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지만 않다면 최고의 성능" 내는 삼성 포터블 SSD X5
애플이 맥OS 10.12 시에라에서 서드파티 NVMe 드라이브를 지원하기로 한 이상 썬더볼트 NVMe(NVMe over Thunderbolt) 스토리지의 등장은 시간 문제였다. 외장 스토리지로 가는 길은 한동안 험난했지만, 2GBps 이상의 초고속 읽기 및 쓰기 속도를 제공하는 NVMe 썬더볼트 3 스토리지 솔루션인 삼성 포터블 SSD X5가 나오면서 이제 고생길도 끝났다.
X5는 멀티미디어 전문가, 또는 파일 복사에 걸리는 시간을 견디기 힘든 사람을 위한 궁극의 포터블 드라이브다. 물론 금전적 여유와 썬더볼트 3는 필수 조건이다.
삼성 포터블 SSD X5 : 결코 싸지 않다
X5는 엄청나게 빠르고 비싼 드라이브다. 500GB가 400달러, 1TB는 700달러, 2TB는 1,400달러다. 이런 말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가격뿐만 아니라 모양도 상당히 애플 느낌이 난다. 1TB 삼성 970 EVO NMVe SSD 디스크만의 가격이 300달러 선이다. 외장 케이스가 나온다면(필자가 알기로는 아직 “포터블” 썬더볼트 3 NVMe/PCIe 외장 케이스는 없다) 400~500달러 부근이 될 것이다. 2TB까지 올라가면 용량 대비 비용을 약간 절약할 수 있지만,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크기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USB 3.1 10Gbps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1TB 삼성 T5 또는 샌디스크 익스트림(Sandisk Extreme) 외장 SSD는 300달러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 필자는 NVMe를 좋아하고, 실제로 성능 향상 폭도 크지만 500MBps도 그렇게 낮은 수치는 아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삼성 포터블 SSD X5 : 디자인과 기능
X5의 첫인상은 딱히 외장 스토리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은 슈퍼카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라고 하지만 별로 공감은 되지 않는다. 하긴, 무슨 슈퍼카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는지도 알 길이 없다. 필자의 말에 신경 쓰지 말고 아래 사진을 보고 직접 판단하기 바란다.
X5의 기능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은 USB-C/썬더볼트 3 포트밖에 없다. 그냥 보기에는 USB 3.1 드라이브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USB 3.1과는 거리가 한참 먼 제품이다.
썬더볼트 3 NVMe 드라이브의 흥미로운 디자인. SAMSUNG |
위쪽은 짙은 회색, 아래쪽은 밝은 빨간색이다. 드라이브의 하부 재질은 다소 아쉽다. 마찰력이 거의 없이 그냥 딱딱해서 바닥에 두었을 때 안정적이지 않다. 덩치도 꽤 크고 무게도 포터블 SSD로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150g인데, 여기에 썬더볼트 3 케이블까지 연결한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바닥에 고정 될지는 의문이다. 다행히 마그네슘을 주 재료로 만들어져 2미터 높이에서의 낙하에도 충격을 덜 받는다고 한다.
앞서 지적한 크기의 원인 중 하나는 외부 케이스로 열을 방사하는 내부 히트싱크에 있다. 사용 중 과도한 열은 느껴지지 않았으므로 다량의 마그네슘이 제 몫을 충실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X5 뒷면은 딱딱한 재질의 빨간색이다. 미끄러움 방지 재질은 아니고, 다른 외장 드라이브보다 조금 더 크고 내구성이 좋다. SAMSUNG |
외장 케이스를 열다가 제품을 망가뜨리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삼성이 제공한 리뷰어 가이드를 참고하고 홍보 담당자에게 질문을 하는 방법으로 드라이브 내용물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가이드에 나온 제품 구조도에 따르면 내부에는 NVMe 어댑터 보드가 있고 보드 슬롯에 M.2 NVMe SSD가 장착돼 있다. 홍보 담당자에 따르면 드라이브는 970 EVO를 기반으로 하며 동일한 64계층 TLC NAND를 사용한다고 한다. 또한, 암호화 기능을 제공하며 제공된 삼성 유틸리티를 사용해서 암호로 보호할 수 있다.
삼성 포터블 SSD X5 : 호환성은 별로
아쉽게도 썬더볼트 1, 썬더볼트 2 맥 사용자는 X5를 사용할 수 없다. 이 드라이브는 버스 전원으로 작동하는데 애플 어댑터(필자가 알기로는 썬더볼트 3 디바이스를 이전 버전의 포트에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어댑터)는 버스 전원을 제공하지 않는다. X5에는 AC 잭이 없으므로 따로 전원을 공급할 방법이 없다. 잭을 넣을 공간은 충분해 보이는데 넣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연결하는 선이 많아지면 별로 멋져 보이지가 않아서일 수도 있고, AC 전원을 넣으려면 추가 회로가 필요해서일 수도 있다. 아무튼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결국 썬더볼트 3 맥, 그리고 비교적 희귀한 썬더볼트 3 PC하고만 호환되는 드라이브다. 크로스 플랫폼 호환성을 위해 기본적으로 ExFAT로 포맷된 상태로 제공되지만, 맥 전용으로 사용할 때는 HFS+ 또는 APFS로 포맷해 작은 파일의 쓰기 성능을 더 높일 수 있다.
