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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2주 와서 2주' 태국 골프 격리상품, 첫 이용자는 韓4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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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2년째. 억눌렸던 해외여행 욕구가 분출했다. 외국에 도착해 2주, 한국에 돌아와서 또 2주 자가 격리를 감수하는 해외여행 상품이 지난 18일 출발했다. 태국 골프장에서 자가격리와 골프를 병행하는 패키지상품으로 한국인 단체 41명이 이용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인 단체가 해외 패키지여행을 떠난 것도, 태국 정부가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이달 18일 여행객 41명이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집결했다. 대한항공을 타고 방콕으로 출발하는 '태국 골프 격리' 상품 고객이었다. 여행사 '여정트래블'이 만든 상품을 요약하면 이렇다. 방콕 외곽에 자리한 '아티타야 골프장'에서 15일을 지낸다. 아티타야는 태국 정부가 지정한 6개 격리 골프장 중 하나로, 한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여정트래블은 아티타야의 자회사다.


현지에 도착하면 처음 나흘간은 객실 밖으로 못 나온다. 식사는 객실로 가져다준다. 닷새째부터 15일 차까지 무제한으로 골프를 즐긴다. 객실 격리 기간은 태국 방역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며 여행객은 격리 기간 PCR 검사를 세 번 받아야 한다. 캐디는 동행하지 않는다. 한 명이 카트를 한 대씩 쓴다. 캐디가 필요하면 추가 금액을 내야 하는데, 캐디도 리조트에 격리해야 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상품가는 항공권을 제외하고 249만원, 골프를 안 치면 223만원이다. 이번 단체 중 2명은 골프를 안 치고 리조트에서 쉰다. 고객 연령은 대부분 60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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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트래블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 단체는 안전하게 골프를 즐기고 있다. 15박 일정을 마친 뒤 치앙마이로 이동해 골프를 더 치는 고객도 있고, 현지 친인척을 방문하는 고객도 있단다. 태국에서는 코로나 음성이 확인되면 45일까지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안성희 여정트래블 대표는 "오랜 기간 막혔던 해외여행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3월에도 두 차례 출발 예정인데 현재 10여 명이 예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3월 이후 국내 골프장 이용료가 너무 올라 해외 골프 여행 문의가 많다"면서도 "대부분 국내 복귀 후 2주 격리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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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골프 여행 단체는 태국 현지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관광대국 태국에서도 골프 격리 상품을 실제로 이용한 건 한국인이 최초였기 때문이다. 출발 당일 인천공항에 태국관광청 한국사무소장까지 나와 단체를 배웅했다. 태국 현지 언론뿐 아니라 로이터,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등 해외 언론도 관심을 보였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019년 태국을 찾은 한국인 골프 여행객은 25만 명에 달했고, 태국 정부는 휴식을 취하러 태국을 찾는 한국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해외여행 상품이 등장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참좋은여행이 예약금 1만원을 받고 올 3월 이후 출발하는 해외여행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예약 1만7000건을 달성했으나 출발을 보장하는 건 아니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입출국자 격리 의무가 사라지길 기대하고 벌인 마케팅 이벤트였다. 실제로 3월 출발 예정이었던 일본과 동남아 상품 예약자는 모두 환불을 받거나 예약을 미룬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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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투어는 1월 22일, 2월 21일 두 차례 홈쇼핑을 통해 29억원어치 해외여행 상품을 팔았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TV 홈쇼핑 채널에 해외여행 상품이 등장했고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홈쇼핑에서 팔린 상품은 베트남 다낭·푸꾸옥, 필리핀 보라카이·보홀 같은 동남아 휴양지 리조트 3박 여정으로, 출발날짜가 지정된 건 아니었다. 양국 간 자가격리 의무가 사라지는 시점부터 1년 안에 이용할 수 있다. 결제 후 1달 이내 환불, 올해 안에 국내 호텔로 변경 같은 조건도 내걸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30만~40만원을 결제한 고객이 8500명에 달했다는 건 그만큼 억눌린 수요가 많았다는 뜻"이라며 "다음 달에는 베트남 빈펄 리조트로 홈쇼핑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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