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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는 어떤 상태인가?

SUMMARY

최근 언론에서 듣는 중국 경기는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위드 코로나 기조로 가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제조업 지수는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고, 소비도 줄었습니다. 심지어 인구 1위 국가도 인도에 빼앗겼죠. 게다가 미국과의 갈등 소식도 계속 들리는데요. 현재 중국 경제는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전문가가 직접 짚어봤습니다.

 

© istock

 

중국 경제 이모저모 최근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 말이 많다. 중국이 리오프닝을 하면서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 주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 섞인 관측은 수출이 감소하고 소비도 여의치 않자 이제 중국 경제가 폭망한다는 말로 바뀌었다. 상당수 매체나 전문가들이 중국의 리오프닝에 희망을 걸 때 필자는 리창 총리가 금년 중국 경제는 5% 내외의 성장을 목표로 세우고, 그나마도 쉽지 않다고 할 때 동의한 바 있었다. 이 말을 꺼낸 이유는 필자의 예측이 맞았다고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시진핑 3기 중국 경제의 향방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이다.

오늘날 세계는 경제가 단순히 경제적 요인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국제 정치가 가져오는 지정학적인 영향이 압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경제 분석 대부분은 국내 경제 지표와 국가 간 무역, 금융 지표 등의 데이터에 의존한다. 이런 분석만으론 눈앞의 지정학적으로 격동하는 글로벌 시장을 예상하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필자는 글로벌 경제를 아우르는 인간이 못된다. 필자는 그저 중국 현지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본 현상을 기반으로 국제적인 미디어들이 전하는 뉴스와 시장의 신호를 해석할 뿐이다. 따라서 필자의 능력을 다하여 예측해 보려 해도 중국의 움직임과 그 파급 효과의 극히 일부분에 국한된 분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필자의 경우 이러한 예측은 중국의 장기 국가 전략과 이념, 그리고 이런 전략과 이념 하에 수립되는 정책, 여기에 시장에서의 신호를 종합하여 이루어진다.

 

수차례 빨간불은 켜졌는데... 최근 중국의 경제가 어렵다는 여러 신호들은 분명하며 명확하다. 그럼 과거에는 이런 신호들이 없었는가? 하는 것이다.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았을 뿐이지 신호들은 줄곧 있었다. 다만 문제로 나타나지 않은 것은 그 정도가 약했고 중국 정부의 대응 정책이 상당 부분 효과를 봤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최근 중국 경제가 부진한 것은 구조적 원인 외에 중국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측면도 큰 요인이겠다. 하지만 주요 언론에서는 이런 중국 정부의 대응은 잘 보도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외순환 경제 부분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에서 소위 ‘디리스킹(de-risking)’ 압박을 받고 있다. 디리스킹은 기존에 많은 언론과 학계에서 지적하던 ‘디커플링(decoupling)’에 비해 유화 제스추어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미 하원 중국 특별 위원회에서 칸다 동아시아 차관보가 디커플링과 디리스킹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려달라는 질문에 답변하지 못한 일을 예로 들며 근본적으로 디커플링과 디리스킹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고 신화사 보도를 통해 속내를 내비쳤다.(관련링크) 이는 중국의 대 서방 무역이 지속 악화될 것을 시사한다. 다음 그래프는 최근 1년 중국의 대미 수출인데 명확하게 하강 경향을 보이고 있다.(관련링크)

 

 

7월 13일 중국 해관총서는 상반기에 중국의 전체 수출이 전년 대비 3.9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하락은 주로 서방 국가들의 수요 둔화에 기인했다는 것이다. 국가통계국은 6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고 밝혔다.(관련링크) 이것은 중국의 무역 규모를 감안할 때 엄청난 위축이라고 하겠다.

