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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외면 vs. 재도약 기회'…MS 스토어 운영 중단의 의미

애플 맥은 '그냥 쓸 수 있는' 기기이고(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PC는 애호가가 쓰는 기기라는 말이 있다. 분명 둘다 고정관념이고 낡은 이야기지만 적어도 한 가지를 설명하는 단초가 될 수는 있다. 애플 스토어가 계속해서 성장하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가 결국 운영 중단된 이유 말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유통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내세우며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오프라인 스토어 유통망 대신 웹사이트와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어디선가 아마존이 웃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캐치 프레이즈를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부 대형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만 남기고 쇼핑몰과 쇼핑센터 등에 입점해 있던 리테일 키오스크를 모두 폐쇄했고 그때도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결정은 가까운 쇼핑몰에만 가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쇼핑객 대부분이 애플 스토어로 몰릴 뿐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는 외면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이런 현상은 다소 기이하다. 데이터 분석 업체 싱크넘(Thinknum)의 2018년 보고서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는 애플 스토어와 유사한 전략임이 분명하고, 맥과 윈도우 등 IT 구매자의 선택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는 실패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유통에 대한 접근법의 차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는 항상 커피숍 같은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간이다. 반면 애플 스토어는 독점적인 레스토랑 느낌이 더 강했다. 뭔가를 구매하지 않으면 매장을 나가야할 것 같은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가던 이들은 온라인으로 대거 이동했고, 애플 스토어에 가던 이들은 계속해서 애플 스토어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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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샌프란시스코의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풍경 © MARTYN WILLIAMS

그러나 애플 스토어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를 '스토어'로만 보는 것은 자칫 기술지원 거점으로써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 사용자라면, 일단 아이폰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애플 스토어에 가 지니어스 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애플 스토어를 방문하는 이들 중 수리 예약을 한 이들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윈도우 진영보다는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마이크로소프트에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프라인 스토어 운영을 중단하면 이런 역할에서는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샌 프란스시스코 스토어에 여러번 방문했었다. 연말 쇼핑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거나 기술 지원이 필요할 때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제품은 확실히 잔고장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북 2는 수많은 버그를 안고 있었고, 외장 GPU를 장착한 15인치 모델 중 하나는 사용하면서 과열로 서멀 페이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해 지원 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이런 점에 있어서 적어도 애플 제품은 정상 작동할 것이라고 사용자가 기대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 명백하게 무언가 잘못된 것이고 애플의 수리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반면 PC 사용자가 물리적인 문제를 발견하면 일단 탄식하고 심한 욕을 한 후에 스스로 해법을 찾아 나선다. 또한, PC 구매자는 599달러짜리 PC가 일부 흠집이 있는 채로 배송된다는 것을 이미 납득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애플은 자사 제품을 쓰는 사용자에게 마치 고급 자동차처럼 서비스 받으라고 종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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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는 온라인으로 운영되지만, 문제는 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다. © MICROSOFT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신 사람들은 주로 온라인을 쇼핑을 한다. 물리적인 문제가 있는 제품을 받을 경우 스스로 고칠 수 없으면 간단하게 반품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사용자가 PC에 대해 점점 더 이해함에 따라 레딧 같은 커뮤니티나 하우투 비디오, 다른 DIY 해결책 등을 통해 해법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될 것이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에 추구했던 전략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베스트바이 같은 유통업체에 입점해 '스토어 속 스토어(store-within-a-store)'를 만드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가 제공했던 것은 일반적인 의미의 PC를 보여주는 믿을 수 있고 중립적인 브랜드였다. 기술 지원은 필요할 때만 제한적으로 제공했다. 그러나 이제 운영이 중단되면서 이런 역할도 끝났다. 마이크로소프트 음모론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반 사용자를 무시한 또다른 사례라고 해석할 것이다. 일부 수긍할만한 부분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윈도우와 엑스박스는 베스트 바이, 월마트, 타겟 같은 대형 유통업체도 큰 관심을 갖고 폭넓게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필자는 이번 오프라인 매장 운영 중단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온라인 컨퍼런스를 혁신했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판매와 기술지원을 재정비할 수 있는 전례없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올해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행사는 시간대가 다른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온디맨드 세션을 제공하면서도, 개발자가 질문할 수 있는 '랩' 세션에 초점을 맞춘 훌륭한 성공사례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성공사례를 어떻게 유통 모델에 접목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를 상상할 수 있다. 사용자의 문제를 진단하는 데 사용자의 스마트폰을 활용하거나 원격 접속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인증된 서비스 제공업체로 기존 컴퓨터 수리업체에 투자해 기술지원을 강화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과거 서피스 판매시 이 제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360도 GIF 또는 짧고 중립적인 핸즈온 비디오를 제작했던 경험을 온라인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접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프라인 매장 운영 중단은 단기적으로 PC 애호가의 '각자도생' 경향을 가속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하는 사이 AT&T, 애플, 티모바일, 버라이즌이 여전히 스토어를 유지하는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과 비판도 듣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직면한 진짜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벗어나 온라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다. editor@itworld.co.kr


Mark Hachman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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