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9월 PMI 해설
Summary
- 임계치를 미소하게 넘었지만 긍정적 변곡점으로 볼 수 없는 중국의 9월 제조 PMI
- 제조업 생산활동이 가속화됐다는 국가통계국의 판단에는 의아한 구석이 있음
- 비제조 PMI는 건설·토목 영역이 서비스 영역의 하락을 커버하여 기준치를 넘김
- 중국 정부는 경제 회복을 주장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낙관적 경기 관측은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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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수준에 그친 제조 PMI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전월보다 0.7%p 상승해 임계치 50%를 상회했다. 7월과 8월의 부진을 딛고 변곡점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50.1%라는 숫자는 임계치를 넘어섰다기에는 너무 미소한 차이다. 9월도 8월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이 판단은 독립적으로 제조 PMI를 조사해 발표하는 CAIXIN이 국가통계국과 달리 48.1%로 제조 PMI를 발표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물론 충분한 샘플 수가 보장된다면 국가통계국과 CAIXIN의 PMI는 일치해야 하겠으나, 중국이라는 거대한 모수를 생각하면 이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리고 기관의 특성상 국가통계국이 조사하는 PMI 대상은 국유 기업들의 비중이 높다고 하고 CAIXIN의 통계 대상은 민간 기업이 많다고 전해진다. 아무튼 이번 제조 PMI는 개선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기보다는 8월 수준에 머무른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Caixin
기업 규모별 하부 지표를 살펴보면 대형 기업 PMI는 51.1%로 전월보다 0.6%p 상승해 기준치를 상회했다. 중형 기업 PMI는 49.7%, 소형 기업 PMI는 48.3%로 나타났다. 각각 전월 대비 0.8%p, 0.7%p 증가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필자의 중국 PMI 해설을 몇 번 본 독자라면 여전히 대형 기업은 우량하고 중형 기업이나 소형 기업의 PMI는 임계치 아래임을 눈치챘을 것이다. 실제로 필자의 귀에는 남방의 중형 기업들이 도산했다는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광둥 지역은 vpn 등을 사용하여 중국 정부가 금지하는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도산 소식이 빈번하게 전해진다. 웨리마 전기(威力嘛电器)가 8월 29일 회사 해산 공고를 냈고, 그 결과 2만 명 이상의 직공들이 실직했다. 홍콩계 아이까오(爱高电业/ALCO)도 8월 31일 폐업 했다. 이 공장에서 한때 3만 명 이상의 직공들이 일 했었다.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개 하위 지수를 보면 생산 지수가 임계치 이상으로 올라와 있고 신규 주문 지수, 원자재 재고 지수, 종업원 지수, 협력사 납기 지수 등은 모두 임계치 아래에 있다. 생산지수는 51.5%로 전월보다 1.7%p 상승해 기준치를 넘었다. 제조업 생산이 확대됐다는 것이 국가통계국의 판단이다.
중국 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신규 수주 지수는 49.8%로 전월보다 0.6%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국은 제조업 수요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PMI 지표는 어디까지나 50%를 기준으로 금월 대비 차월 전망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그러니까 수주 전망은 역시 미약하게나마 10월이 9월만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원자재 재고 지수는 47.6%로 전월보다 0.4 %p 하락해 제조업의 주요 원자재 재고가 전월보다 더욱 감소할 전망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필자의 관심 지표인 종업원 지수는 49.0%로 전월보다 0.1%p 상승하기는 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임계치 아래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여기저기서 심상치 않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강력한 언론 통제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이 지면에 그런 내용은 싣지 않겠다.
공급업체 배송시간 지수는 48.7%로 전월보다 0.8%p 하락해 제조 원료 공급업체의 납기 소요 시간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인다. 이는 중국 내 물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트럭 기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트럭 기사들은 가는 곳마다 핵산 검사를 요구받고 있다. 덕분에 동일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운행 소요 시간과 비용이 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제조 PMI 기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업의 무역 관련 지표를 보면 구매량이 드디어 50.2%로 미약하나마 임계치를 넘었고 구매 가격도 51.3%로 상승하였다. 사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구매가격의 상승은 당연한 것이라고 하겠다. 문제는 이에 따라 출하 가격도 상승하고 있느냐는 것인데 출하 가격 지수는 47.1%로 오히려 하강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월부터 시작된 출하 가격 지표의 하락폭이 9월에 와서 다소 줄어들었다는 것을 위안 삼을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이는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 모두 알고 계실 것이다.
그 외 지표들은 모두 임계치 아래로서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번 글에서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남반부 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대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이들 시장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9월 지표들을 보면 적어도 제조업에서는 정책을 통한 해외 시장 개척 효과를 보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튼 국가통계국은 제조업 기업의 생산활동이 가속화됐다고 보고 있다. 전통적 성수기인 9월에 접어들고 생산 지수가 51.5%로 전월보다 1.7%p 높아졌기 때문이다.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식음료, 정제 차, 의약, 비금속 광물 제품, 철 금속 제련 및 압연 가공, 일반 장비 제조업 및 기타 산업의 생산 지수가 모두 54.0% 이상으로 상승했고 생산 능력도 향상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의아한 구석이 있다. 중국 정부가 산업 고도화 정책으로 비금속 광물이나 철 금속 제련 및 압연 가공에 대해 전력 공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서 지적하였듯 식음료나 정제 차 등 소비 품목들은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봉쇄가 지속되면서 매출이 악화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산업 지수가 54.0% 이상 상승하는 것일까? 필자는 이 역시 의구심을 지울 길이 없다. 물론 구매량 지수가 50.2%로 임계치를 가까스로 넘은 것이 이를 의미한다면 할 말은 없다.
