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ESG 타임라인, 어디서부터 따라가야 할까? #1
Summary
-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필수로
- EU에선 ESG경영 따르지 않으면 투자도 제한하기로
- 국민연금도 ‘ESG’봅니다. 국민연금이 쏘아올린 조금 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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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시작된 ESG 제도화
ESG, 의무 신호탄 발사되다 2021년은 ESG 투자에 있어 전환점으로 기록될 해입니다. 이전까지 기업이 자발적인 사회 책임 경영 위주로 이뤄지던 ESG 영역의 활동의 의무화가 공식적으로 예고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코스피 상장사의 ESG, 즉 환경 ·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한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타임라인은 정해졌습니다. 오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기업의 친환경 · 사회적 책임 활동이 담겨 있는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공시해야 합니다. 이러한 공시 의무는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 적용될 예정입니다. 현재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는 국내 기업은 약 100여 개 기업이지만, 한국거래소에 공시하는 숫자는 20여 곳에 불과합니다.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의 공시 의무는 이미 시행 중입니다. 앞서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가 ESG 중 E(환경, Environment)와 S(사회 책임, Society)에 해당한다면,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는 G(지배 구조, Governance)에 해당합니다.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의 타임라인은 더 빠릅니다. 오는 2022년부터 자산 1조원 이상, 2024년부터 자산 5000억원 이상, 2026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자사의 지배구조를 공시해야 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사업년도 지배구조보고서'를 접수한 유가증권 상장법인은 215개에 달합니다.
만약 이사회 심의 · 의결사항,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 사외이사와 지배주주 · 경영진 등 간의 이해상충 여부 등의 내용을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을 경우,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등 각종 제재를 받게 됩니다.
이렇게 코스피200을 이끄는 기업 대다수는 ESG 경영으로 들어섰거나,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유독 우리나라만 까다로운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러한 ESG로의 제도적 전환은 글로벌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EU에선 ESG 없이 투자 못 해요 우선 유럽연합(EU)의 경우, ‘지속가능재무 정보공시(SFDR)’라는 이름으로, 지난 3월부터 역내 모든 금융 기업의 ESG 공시를 의무화했습니다. 금융 기업으로 하여금 투자나 상품과 관련한 지속가능성 정보를 공시하지 않으면, 투자 활동 자체를 할 수 없도록 막는 제도입니다. EU의 '지속가능재무 정보공시(SFDR)'의 EU 역내에서 활동하는 역외 금융사도 해당되기 때문에 EU에 법인이나 지점을 설립한 국내 금융사도 적용 대상입니다.
이미 EU는 2014년에 평균 500인 이상, 자산 총액 2000만 유로 또는 순매출 4000만 유로 이상의 역내 기업에게 비재무정보를 의무 공시하는 제도를 도입했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강력한 제도적 움직임은 기업 ESG 경영을 단순히 기업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금융 투자로까지 의도적으로 연계시켜 투자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려는 의도입니다.
기업에게 자율적으로 ESG 공시를 맡겨왔던 미국 역시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ESG 관련 이슈를 전담할 직책을 설립했습니다. 수석 정책고문으로 임명된 사탐 칸나(Satyam Khanna)가 가진 뉴욕대 법학전문대학원(NYU) 기업지배구조금융연구소, SEC의 투자자 자문위원회, 유엔 책임투자원칙(PRI) 선임 고문 등의 경력은 미국의 ESG 제도화 의도를 명백하게 보여줍니다.
│ ESG 기업 투자, 그리고 UN의 책임투자원칙’
‘착한 어린이’에서 ‘똑똑한 어린이’로 지금의 속도라면 최대한 길게 잡더라도, 오는 2030년이면 글로벌 금융 시장은 그동안 ESG 관련 정보를 주요 투자 지표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그동안 '그린워싱(Green-washing)'라는 이름의, 그저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한 브랜딩 전략에 불과하다는 오명 역시 벗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기업 투자에 있어 비재무적 요소가 재무적 요소에 비해 지표로써 인정 받지 못한 까닭은 투자 대비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CFA 협회의 'Future of sustainability in investment management report(Dec,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 투자자 중 35%가 ESG 투자로 수익률이 개선됐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쏘아올린 제법 큰 공 우리나라 금융 투자의 바로미터인 국민연금 역시 ESG 투자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지난 5월 열린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녹색금융 특별세션에서 "위탁 운용사의 책임투자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다음 해 선정·평가에 반영할 것"이며, "증권사에도 기업분석 보고서 등을 만들 때 ESG 등 비재무적 요소를 포함하도록 하고 평가할 때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6년 8월, 국민연금은 사회책임투자펀드 위탁 운용사를 모집한 바 있습니다. ESG 이슈를 분석해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책임투자 방식이 15년 만에 연기금의 주요 투자 기조가 된 것입니다.
이는 앞서 EU와 같이 기업이 공시한 ESG 요소를 단순히 지표로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평가 지표화 함으로써 투자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미입니다. 약 870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ESG 투자에 대한 의지는 기업 평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기업의 ESG 요소를 평가할 수 있을까요?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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