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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출시에도 불구하고 비에이치 주가가 급등하지 않는 이유?

|비에이치에 대한 QnA

안녕하세요 호돌이입니다.

이번 글은

- 지난 PCB 산업 강의 후 AS 글이자

- 요즘 많은 투자자께서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내년 2024년에 출시되는 아이패드가 변합니다. 일부 모델에 처음으로 OLED 패널이 도입됩니다.

유튜브로 살펴보기

▼ 이번 글은 그림자료를 함께 사용하기 위해 유튜브 영상으로도 제작하였습니다.

https://youtu.be/XNTeIUz7oko


|아이패드 디스플레이의 변화

아이패드는 지금까지 LCD 디스플레이만 탑재해 왔습니다. 그런데 일부 고사양 모델에 한해 LCD가 OLED로 바뀝니다. OLED로 바뀌게 되면 디스플레이만 바뀌는게 아닙니다. 일부 부품이 함께 따라 바뀌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OLED 패널과 함께 사용되는 기판도 바뀝니다. 과거에 아이폰도 LCD만 탑재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일부 모델을 시작으로 OLED가 탑재되기 시작했죠. 당연히 일부 부품도 함께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으로 FPCB라는 기판이 함께 탑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혜는 비에이치(FPCB), 이녹스(FPCB소재)와 같은 기업들이 가져갔죠. 2017년을 전후로 당시 제 주력 종목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패드에도 OLED가 도입됩니다. 자연스레 많은 투자자께서는 아이패드에 FPCB가 확대되겠구나 라고 생각하십니다. 그리고 수혜기업을 떠올리시겠죠. 지금도 이러한 OLED용 FPCB를 애플에 가장 많이 공급해온 국내 기업은 비에이치였습니다. 다음으로는 영풍전자가 있죠. 그런데 아이패드에 FPCB를 공급하면 수혜가 상당할 것 같은데, 비에이치 주가는 요지부동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패드 OLED에는 또 다른 변화가 있습니다.

아이폰에 OLED가 도입되며 함께 쓰이기 시작한 FPCB는 대략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습니다. 디스플레이를 구동시켜야 하기에 제조 난이도가 높고 단가도 비싼 편입니다.

출처: 삼성디스플레이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번 아이패드에는 이와 동일한 FPCB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아니 OLED에는 당연히 FPCB가 같이 쓰이는거 아니었어?

아닙니다. 아이패드는 아이폰보다 면적이 4배 가까이 넓습니다. 그래서 아이폰보다 내부 공간이 훨씬 넓죠. 그래서 배터리를 가득 채워 넣고도 공간 여유가 남습니다. 그러다보니 굳이 FPCB를 쓸 필요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애플은 결국 FPCB를 탑재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일반적인 단단한 PCB(HDI, 편의상 PCB라 칭함)를 탑재하는 것이죠. FPCB는 스마트폰 내부 공간을 절약하기 위한 부품이니까요. 

그러자 비에이치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비에이치는 지금껏 FPCB 전문 기업이었습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물량을 대거 처리해왔죠. 그런데 아이패드에는 FPCB 대신 PCB가 쓰인다니. 날벼락같은 소식입니다. HDI PCB는 비에이치의 주력 분야가 아니었습니다. 최근 비에이치 주가가 요지부동인 1차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수혜는 누가 볼까?

그러면 아이패드에는 FPCB가 안들어간다면 PCB 기판은 누가 공급하느냐?

현재까지 기정사실화된 1차 국내 공급사는 코리아써키트입니다. 코리아써키트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PCB를 여럿 공급해왔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도 중요한 고객이었죠. 코리아써키트는 과거에도 아이패드에 PCB를 공급한 바 있었을 뿐 아니라, 브로드컴 등의 기업들을 통해서도 애플로 들어가는 부품에 PCB를 여럿 공급해왔습니다. 

 

 

코리아써키트는 PCB 전문 기업이고, 특히 스마트폰용 PCB에선 더욱 강점을 가져왔습니다. 그런 코리아써키트가 이번 아이패드 OLED용 PCB에서 먼저 수혜를 가져갑니다. 그렇다면 FPCB 사업만 하는 비에이치는 수혜가 전혀 없겠네요?