 

외국인마저 떠나는 중국 외국인 투자를 보자.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올해 1~5월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그리고 현실 시장을 보고 있자면 이보다 더 큰 충격을 중국에 주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 대부분의 FDI는 제조업에 투자되었지만 이제는 외국 제조업이 떠나면서 신규 FDI는 주로 금융 투자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 돈은 언제 중국을 떠날지 모른다. 그리고 외국 제조업체는 주로 수출을 많이 하기 때문에 외국 기업이 철수하는 것은 곧 외국 자본의 유출, 외환 보유고의 하락, 수출의 감소, 고용의 감소까지 연관 효과를 가져온다. 모건 스탠리는 중국이 데이터 접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후 200명 이상의 기술 개발자를 중국 본토 밖으로 옮기고 있다.(관련링크) 파나소닉는 일본 국내 판매 빌딩용 에어컨 생산 대부분을 중국에서 군마현 오이즈미 공장으로 이관한다고 발표했다.(관련링크)

위안화의 하락 역시 중국 경제의 추락을 알리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다음 그래프는 CEIC가 보여주는 지난 1년간의 위안화 환율 변화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심리적 저항선인 7.3에 근접하였고, 중국 인민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은 환율 안정화 조치를 취했다. 9개월 만에 다시 한번 기업과 금융기관의 국경 간 자금 조달에 대한 거시 건전성 매개 변수를 1.25에서 1.5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추가 개입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시장은 반응하여 위안화 환율은 7.17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이동하였다.(관련링크)

하지만 중국 당국은 수년 전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더 넓게 허용하여 시장 개입을 줄이겠다는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바가 있다. 중장기 정책을 거의 수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의 관행에 비추어 볼 때 현재의 정부 외환 개입은 일시적인 것일 가능성이 크고, 이후 과거와 같은 적극적인 시장 개입은 줄어들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비관적 전망이 주도하는 상황 하에서는 앞으로 위안화 환율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 위안이 더 약화되면 수출에는 유리해지겠지만 외국 자본이 더 신속하게 중국을 떠날 우려가 크다.

 

 

이에 더해 미국은 최근 잇달아 고위급 인사들을 중국으로 보내 미중 간의 협력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군사 안보 측면에서의 대립은 더욱 첨예화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 기술 제재는 지속되고 있으며 강화되고 있다. 미 의회는 최근 중국의 기술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의 벤처 캐피탈 회사들에 대해 중국 기업 투자 내용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하였다. GGV 캐피탈, GSR 벤처스, 퀄컴 벤처스, 월든 인터내셔널 등이다.(관련링크) 또한 미 하원은 포드 자동차와 중국 CATL의 파트너십에 대하여 ‘잠재적 위협’을 평가하겠다며 조사에 들어갔다. 모두 미국 기업들의 대중 투자에 부정적인 정치 활동들이다. 일본의 사실상 대중 반도체 설비 제재도 7월 23일 발효되었다.(관련링크)

이런 거시적 정치 경제 동향을 볼 때 당분간 중국의 대외 경제가 좋은 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어렵다. 오히려 상당 기간 중국의 대외 경제는 위축되어 갈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시각에서 보면 대중 수출이 더 감소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중국의 내순환 경제는 어떨까? 중국의 내수는 소비와 투자가 가장 큰 원동력이다. 하지만 이 소비가 중국 정부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간해서는 증진되지 않고 있다. 타이완의 반도체 파운드리 TSMC는 올해 매출이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고, 특히 중국 부진으로 1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관련링크)

많은 경제학자들이 더 이상 약한 가계 소비와 민간 부문 투자를 팬데믹의 영향으로 돌리기보다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병폐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화타이 자산관리의 왕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구 문제, 부동산 부문의 경착륙, 과중한 지방정부 부채 부담, 민간 부문의 비관론, 미중 긴장 등이 중장기 성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관련링크) 결국 중국의 대외 경제는 여건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도 중국 증시가 최근 악화되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 장기적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관련링크)

 

믿었던 완다 그룹까지 디폴트 우려 구체적으로 최근 중국 경제의 부진을 알리는 큰 신호 중 하나로 초대형 부동산 개발 기업 완다의 디폴트 위기가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다롄 완다 상업관리그룹의 장기채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하면서 단기간 내에 추가로 강등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수요와 신규 사업 면에서 모두 부진한 상태다. 6월 판매가 전년 대비 28.1% 급감했고 개발 투자가 전년 대비 20.6% 감소하면서 중국의 상반기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7.9%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회사인 헝다그룹이 디폴트에 빠지면서 100위권 이내 업체 10여 곳이 연쇄적으로 디폴트에 빠진 바 있다. 이들 두 기업의 디폴트 규모는 각각 한화로 수십조 규모이다. 따라서 완다그룹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부동산 기업의 역외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조달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관련링크)

