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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이상한 짓, 또는 위험한 짓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의 이름과 로고를 ‘X’로 공식 교체하면서 트위터는 17년의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머스크가 추진 중인 ‘슈퍼앱’ 계획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지 언론은 머스크의 결정에 ‘변덕스러운’(erratic), ‘실패할 수밖에 없는’(doomed to fail) 등의 표현을 쓰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머스크가 보이고 있는 다소 위험하고 이상한(?) 행보와 그를 둘러싼 논란을 총정리해 보겠습니다.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

· X로 재탄생하는 트위터

· 슈퍼앱에 대한 머스크의 야망

· 테슬라를 둘러싼 잡음

· 머스크 VS 저커버그 신경전

· 우크라전 스타링크 지원 논란

 

|01. 파랑새와 결별하고 X로 공식 교체한 트위터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440억달러, 약 54조원을 주고 트위터를 인수했습니다. 인수 직후 비용 절감을 위해 7500명의 직원 중 절반을 해고한 데 이어 직원 식비를 줄이고 사무실 용품을 경매에 내놓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에게는 실적 개선을 위해 고강도의 장시간 근무를 요구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회사를 떠나라고 통보해서 일방적이라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이유로 인수 후 콘텐츠 조정 정책을 완화해서 혐오, 차별 발언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트위터 인수 전날 본사 건물에 들어서는 머스크. (사진=머스크 트위터 계정)

 

이러한 비용 절감책에도 불구하고 머스크의 인수 후 트위터에 여러 논란이 일면서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했고 회사의 재정 상태는 오히려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머스크는 인수 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트위터 블루’와 같은 유료 서비스도 도입했지만 급감한 광고 수입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5월 말 기준 트위터 가치가 머스크가 인수에 지불한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자신이 없었으면 트위터가 파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트위터는 영국의 ‘디지털 증오 대응센터’(Center for Countering Digital Hate, CCDH)라는 단체 때문에 광고 수입 급감했다면서 최근 이 단체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6월 이 연구단체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서비스에서 혐오 발언이 확산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이에 대해 X는 CCDH가 자사에 대해 “선동적이고 터무니없는 허위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주장을 했다”며 “회사와 소유주를 비방해서 광고주들을 몰아내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습니다.

 

X 본사에 설치된 로고 구조물. (사진=머스크 X 계정)

 

지난 10개월 동안 여러 일이 있었지만 가장 큰 변화는 머스크가 하루 만에 갑작스럽게 트위터 이름과 파랑새 로고를 X로 교체한 일입니다. 머스크는 이름과 로고 변경 이유에 대해서 “트위터가 새들이 지저귀는 것(tweet) 처럼 140자의 메시지만 주고받던 시절에는 (트위터라는 이름이)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플랫폼에서 몇 시간 분량의 영상을 포함해 거의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머스크는 이미 지난 4월에 네바다주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X법인’에 트위터를 흡수시키고 금융당국에 제출한 서류에 트위터 이름을 X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이번 리브랜딩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 옥상에 X 모양의 대형 구조물을 새로 설치했는데요. 지역 주민들이 이 구조물이 빛 공해를 일으킨다며 민원을 제기하자 샌프란시스코 당국이 무허가 설치 혐의로 조사에 나서면서 결국에는 며칠 후에 철거해야 했습니다.

X 리브랜딩 후에 머스크가 20년 넘게 알파벳 X에 특별한 애정을 보인 사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우주 항공업체 ‘스페이스X’, 최근 설립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와 테슬라 차량 ‘모델X’에도 모두 X가 들어갑니다. 가수 그라임스와 낳은 아들도 X라고 부르고 그라임스의 이름에도 X가 들어갑니다 (XAE A-Xi).

 

(사진=머스크 X 계정)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는 이유에 대해 “X를 만드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며 자신이 1999년에 설립했던 금융회사 ‘X.com’에 대한 비전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X.com은 나중에 피터 틸이 창업한 페이팔과 합병했고 머스크는 페이팔의 CEO를 맡았습니다. 