서비스업 지수가 주저앉힌 비제조 PMI 이제 비제조업 활동 지수를 보자. 9월 비제조업 활동 지수는 50.6%로 전월 대비 2.0%p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보다 높다. 다만 전반적인 비제조업 확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6월부터 비제조업 활동 지수가 계속 하락하는 추세로, 이 또한 필자를 근심스럽게 하는 바이다.
비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비제조업은 두 가지 분야(서비스업과 건설·토목)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서비스 쪽을 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 9월에 임계치 아래인 48.9%로 떨어져 내린 것이다. 아마도 최근 20차 전국 공산당 대표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각 지방 정부들이 제로 방역 방침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되나 확인할 길은 없다.
서비스 영역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업종별로 보면 우편, 통신, 라디오·텔레비전·위성통신, 금융 서비스 등의 지수는 모두 60.0% 이상의 상승폭을 보였다. 반면 생활형 서비스업 기업 활동 지수는 악화됐는데, 이 지수가 이번 달 서비스업 호황 하락의 주범이었다고 한다. 소매업, 항공·운송, 숙박업, 요식업, 주거 서비스업 등 접촉형 서비스업 지수는 모두 45.0% 이하로 하락폭이 더 컸다.
실제로 화장품으로 유명한 이셴(逸仙电商), 중국 차로 유명한 파오파오마터(泡泡马特), 현대식 차로 유명한 나이쉐(奈雪) 등 소위 소비품 기업들의 매출이 모두 축소되어 사세가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주류 유통의 하이룬스(海伦司)도 마찬가지다.(관련링크) 이들은 모두 각자 영역에서는 1, 2위 기업이기 때문에 이들이 휘청거릴 정도면 다른 기업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심지어 총칭에서는 경영난에 몰린 식당 주인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 업계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관련링크)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최근 중국 서비스업이 개선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온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듯싶다.
건축 토목 영역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반면 건설·토목 영역 PMI지수는 매우 높은 숫자를 보였다. 건설·토목 활동 지수는 60.2%로 전월보다 3.7%p 상승해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도입된 특별 채권 활성화와 정책금융 상품 등의 정책적 조치가 인프라 구축을 더욱 촉진시켰다고 본다. 리커창 총리의 지시로 금년도 채권 발행 한도를 이미 소진한 지방 정부가 내년도 채권 발행 한도를 끌어다가 발행하여 인프라에 쏟아붓고 있을 터이다.
중국 비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서비스 영역의 하락을 지방 정부의 정책적 투자로 커버하여 상업 활동 지수는 50.6%로 간신히 임계치를 넘겼다. 하부 지표를 보면 투입품 가격 지수가 50.0%로 동일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 것 외에는 신규 오더 지수, 판매 가격 지수, 종업원 지수 등이 모두 임계치 아래로 나타났다. 특히 종업원 지수는 46.6%인데 건설·토목 쪽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낮은 수치가 나타났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민간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 산업에서 고용이 매우 침체되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예 취업이나 장래 희망을 상실하고 될 대로 되라는 소위 ‘탕평(躺平)족’이 최근 들어 다시 대폭 증가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중국 비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무역 쪽을 보면 신규 수출 오더 지수는 46.0%로 악화되었고 온 핸드 오더는 무려 41.7%로 떡락 하였다. 재고 지수도 45.3%이며 협력 업체 배송 시간 지수도 48.7%로 모든 무역 관련 지수가 임계치 아래이다. 결국 중국의 서비스 관련 무역은 매우 악화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요리조리 봐도 중국 경제 회복은 의문 이런 와중에도 중국 정부는 종합 PMI가 50.9%로서 임계치를 넘었으므로 중국 경제가 순항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최근 중국 경제는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합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국가통계국도 국가기관인 당사의 입장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일 수 있다. 필자는 국가통계국의 경제 회복 입장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PMI 지수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을 눈여겨봤다. 이 부분이 오히려 의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절대 수치는 정책적 상황에 따라 맞추어 낸다 하더라도 최소한 전월 대비 상승이나 하강까지 데이터 왜곡이 일어나는 일은 적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 9월 중국 PMI는 50.9%로서 임계치 50%를 넘겼다는 긍정적 의미보다는 4개월째 PMI가 하락하고 있다는 부정적 의미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 맞지 않을까? 아무튼 중국의 경기를 분석하는 기업가나 투자자의 입장이라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위안화의 가치 하락이 우려되는 이 시기에 중국 경기에 대한 낙관적 관측은 할 수 없으리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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