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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창·사이코패스 이어 김현아 "文 한센병"···정치권 막말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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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막말’이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마치 경쟁하듯 ‘막말 배틀’을 벌이는 듯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대통령 특별대담 사회를 맡았던 송현정 KBS 기자를 언급하며 “문빠, 달창 이런 사람한테 공격당했다”고 표현했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로 문 대통령 지지 모임인 ‘달빛기사단’을 비하하는 인터넷 은어였다.


나 원내대표는 발언 후 3시간 30분 만에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유래를 전혀 모르고 썼다. 논란을 일으킨 점에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았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모르고 썼다면 사리 분별력이 없는 거고 모른 채 한 것이면 교활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시끄러워 죽겠다. 약이 되는 얘기가 나와야 하는데 독이 쌓이니까 어지간히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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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이 대표도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겠다고 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국회에서 5·18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에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건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발언이 세다며 철회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지만, 이 대표는 “(사이코패스는) 의학적 용어를 말씀드렸을 뿐이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상태를 그렇게 일컫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소를 당해) 재판이 진행되면 참고인으로 나와달라”고도 했다. 이에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정미 대표가 이성을 잃었다. 아무리 정적을 공격한다고 해도 이 지경까지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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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은 또 다른 막말을 낳았다. 16일 오후엔 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막말 배틀에 뛰어들었다. 한 방송사 대담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표창원 의원이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발언을 옹호한 게 발단이었다. 표 의원이 “사이코패스는 학술용어고 대중적인 용어”라고 하자 김 의원은 “그렇게 치면 똑같이 들이댈 수 있다. 자신의 상처에 대해 고통을 못 느끼는 병도 있는데 한센병이다”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면 그 의학적 용어들을 쓸 수 있다”고 했다.


김현아 의원의 발언에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서로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달창’ ‘사이코패스’ ‘한센병’ 등 극단적 용어를 구사해서야 되겠나. 그렇다고 자신들의 입장이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판단은 국민이 한다”고 논평을 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막말, 총선공천을 향한 충성경쟁에 합류한 김현아 의원”이라며 “충성할 대상은 공천권자가 아닌 국민이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정치권의 계속되는 막말 공방에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유권자가 유권자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해서 반복되는 악순환”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막말에 대해 욕하면서도 투표할 때는 결국 진영 논리로 갈라져 찍어주는 게 문제다. 유권자가 제대로 심판해야 정치 문화가 바뀐다”고 설명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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