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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부자동네 살아" 콜라텍 그 남자, 십중팔구 '뻥'







콜라텍에 오는 수많은 사람을 보면서 다 어디서 온 것일까? 궁금증이 생기곤 한다. 요즘은 정하임 작가 덕분에 춤추는 사람이 늘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동안 책, 신문 칼럼, 라디오, TV에서 노년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춤에서 비롯된다며 춤의 전도사가 돼 주야장천 외친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이제는 춤이 생활의 한 분야가 돼 가는 모습이다.





없으면 허전해지고 있으면 신경 쓰이는 파트너
콜라텍에서 파트너가 없는 사람은 파트너 갖기를 갈망한다. 춤 잘 추고, 외모도 멋지고 성격도 좋고 매너도 좋은 돈 잘 쓰면 1순위다. 없으면 왠지 허전해 파트너 갖기를 갈구하지만, 막상 파트너가 있으면 좋은 일보다는 신경 쓰는 일이 더 많은 법이다. 사람을 관리해야 하니 마음을 써야 하고 씀씀이도 커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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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텍을 찾는 남자들에게 물어보면 요트 갖기, 별장 갖기, 애인 갖기가 로망이라고 한다. 그중 가장 힘든 게 애인관리이리라. 요트나 별장은 돈만 있으면 관리가 가능하지만, 애인은 돈만 있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애인 마음까지 관리해야 하기에 힘이 든다는 얘기일 것이다.


콜라텍에서 만나는 남자들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그 사람의 행동이나 됨됨이 심지어 성격까지 얼추 짐작할 수 있다. 점잖은 사람, 매너 좋은 사람, 장난기가 많은 사람, 예민한 사람, 여성 편력이 강한 사람, 흥이 많은 사람, 애주가인 사람, 춤 잘 추는 춤꾼, 부티 나는 사람, 빈티 나는 사람 등 유형이 아주 다양하다. 그래서 나는 콜라텍을 ‘인간시장’이라고 표현한다.


여성도 각양각색이다. 남성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끼가 많아 남성에게 추근대기도 한다. 어떤 여성은 당당하고 도도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남자보다 술을 잘 마시고, 남성 편력이 강해 파트너가 자주 바뀌기도 하고, 남성에게 올인하는 순종형이 있는가 하면 많은 남성과 춤추고 술 마시는 자유로운 영혼도 있다. 파트너를 두지 않고 여러 남성과 그날그날 즐겁게 춤추고 술 한잔하는 경우는 고수다. 한 남성에게 구속되기 싫어 파트너는 두지 않고 여러 사람과 즐기기 위함이다.


파트너가 있는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 정확히 읽힌다. 두 사람이 항상 춤추기에 그렇다. 콜라텍에 많은 사람이 오기 때문에 나를 잘 알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하면 오해다. 콜라텍은 참 좁은 세계다. 왜냐면 콜라텍에 오는 사람은 정해졌고 가는 곳이 정해지다 보니 익숙한 얼굴이 된다. 그리고 이곳은 말이 얼마나 빨리 도는지 소문이 날개를 달고 금세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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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화장실에서 많은 정보가 흘러나온다. 옆집 아저씨를 만났는데 가정의 평화를 위해 서로 아는 체하지 말자고 했다는 얘기, 과거 연인을 만났다는 얘기, 빌려준 돈을 갚지 않는 과거 파트너를 다시 만났다는 얘기, 여고 시절 담임을 만나 춤을 추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콜라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다.


몇십 년 전 여고 담임교사와 제자가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웠다. 교직에 있던 나로서는 우연히 콜라텍에서 만났으면 인사 정도 하고 술대접은 할 수 있어도 같이 춤을 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였다.


콜라텍에서 들려오는 얘기는 거짓말이 많아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게 좋다. 일부 남자들은 자신을 포장해 거짓말을 하지만 금세 들통이 난다. 여성에게 대시할 적에 최대한 폼을 잡고 거짓말을 한다. 매일 콜라텍에 오면서도 하는 일이 있어서 주말에만 오는 것처럼 꾸며 말하거나 경찰 출신이라거나 공기업 퇴직자라는 둥 과거 근사한 직장에 다니기라도 한 듯이 위장한다.


경제력이 있다는 티를 내고 싶어 건물이 있다거나 부자 동네에 사는 듯이 과시하지만, 나중에 보면 건물이 아니라 가게 하나 있고 부자 동네 근처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정말 부자는 다른 사람이 알까 봐 돈 많다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그리고 콜라텍에서 파트너를 만들려 하지도 않는다.







과거 연애담 자랑삼아 늘어놓는 남자들

이상하게도 남자는 과거 연애한 이야기를 자랑삼아 늘어놓는다. 여성 편력이 강한 것으로 비쳐야 대단해 보이는 거로 착각한다. 콜라텍에서 뻥이 심한 이야기는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사실 여부를 알고자 따지지도 말고 그냥 자신의 인지능력을 총동원해 상대를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

콜라텍은 인간시장이기에 다양한 성향의 사람이 존재하는 곳이다. 나와 다르다고 해 이상하게 볼 게 아니라 그냥 다름을 인정해 주는 것이 상처를 입지 않는 길이다.


정하임 콜라텍 코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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