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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온' 유족 "의전 때문에 짜증이라니…송영무 알고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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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로 숨진 5명의 유가족이 송영무 장관을 정면 비판했다. 유가족은 20일 오후 해병대1사단 도솔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송 장관은 현지 사정을 좀 알고 이야기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송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족들이 분노한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고 대답하던 중 "유가족들께서 요구하는 만큼 의전 등의 문제에 있어 흡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짜증이 나신 것 아니겠나"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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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조종사 김 중령의 아버지 김모씨는 "해병대 출신 아버지를 따라 아들이 해병대에 지원했다"며 "지금도 해병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는데 송 장관은 해병을 불명예스럽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장 한번 와보지 않고 사과도 안 한 장관이 '유가족이 의전이 부족해서 짜증이 났다'고 했다는 말을 듣고, 아버지를 따라 해병이 된 아들에게 미안하다"며 "이는 유가족 전체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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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상병의 아버지 박모씨는 "나라를 위해 아들을 군대에 보낸 죄밖에 없는데 아들이 숯덩어리가 돼 돌아왔다"면서 "왜 죽었는지 모르는데 아들을 보낼 수 있겠냐"며 사고 책임자 엄벌을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유가족은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고가 반복될 것 같아 이 자리에 선 것"이라며 "보상으로 5억∼10억원을 받기 위해 자식을 불구덩이로 밀어 넣을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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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대표 박영진 변호사는 "유족들은 너무 참혹한 상황에 대부분 탈진해 링거를 맞고 있거나 형언할 수 없는 슬픔으로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인데도 주무부처 장관이 의전 부족 운운하며 유족들을 비하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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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를 둘러싼 정부의 구설은 두 번째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사고 다음 날인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의 수리온(마린온 원조 모델) 헬기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기체 결함 가능성을 배제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어 20일 송 장관의 실언으로 유가족은 가슴을 두 번 치게 됐다. 송 장관은 발언 직후 질타가 이어지자 "의전 때문에 화났다고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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