완다의 침몰은 몇 가지를 시사한다. 먼저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의 디폴트가 초대형 상장사에 이를 정도라는 것이고 규모가 큰 만큼 일정 수준에서 방어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었을까? 이미 4, 5년 전부터 중국 정부는 부동산 기업들의 무분별한 개발에 경고를 하고 있었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기업의 도미노 파산 위험성을 강조했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소위 3개의 레드 라인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모두 부동산 기업들의 과다한 채무, 레버리지를 규제하는 것이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부동산 기업의 도산을 방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었다. 필자도 2021년 중국 정부가 ‘질서 있는 파산’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관련링크) 국내 미디어들은 마치 중국 정부의 3개 레드 라인 부채 비율 규제가 부동산 문제를 일으킨 것처럼 보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진실은 그 반대이다. 중국 정부의 경고를 듣지 않은 부동산 업체들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을 보면 중국 내수가 완전히 폭망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지나친 해석일 수 있다. 다른 업종을 보면 꼭 나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상하이 폭스바겐은 지난해 말 세 번째 신규 공장을 완공했다. 연간 생산량 2만 5천 톤의 고성능 탄소 섬유 프로젝트도 생산에 들어갔고 금년 1월부터 5월까지 전국적으로 18,532개의 외자기업이 새로 설립되어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했다.(관련링크) 중국 국가통계국이 제시한 8가지 주요 소비 범주에서 후퇴한 것은 부동산뿐이었고 의료, 교통, 교육, 문화 및 레크리에이션에 대한 지출은 2022년 상반기에 비해 급증했다.(아래 그림 참조(관련링크)) 물론 2022년은 코로나 방역 통제의 영향이 컸을 시기여서 기조 효과를 고려하면 중국 정부의 이런 데이터도 감안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으로 2023년 중국의 상반기 1인당 도시 가계 지출 총액은 명목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 기준으로 7% 증가하여 지난해 같은 기간 명목 성장률이 0.8%, 실질 성장률은 0.9%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관련링크) 그리고 금년 상반기 GDP 성장률은 5.5%로 중국 정부의 목표를 달성했다. 2분기는 6.3% 성장으로 목표를 상회하여 추세는 유망하다.

정리하면 중국의 경제가 부성장을 했거나 성장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다만 중국의 경제 지표가 기대치보다 낮은 것이며 일부 중요 지표들 중에는 부성장을 보인 것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정자산 투자에서 국유 지주 투자가 1~5월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데 비해 민간투자는 미소하나마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0.1%)을 보였고, 1~6월 성장률은 -0.2%로 더 떨어졌다. (관련링크) 올 상반기 전국 부동산 개발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고, 상업용 주택 매매 면적은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관련링크) 그간 고도성장을 거듭해 온 중국이 경제 지표에서 부성장을 보이는 것은 대사건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어떤 대책을 추진 중일까? 별다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이 대체로 별로 신통하지 않단 것이다. 필자는 별 신통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 것이 이번 시진핑 3기 정부의 특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지금까지 시진핑 정부는 경제 운영을 리커창 총리를 필두로 하는 공청단 파벌에 맡겨왔는데 이제는 정부 운영 전반을 시진핑 파벌이 하고 있다.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독박 체제’는 시진핑 파벌로서는 처음인 셈이다. 게다가 ‘정책은 당에서 실행은 정부에서’라는 중국 통치 체계의 구조 조정은 중앙 정부와 리창 총리의 입지를 매우 줄여 놓았다. 그리고 리커창 총리가 주장한 경기 진작책들을 반대해 온 것이 바로 시진핑 파벌이었다는 점을 보면 중국 정부가 유연한 정책을 내기가 어려운 것도 당연할지 모른다.

중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우선 경제 계획을 총책임지는 국가 발전 개혁 위원회가 이달에 민간 기업가를 초청한 심포지엄을 세 번이나 개최했다. 초청된 민간 기업은 장비 제조, 인터넷 정보, 케이터링 등 분야 기업이었다.(관련링크) 하지만 국가 발전 개혁 위원회 주석 허리펑은 시진핑 주석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그간 발언 내용을 보면 시장 주의자라기보다는 국가주의자이다. 시장, 기업, 소비자의 입맛에 나오는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

 