당시 페이팔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머스크는 X를 고집하며 이름을 다시 X로 바꾸고 서비스를 확장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요. 이 이유로 결국 2001년에 회사에서 퇴출당합니다. 그 후에도 머스크의 X 집착은 계속되면서 그는 2017년에 페이팔로부터 X.com 도메인 주소를 재매입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해당 도메인으로 X에 접속할 수 있게 됐습니다.

리브랜딩 후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는 “트위터라는 브랜드는 부정적인 연상작용을 불러일으킨다”며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니라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행보에 대해 다수의 외신과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금까지 머스크가 트위터와 관련해서 한 많은 일들은 자기 파괴적인 것처럼 느껴졌다”며 “자신이 트위터 사명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포레스터의 마이크 프룰렉스 애널리스트는 트위터에서 글을 올린다는 뜻의 ‘트윗하다’가 동사로 쓰일 정도로 널리 쓰이는 것이 성배(holy grail)와도 같다며 “트위터 앱 자체가 여러 면에서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는데 머스크가 단번에 15년간 쌓아온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를 모두 소멸시켰고 이제 사실상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WP는 머스크가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새로운 로고를 만들어줄 것을 요청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리브랜딩에 나섰다는 점을 바탕으로 “이번 움직임이 즉흥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WP는 “머스크가 강력한 개인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수억명에 달하는 트위터 사용자를 얕봐서는 안 되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X 프로젝트가 너무 미숙해서 제대로 평가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X의 리브랜딩 후 이용자들은 앱스토에서 별점 테러에 나섰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X 사명과 로고 교체 후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X에 대한 리뷰 중 별 한 개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전의 50% 수준에서 78%까지 늘었습니다. 또 사용자들은 “새를 돌려달라”, “좋은 앱이 망가졌다”와 같은 리뷰를 남기고 있습니다.

 

|02. 머스크의 슈퍼앱, 성공할 수 있을까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전부터 ‘에브리띵앱’(everything app), 즉 슈퍼앱 X에 대한 구상을 내놓았고요. 슈퍼앱의 예로 SNS, 엔터테인먼트, 금융, 배달, 예약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중국의 ‘위챗‘을 들었습니다. 이번 리브랜딩은 슈퍼앱을 위한 머스크의 꿈을 이루기 위한 초기 작업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머스크는 작년 10월 트위터 인수 직후 “에브리띵 앱인 X를 만드는 작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트위터를 인수했다”고 밝혔어요. (사진=머스크 트위터 계정 갈무리)

 

사실 머스크 외에도 여러 IT 기업들이 슈퍼앱에 대한 욕심을 보였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X가 슈퍼앱으로 전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때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를 포함한 여러 기업들도 제품 수익화를 위해 슈퍼앱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지만 결국에는 규제의 장벽을 넘지 못해 포기했습니다. 

메타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인 ‘리브라’에 수년간 투자하고 ‘칼리브라’라는 전자지갑도 공개했지만 정부 규제에 부딪히며 모두 무산됐습니다. 그나마 애플은 애플 월렛, 페이, 카드 등을 내놓으며 금융 부문을 확장해나가고 있지만 금융 협력사인 골드만삭스가 파트너십 종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트위터가 가장 성공적인 SNS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최저점을 찍고 있다”면서 머스크도 자신이 SNS 회사를 운영하는 데 소질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서 자신이 더 잘 아는 디지털 결제 분야로 전환하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머스크가 그동안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여러 차례 충돌했기 때문에 규제가 심한 금융업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아울러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이용자의 신뢰가 크게 무너져서 그가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를 사용할지도 의문입니다. 머스크는 대규모 감원과 콘텐츠 관리 정책 완화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유·무료 계정에서도 하루에 볼 수 있는 콘텐츠의 수를 제한하며 사용자들의 큰 반발을 샀는데요. WP는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리더십 때문에 이용자들이 X에서 자신의 돈을 관리하는 것을 망설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위챗의 다양한 기능. (사진=애플 앱스토어)

 

중국과 미국의 다른 인터넷 환경도 X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위챗의 성공 배경으로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 방화벽’이 꼽힙니다. 당국의 엄격한 검열 때문에 가상사설망(VPN) 없이는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인기 SNS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위챗의 경쟁사가 없는 상황입니다. 반면 X는 시작부터 수많은 경쟁사와 겨뤄야 합니다.