삼성 포터블 SSD X5 : 성능
맥 또는 PC에 썬더볼트 3가 있다면 X5가 마음에 들 것이다(아래 3번째 차트에서 노란색 막대). 썬더볼트 1/2 및 USB 사용자는 그저 눈물만 나는 수치다. 블랙 매직 디스크 스피드(Black Magic Disk Speed) 테스트는 2018년형 맥북 프로에서 실행했다.
블랙 매직 디스크 스피드는 대용량 전송 속도만 측정한다. 썬더볼트 NVMe가 내장 NVMe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라. 수치는 클수록 우수함을 나타낸다. IDG |
맥북 프로의 내장 드라이브가 더 빠르지만(아래 디스크 속도 테스트 결과 참조) 그 차이를 체감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X5는 맥북 프로 내장 NVMe SSD보다 속도가 느리지만, 그렇지 않은 드라이브도 있다. 수치는 클수록 우수함을 나타낸다. IDG |
참고로 윈도우 스토리지 테스트 베드의 테스트를 위해 작은 파일 쓰기 성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드라이브를 NTFS로 재포맷한 상태다. 다음은 삼성 T5, WD 패스포트(Passport) SSD USB 3.1 10Gbps 포터블 SSD와 비교한 20GB 복사 테스트다. X5의 압승이다.
현재 시중에 X5를 따라올 제품은 없다. 삼성 T5, WD 마이 패스포트 SSD도 고속 USB 3.1 10GBps 드라이브지만, X5와 비교할 수는 없다. 수치는 낮을수록 우수함을 나타낸다. IDG |
아래의 48GB 실사용 복사 테스트에서도 X5는 좋은 성능을 보였지만, 약 5초 대기한 후 다시 복사하자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50GB보다 현저히 큰 파일 하나를 복사하는 경우 1GBps 정도로 성능이 하락하게 된다. 여러 파일과 폴더를 일괄 복사할 때는 SSD가 파일 사이에 캐시를 정리할 시간적 여유가 있으므로 대체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다.
위 차트에서는 다른 포터블 SSD와 성능을 비교했지만 아래 차트에서는 내장 SSD와 X5를 비교했다. 썬더볼트가 전선화된 PCIe임을 그동안 믿지 않았다면 이제는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결과는 외장 드라이브와 매우 속도가 빠른 내장 NVMe SSD 두 제품과의 비교라는 점에 주목하라. 수치는 낮을수록 우수함을 나타낸다. IDG |
다양한 읽기 및 쓰기 워크로드를 측정하는 윈도우용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 6에서는 X5의 성능이 상당히 우수하게 나왔다. 많은 SSD를 테스트했지만, X5의 내부에는 970이 사용되므로 비교 차트에는 970을 넣었다.
크리스털디스크마크 6 테스트는 지속성과 교환 속도를 측정한다. Q는 대기 시간 강도를 의미하며, T는 동시적 쓰기나 읽기 쓰레드 수치를 나타낸다. 높은 수치/긴 막대가 우수함을 나타낸다. IDG |
NVMe의 매력 중 하나는 놀라울 만큼 짧은 탐색 시간(파일을 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AS SSD 2에 따르면 그 장점이 크게 희석되지는 않지만(아래 참고) 어쨌든 썬더볼트 프로토콜로 인한 아주 약간의 오버헤드는 있다. 이 테스트는 실행할 때마다 꽤 다른 결과가 나왔음을 참고하기 바란다.
NVMe의 짧은 탐색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SATA 드라이브의 약 10배 성능이다. 짧은 막대/낮은 수치가 더 우수하다는 의미다. IDG |
전체적으로 X5의 속도는 내장 NVMe 드라이브에 거의 근접한다. 주관적인 테스트로 X5 드라이브에서 맥OS를 실행한 느낌은 그다지 부드럽지 않았다. 그러나 그 차이는 미세하고, 차후 드라이버가 개선되면 수정될 수도 있다.
결론
썬더볼트 3 맥에 사용할 현존 최고로 빠른 포터블 스토리지를 원한다면 답은 X5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 그리고 대다수 맥 및 PC와의 비호환성이다. 그 부분이 걸린다면 USB 3.1이 대안이다.
그러나 X5와 썬더볼트 3 맥을 사용한 백업과 대용량 데이터 전송은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반면, USB 3.1의 속도는 더 답답하다. 필자라면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무조건 빠른 속도를 선택할 것이다.
Jon L. Jacobi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