민간 기업에 호도하는 정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도 '민간 부문 경제 발전 및 강화 촉진에 관한 의견(促進民營經濟發展壯大的意見)'을 발표했다. 이 의견은 크게 8개 항목, 31개 조항으로 나뉘며, 일반적인 요구 사항 외에도 △민영 경제 발전을 위한 환경을 지속적으로 최적화 △민영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 강화 △민영 경제 발전을 위한 법치 수호 강화 △민영 경제의 고품질 발전 촉진 노력 △민영 경제 구성원의 건강한 성장 촉진 △민영 경제 발전 및 강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 및 촉진 분위기 지속 조성 △민영 경제 발전을 위한 법치 수호 강화 등으로 구성돼 있다.(관련링크)

즉, 민간 기업에게 경제 활력을 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보다 구체적인 조치를 찾는 중국 시장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Atta Capital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Alan Li 는 "투자자들은 부동산 정책 완화 및 재정 지출 확대와 같은 보다 구체적인 경기 부양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관련링크) 한 마디로 민간 기업들 입장에서 볼 때 중국 정부의 무려 31개항의 조치는 모두 뜨뜻미지근한 것으로, 냉각되어 있는 중국 민간 기업들의 기업가 마인드를 불태우기에는 부족한 것이다.

구체적인 조치로서 중국 정부 부처들(상무부와 12개 정부 부처)은 소비자들이 가정용 소비재, 전기 제품 및 가구를 구매하고 집을 개조하도록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11개 항목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역시 시장의 반응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동시에 중국 관리들은 중국 경제에 대한 서방의 "디리스킹" 계획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관련링크) 이런 서로 어긋나는 정부의 신호는 리창 내각의 세련되지 못한 국정 운영 스타일로도 보이고 아니면 중앙 정부가 아닌 당의 정치 성향이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신호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심각해지고 있는 고용 문제를 보면 최근 청년 실업률이 21.3%를 보이며 기록을 또다시 갱신하고 있다. 여기에 대하여 올해 5월부터 8월까지 교육부는 2023년 대졸자 취업 "100일 전력 질주"라는 캠페인을 조직하고 시행했다. 이것은 당연히 고용 촉진 정책의 홍보 및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그 구체적 내용을 보면 교육부가 관련 부서와 함께 "특별 일자리 계획(特岗计划)", "삼지일부(三支一扶)", "서부계획(西部计划)", "도농 커뮤니티 전문 계획(城乡社区专项计划)", "대학생 농촌 의사 전문 계획(大学生乡村医生专项计划)" 등 과거부터 추진하고 있던 정책을 재구성하고 정리했을 뿐이다.(관련링크) 이들 정책들은 사실상 고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접근하는 것들이 아니라 전시 행정 식의 보여주기식 정책들이다.

중앙에서 외국 기업 투자를 유치하라는 지시도 내려온 모양으로 최근 각 중국 지방 정부 관료들이 외국을 뛰어다니며 기업 유치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어디 지방 정부 차원에서 해결될 일이냐 말이다. 실적 압박에 시달린 지방 정부 중에는 해외에 기업을 설립하고 그 기업이 다시 중국 내에 자회사를 만드는 방식으로 외국 기업 투자 유치 실적을 만드는 일도 있다고 한다. 중국 해외 법인의 중국 내 법인도 외국 기업으로 포장하는 것이다. 물론 편법이다.

이런 식의 정부 활동은 리창 내각의 정책 시행이 과연 유효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에 대한 광범위한 의문을 중국 기업인들에게 던지게 한다. 필자의 지인 사업가들도 현재의 중국 정부 정책에 대하여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기업은 현실적이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하고 뛰어들고야 만다. 그러나 돈을 벌 가능성이 적다면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해 준다 해도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 현재 중국의 상황은 기업들이 투자 마인드가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고용이 불안정하고 부동산 버블이 터져가고 기업이 목전의 상황에 불안해하는데 소비자들이 돈을 쓰기는 어렵다. 중국은 기업과 소비자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는 이상 당분간 양호한 경제 운영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부 미디어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당장 무너져 내리지 않겠지만 시장의 신뢰는 상당 기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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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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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중국 전문가 現) 『중국의 선택』, 『중국 주식 투자 비결』, 『이미 시작된 전쟁』 중국 전문 도서 저자 現) '이박사중국뉴스해설' youtube, 중국 뉴스 사이트 '이박사 중국 뉴스' 운영자 前) , , , , , , 출연 중국에서 20년 넘게 거주하며 활동하고 이제 중국 사회, 경제 등 전반에 걸쳐 관찰하고 분석하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거시적 안목에서 중국과 우리를 이해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북경이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