또한 중국, 동남아 외의 지역에서 슈퍼앱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여러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이용자들은 다수의 서비스가 통합된 단일 앱보다는 여러 개의 개별 서비스를 선호합니다. 미국에는 이미 벤모와 캐비앱과 같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비결제 서비스에 결제 시스템을 추가하는 반대의 경우는 큰 반응을 얻지 못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또한 슈퍼앱이 인기를 모은 일부 국가와 달리 미국의 은행들은 첨단 기술을 활발히 적용해 이미 은행 앱이 어느 정도 슈퍼앱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서비스에 개인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기술에 매년 120억달러를 투자합니다.

투자전문매체 <더스트릿>은 슈퍼앱 구축에 있어서 이미 차량 호출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가 X보다 앞서나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서양에서는 우버가 슈퍼앱 달성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꾸준히 슈퍼앱 구축을 위한 길을 가고 있고 경쟁사에 대항해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머스크가 왜 굳이 트위터를 기반으로 슈퍼앱을 구축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전략 자문 회사인 매디슨앤월의 데이빗 와이저 창업자는 “머스크가 약 1년 후에 400억달러나 그 이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면 훨씬 더 많은 진전을 이뤘을 것”이라며 왜 트위터를 인수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03. 머스크 VS 저커버그의 ‘현피’, X로 생중계될까?

머스크는 X에서 자신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의 격투를 생중계할 것이라고 밝혀서 둘의 결투가 실제로 이뤄질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둘은 메타가 한 달 전에 출시한 텍스트 기반 앱 ‘스레드’를 두고 설전을 벌이다가 머스크가 먼저 공개적으로 결투를 제안했고 여기에 저커버그가 결투에 응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대결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사진=MMA파이팅)

 

그리고 머스크는 최근 이 결투를 X에서 생중계하고 모든 수익금은 재향군인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결투를 준비하며 하루 종일 역기를 들고 있다”며 “운동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일터로 역기를 갖고 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자신의 스레드 계정을 통해 “자선을 위해 모금하려면 더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사용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자체 모금 기능을 제공하지만 X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노리고 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머스크의 인수 후 대량 해고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서비스에 기술적 오류가 잦아졌다는 점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 5월 미국 공화당의 ‘트럼프 대항마’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자신의 출마를 공식화하기 위해 트위터에서 머스크와 대담 형식의 행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당초 60만명이 넘는 청취자가 몰렸지만 약 25분 동안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끊김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청취자 수도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당시 머스크도 당황한 듯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사과했습니다.

한편 저커버그는 자신이 결투 날짜로 8월 26일을 제안했지만 머스크가 아직 확정 짓지 않았다면서 “결투가 실제로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후 머스크는 “정확한 날짜는 유동적이고 내일 목과 윗등에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받을 것”이라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혀서 실제로 두 사람의 ‘현피’가 성사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04. 테슬라 둘러싼 각종 논란

머스크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가는 충전망 개방 등의 호재에 힘입어 지난 6월 말 기준 연초 대비 약 2배 이상 급등했는데요. 7월 들어서는 고평가 논란과 각종 우려와 악재에 약 11% 하락했습니다.