 

놀랍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놀랍게도 비에이치도 HDI PCB를 공급하고자 준비중입니다. 비에이치는 FPCB 전문 기업이지만, RF-PCB를 생산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덕분에 일반 PCB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습니다. 다만 (1) 전용 생산 설비가 지금껏 없었고, (2) 굳이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원래 OLED에 쓰이는 기판은 우리가 상당 부분 해먹었는데, 그 물량을 몽땅 코리아써키트에 뺏기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비에이치도 결심했습니다. 이젠 HDI PCB 사업까지 함께 하기로 말이죠. 기존 RF-PCB 설비를 이용해서 말이지요. 어차피 디스플레이용 PCB정도는 비에이치도 뽑아낼 능력이 있습니다. 기존 설비를 잘 굴린다면 말입니다.

다만 불확실한 점은 있습니다. 비에이치는 PCB 전문 기업은 아니었습니다. 생산 물량이 많을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코리아써키트와 같은 PCB 전문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물량을 확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반해 비에이치는 우선적으로 메인 공급사가 되기는 어려웠습니다. 원래 전문이 아니니까요. 대신 코리아써키트보다는 물량이 적겠지만, 코리아써키트 다음으로 물량을 공급하고자 준비 중에 있습니다.

후발 공급사의 지위를, 즉 2차 공급사 지위를 노리는 것입니다. 2차 공급사 제품은 주로 AS 물량 등에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비에이치가 공급하는 물량은 코리아써키트에 비해 적으므로 ​​-> 정정합니다

따라서 비에이치가 공급하는 PCB 물량은 코리아써키트 등과 나누어 공급하는 구도가 만들어지며, 본래 아이패드향 물량이 제한적이므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에이치가 정말로 PCB를 공급하는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공급하더라도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미 어느정도 윤곽은 나왔지만 애플의 강력한 정책으로 인해 극비사항으로 취급되어 사측의 발표가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물량은 많이 적지 않을까 추측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비에이치가 얼마나 공급할지 예측이 너무 어렵다. 다만 그 물량이 드라마틱하게 많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일부 증권사는 이렇게 결론내렸습니다.

'정확한 물량을 판별하기 어렵고,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므로 아이패드향 실적은 추정을 하지 말자'

그래서 최근 시장은 비에이치의 아이패드향 실적을 보수적으로 감안하게 되었고, 주가 트리거 또한 되지 못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아이패드 모든 모델에 OLED가 탑재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모델에만 탑재되기에 규모 자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국내 업체들의 OLED용 PCB 공급 규모가 약 2,500억원 내외 정도 될 것이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비에이치는 그래도 준비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비에치가 나름 고민해봤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우리 사업을 FPCB에서 PCB까지 확대하면 좋은점이 더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확대하고 있는 차량용 부품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자회사 디케이티까지 수혜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비에이치는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아얘 PCB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증설을 결정한 것입니다.

 

비에이치는 이번 증설이 PCB 라인 증설이라 정확히 공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리포트 내용이나 개인적으로 사측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PCB향 증설일 가능성이 적지 않아보입니다.

 

아쉽게도 이번 증설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내년에 즉시 아이패드로 PCB를 공급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 증설 작업이 내년 하반기까지 이루어질 예정이고, 수율 향상 작업은 그 이후까지 지속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아이패드는 이보다 일찍 출시되죠.

 

따라서 이번 증설은 내년 2024년에 나올 아이패드를 노린 증설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이후, 2025년부터 나올 아이패드에는 더욱 공격적으로 대응이 가능하겠습니다. 애플은 더욱 다양한 아이패드 모델들에 OLED를 확대 도입할 예정입니다. 비에이치는 이 몫을 모두 코리아써키트와 같은 경쟁사들에게 내어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비에이치는 추후 아이패드에 OLED가 확대 도입되면 그때 본격적으로 PCB 공급을 노릴 예정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애플은 장기적으로 아이패드 외에 맥북 등에도 OLED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역시나 PCB가 쓰일 공산이 높습니다. 비에이치는 이들 시장까지 고루 노릴 예정입니다. 물론 현재 주력으로 사업을 밀고 있는 차량용 무선충전기 사업 등에서도 시너지를 낼 예정입니다.

 

비에이치 이야기를 풀다보니 본의 아니게 코리아써키트 이야기까지 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이야기를 더 풀어야 할 기업들이 몇 더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 말고, PCB 관련 기업 중에서도 말이지요. 다음 글에서 이어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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