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자발찌 감옥 너무 답답하다" 40대男 한강 투신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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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전과가 있어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던 40대 남성이 스스로 한강에 뛰어들어 사망했다. 해당 남성은 “전자발찌가 답답하고 부담스럽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
법무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자감독 대상이었던 A씨(42)가 6일 오후 10시 25분 광진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해 숨졌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A씨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강간·상해 등의 전과로 지난해 말 출소 이후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생활해왔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담당 보호관찰관에게 “전자발찌를 착용하니까 답답해서 사는 게 싫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날 A씨의 동선을 감시하던 동부보호관찰소 관계자가 광진교 남단에서 동선이 끊긴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보호관찰관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같은 내용의 유서도 남겼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전자발찌를 착용하면서 “전자발찌 착용이 부담스럽다”, “야간 외출 제한을 해제해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당 보호관찰관에게 여러 차례 보냈다. A씨와 같은 전자감독 대상은 재범을 막기 위해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외출이 제한된다.
법무부는 지난 2008년 8월부터 성폭력 범죄자, 미성년자 유괴범 등 재범 위험이 있는 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A씨가 장기간의 수형 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전자발찌로 인한 압박감이 중첩돼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n번방 사건’ 등 범죄와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진호·김지아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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