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섬 동검도엔 '영혼의 숨터'가 있다
우리에겐 위로가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관계’ 대신 ‘단절’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무거운 마음 쉬이 내려놓을 곳 찾기도 어려워졌다. 엔데믹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숨 크게 내려놓을 수 있는, 그런 위로가 절실하다. 아득한 터널의 끝에서 마주한 따스한 봄날. 낮게 자리한 섬 동검도로 향했다.
강화도 남단 섬 속의 섬 동검도에 '동검도 채플'이 문을 열었다. 7평 작은 예배당은 하늘, 바다, 갯벌을 마주한다. 동검도 채플은 지난 20일 봉헌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지친 마음을 품어주기 시작했다. 장진영 기자 |
동검도 채플은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들어진 십자가를 품고 있다. 건물 꼭대기가 아닌 옆구리에 십자가가 자리한 이유는 종교의 위엄과 권위를 내려놓고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장진영 기자 |
낮은 섬 동검도 강화도 남동쪽의 섬 아닌 섬 동검도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다. 갯벌로 둘러싸인 섬에 하루 두 번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난다. 섬 낮은 언덕에 지친 마음을 내려놓을 예배당 ‘동검도 채플’이 자리했다.
채플은 강화도 남단에서 연륙교로 이어지는 동검도 낮은 언덕에 자리했다. 장진영 기자 |
채플안으로 십자가를 끌어당겼다. 장진영 기자 |
영혼의 숨터 “멋진 경치도 좋지만 잠시 명상하고,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어요” 조광호(75) 신부는 유학 시절 알프스의 작은 채플에서 받았던 위로를 평생 마음에 지니고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위로가 절실한 시절, 주변의 도움을 받아 7평 작은 예배당을 지었다. 약 30여명이 한달음에 달려왔다. 동검도 채플에서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다른 신을 믿더라도 누구든지 이곳에 머물며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조 신부는 이곳을 ‘영혼을 위한 숨터’라고 했다.
출입문과 십자가 등은 조광호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다. 입구 위 삼각형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를 표현했다. 장진영 기자 |
조 신부는 '차경의 위로'를 느껴보라 했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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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에서 바라본 바다. 정면에 마니산이 보인다. 장진영 기자 |
조 신부가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장진영 기자 |
차경(借景)이 주는 위로 작은 예배당에 들어서면 바다를 향한 통 창이 넓은 마음을 내어준다. 갯벌, 하늘, 산을 모두 품었다. "잠시 경치를 빌려오는 겁니다" 풍경의 큰마음과 나의 작은마음이 마주하는 공간이다. 조 신부는 갯벌이야말로 아직 탐욕이 물들지 못한 마지막 땅이라고 했다.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에서 자연의 거대한 숨을 느껴보라고 했다. “내 숨소리가 거칠면 자연의 숨소리로 정화해 보세요”
스테인드글라스 십자가는 햇살의 움직임에 따라 느릿하게 색을 변화시킨다. 장진영 기자 |
우주를 표현한듯한 출입문의 스테인드글라스. 장진영 기자 |
조 신부는 석양이 질 때를 채플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멋진 순간이라고 했다. 사진 조광호 |
빛에 담긴 마음 조 신부는 천주교 인천교구 사제이자 스테인드글라스 작가이기도 하다. 채플에는 딱 필요한 만큼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자리했다. 출입문에는 우주를, 왼쪽 벽에는 십자가를 품었다. 햇살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빛이 천천히 채플을 물들인다. 소박한 가운데 이어지는 컬러풀한 변주에는 조 신부의 의도가 담겨있다. “영성과 문화는 함께 어우러져야 합니다, 사람의 정신을 담아낸 것이 예술, 문화인 거죠” 예배당은 자연이 빚어낸 빛이 사람이 빚어낸 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봉헌식이 열린 20일 동검도 채플의 모습. 장진영 기자 |
채플옆에는 국내 최초 스테인드글라스갤러리가 자리했다. 갤러리에는 조 신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장진영 기자 |
장진영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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