맞다. 바로 새우 볶음밥이다. 내가 1984년부터 2년간 미국에서 공부했는데 아내가 점심으로 김밥이나 볶음밥을 만들어 도시락으로 싸주었다.
당시 미국 학생들은 샌드위치, 과일 등을 싸 오고 아시아계 학생들은 라이스로 만든 음식을 싸 왔던 것 같다. 아내는 햄, 양파, 감자 등 볶음밥을 만들어 밀폐 용기에 넣어 주었다. 다 먹고 나면 밑에 식용유가 묻어 남아있었을 정도로 좀 느끼한 것 같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몸이 불었는데 식용유도 한 원인일지 모른다.
지난겨울 중국요리를 배우면서 볶음밥에 대한 눈이 확 틔었다. '볶음밥은 이렇게 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이 확 왔다. 키 포인트는 찬밥으로 하되 2공기당 식용유 1큰술이면 되는데 밥 알갱이에다 기름을 코팅한다는 생각으로 볶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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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공기 밥과 칵테일 새우 60g, 양파 1/3개, 피망 1/2개, 당근 30g, 대파 흰 부분 12cm, 달걀 2개, 식용유 1큰술, 소금과 후추, 참기름 1/2 큰 술을 준비한다. 양파와 피망은 0.5cm로 자른다, 달걀 2개로 스크램블 에그를 준비한다.
칵테일 새우는 데쳐놓는다. 대파를 다져 식용유를 두르고 파 기름을 낸 다음 양파, 당근, 피망, 새우등을 넣고 볶다가 소금과 후추를 넣어 간을 맞춘 다음 밥을 넣어 밥알갱이에 기름이 코팅이 될 정도로 좀 더 볶은 다음 스크램블 에그와 참기름을 넣어 섞으면 된다.
이렇게 볶으면 밥이 참 고들고들하고 약간의 불 맛이 입혀진다. 야외 나갈 때 김밥 대용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민국홍 KPGA 경기위원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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