 

지난 한 달 테슬라 주가 추이. (자료=구글)

 

먼저 7월 20일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매출이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다음 날 주가가 약 10% 급락했는데요.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 할인을 이어나가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9.6%로 1년 전에 비해 5%나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또 머스크는 이번에도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전기차 가격을 추가로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격동의 시대를 거치고 있다”며 “더 많은 차량을 만들기 위해 마진을 희생시키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실적발표에서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과 관련해 공개한 내용에 대해서도 실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7월 중순에 첫번째 사이버트럭 생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실적발표 날에 아직까지 출시 후보 차량만 생산하고 있고 초기 생산 및 초기 고객 인도는 올해 말에, 대량 생산은 내년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메이크어밈)

 

이에 대해 투자전문매체 <벤징가(Bezinga)>는 “생산량 도달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회사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론 타임’이 테슬라와 월가의 관계를 위태롭게 해서 회사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경고가 제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론 타임이란 머스크가 뭔가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후 실제 실현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묘사하는 표현입니다. 벤징가는 2분기 어닝콜에서도 일론 타임이 언급돼서 웃음을 자아냈지만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CEO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조향 장치 문제로 테슬라가 리콜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추가 하락했습니다. 지난 2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3년형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차량 소유자로부터 조향 장치와 관련된 12건의 신고를 접한 후 약 28만대의 차량에 대한 예비 평가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NHTSA가 실제로 리콜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기술 분석을 포함해 추가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당국이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리콜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 소식이 전해진 당일 주가도 2% 정도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난 6일 테슬라는 광고에서 주행거리를 과장했다는 이유로 차량주 3명으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했습니다. 이들은 테슬라가 광고에서 한번 충전하면 182마일(290km)을 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차량은 그 절반 수준밖에 가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내용을 테슬라 측에 전달했지만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허위 광고 혐의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 제기 전부터 이미 광고와 실제 주행거리가 다르다는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행거리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서 작년 여름 ‘주의 전환팀(diversion team)’을 비밀리에 조성했고 이 팀의 주 임무는 서비스센터를 찾으려는 고객들이 방문 예약을 취소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예약이 취소될 때마다 테슬라는 1000달러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이 팀은 네바다가 아닌 유타주로 이전했지만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05.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 미치는 머스크의 변덕 

마지막 ‘이상한 짓’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머스크의 변덕이 있습니다. 머스크는 러시아 침공 초기에 우크라이나 통신망이 파괴되자 자신이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인공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무료로 제공했는데요. 그 덕분에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 군의 위치와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해 2월 스타링크를 지원해달라는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의 요청에 응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사진=머스크 트위터 갈무리)

 

그러나 그 후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매달 2000만달러의 비용이 든다면서 무료 지원을 중단할 것이며 미국 정부가 비용을 댈 것을 요청했습니다. 또 머스크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등 일부 영토를 포기하고 평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친러 성향을 드러냈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결국 논란이 커지자 머스크는 계속해서 스타링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런데 최근 머스크가 우크라이나 군의 스타링크 접속 요청을 거부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선박에 폭탄을 투하하기 위해 크림반도 근처에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머스크는 장거리 드론 공격에 스타링크가 사용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서 지난 3월 진행된 우크라이나의 총사령관인 발레리 잘루즈니 장관과 미국의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 회담에서도 머스크와 스타링크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자리에서 잘루즈니 장관은 스타링크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며 비용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사진=스타링크)

 

머스크는 지난 2019년부터 스타링크 위성을 꾸준히 쏘아올리고 있고 현재 총 4500여개인 위성의 수를 앞으로 4만20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NYT는 “머스크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성 인터넷 분야에서 꾸준히 권력을 모으면서 우주 분야에서 가장 지배적인 인물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과 중동 국가를 포함해서 최소 9개국이 지난 1년 반 동안 미국 정부 관계자와 스타링크와 관련해서 면담을 가졌는데 그중 일부는 머스크가 갖는 엄청난 통제력에 대해서 우려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NYT는 세계 지도자들과 군대들이 “머스크의 비이성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스타일”에 우려하고 있고 머스크가 우주 공간에서 누구도 법접하지 못할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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