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 '가시 면류관' 구하려 불길 뛰어든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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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에는 십자가 조각, 그리스도 수난의 못, 그리고 로마 군인들이 예수에게 씌워 조롱했다고 알려진 가시면류관 등 귀한 성물(聖物)이 보관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점점 더 위협적으로 타오르는 화마에 유물들의 운명을 점칠 수 없는 상황에서 소방대원들과 시민들은 서로의 손을 잡아 이은 '인간 사슬'을 만들어 불길 속으로 기꺼이 뛰어들었다.
인간 사슬의 선두에는 파리 소방서 사제로 복무 중이던 장 마크 푸르니에 신부가 나섰다.
당시 자신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지 확실치 않은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푸르니에 신부는 필리프 구종 파리 15구역 구청장에게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엔 로렐레르 KTO 가톨릭 TV 네트워크의 편집인은 푸르니에 신부가 가시면류관을 비롯한 다른 유물을 구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WP에 말했다.
다른 응급 요원들도 푸르니에 신부가 성물을 꺼내오는 데 두려움이 없었으며, 진정한 영웅이라고 추켜세웠다.
가시면류관은 나무 가지들을 엮어 원형으로 만들고 금줄로 묶은 것으로, 원래 예루살렘 시온 산에 있던 것이었는데 수난의 역사를 거쳐 프랑스 루이 9세가 사들여 이곳에 보관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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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플뤼스 파리 소방대 중령은 텔레그래프에 "소방대원들은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지만 이번에는 유물 중 어떤 것을 구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했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헌신으로 화염을 피한 성물들은 현재 파리시청에 안전하게 보관돼 있으며, 곧 루브르 박물관으로 이송될 계획이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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