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하고 간통 안했냐" 난장판 김제시의회, '불륜 의원' 징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할 말 있으면 해 봐. 너 나하고 간통 안 했냐? 할 말 있으면 해보라고.”
지난 1일 전북 김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불륜 관계 의혹을 받는 남녀 의원이 충돌했다. A 의원은 지난 달 12일 동료 여성 B 의원과의 불륜 사실을 인정하고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시의원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사퇴는 하지 않아 무소속 의원 신분인 A 의원이 이날 의장단 선출을 위해 열린 후반기 첫 임시회에서 다짜고짜 B 의원에게 다가가 삿대질을 하고 고성을 지른 것이다.
자리에 앉아있던 B 의원도 “그럼 제가 꽃뱀이냐”고 발끈하면서 장내가 소란해졌다. A 의원은 “너 나한테 끝까지 전화해서 ‘의원하게 해주세요’ (했지?) 어? 할 말 있으면 해. 할 말 있으면 하라고. 너 나하고 간통 안 했냐”며 행패를 부렸다. B 의원은 “아니 먼저 칼을 휘두른 게 누군데요. 우리 아이 아빠한테 머리해가지고 열두 바늘 꿰맸잖아요”라고 폭로했다.
전북 김제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동료 여성 의원과 부적절한 관계로 물의를 빚은 A 의원을 제명하기로 의결했다고 3일 밝혔다. A 의원은 오는 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제명안이 통과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김제시의회 윤리특위는 오는 10일 B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도 결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윤리특위가 구성된지 보름 가까이 지나서야 내려진 징계 처분이 뒷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의장단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의원들이 한 표라도 더 얻으려고 징계를 일부러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김제시의회는 B 의원에 대한 윤리특위 회부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A 의원과의 관계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권조사에 나선 민주당 중앙당이 지난 29일 윤리심판원에서 B의원을 제명 결정하고 1일 의회 내에서 A의원과 B의원 간 소란이 빚어져 B의원이 특정됐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온갖 추문으로 위상이 더 떨어진 지방의회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