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시행 이후 3년, 영국 주식은?
SUMMARY
- 브렉시트 투표부터 7년, 2020년 실제 시행부터 3년이 지난 영국의 현재
- 과거 금융 중심지였으나 최근 5년간 지수 수익률은 한국 코스피보다도 못한 상황
- 재편되는 세계 질서의 상황 속 미래 기술을 다루는 기업에 기회가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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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전쟁으로 세상이 바뀌었다면 지금은 투표로 바뀌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영국의 브렉시트일 것 같은데 2016년 투표 이후 2020년 1월 31일 공식적으로 EU 탈퇴가 시행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말도 많고 탈이 많았던 브렉시트인데 ‘진짜로 될지 몰랐다’라는 시민들의 반응처럼 금융시장도 전망이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벌써 수많은 금융기업이 런던에서 유럽 국가로 본사를 옮긴 만큼 갈수록 금융허브의 지위가 위태위태한 상황입니다.
브렉시트에서 시작된 혐오 브렉시트 당시 노인층 vs 젊은층, 저학력자 vs 고학력자로 투표율이 나뉘었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65세 이상 노인들은 대거 탈퇴를 지지했으며 투표 결과에 대해 젊은이들은 ‘노인들이 나라를 망쳤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투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브렉시트 발표 이후 노인 투표권 제한론까지 나왔습니다. 이례적으로 유엔에서도 나이를 근거로 특정 권리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국제인권법 상에 용납할 수 없다며 차별에 대한 경계를 우려했습니다.
이런 소식을 보다 보면 유럽이나 아시아의 한국이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세계 어디서나 세대 간의 갈등은 항상 존재하는 것 같죠? 어찌 되었든 브렉시트는 통과되었고 몇 년간 시간만 끌다가 드디어 정상화되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다만 주식시장은 그렇지 못하죠.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와 주식시장 우리 살기도 바쁘니 다른 대륙의 정치 상황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주식투자자라면 전 세계 경제는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걸 알고 있으니, 근황에는 관심을 가져야겠죠? 브렉시트 발표와 시행 이후 영국 경제와 주식시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선 영국 대표 지수인 FTSE100을 살펴봅니다.
*FTSE100 Index: FTSE 그룹(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이 관리하는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중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종합주가지수
당시 2016년 브렉시트 확정 발표와 함께 파운드화는 1985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급락하고 영국증시는 3.2%, 유럽증시는 8.6% 하락했습니다.
© 브렉시트 당일 FTSE100 지수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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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지수 수익률을 보면 한국 코스피보다도 못한 상황입니다. S&P500은 +56%, 코스피는 +19.96%를 기록하는 동안 FTSE100 지수는 겨우 4% 올랐습니다.
금융으로 성장했던 나라의 주식시장이 재미가 없어진 겁니다. 거기다 전 세계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굳이 영국이라는 하나의 국가에 투자하는 것 보다 ‘유럽연합’이라는 하나의 대륙이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할 테니까요.
실제로 브렉시트 이후 계속해서 주가 가치가 하락하면서 지난 30년 이래 최대폭으로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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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표적인 자산운용사인 슈로더에 따르면 계속되는 인플레이션은 영국 은행의 예상보다 높을 것이며 이는 유럽의 에너지 문제뿐만 아니라 브렉시트로 악화된 자산시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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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에는 조금 달라 보입니다. 위의 각국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비교한 데이터를 확인해 보면 브렉시트가 발표된 2016년부터 몇 년간은 하위권에 머물다가 코로나19 직후이자 브렉시트가 시행된 2020년은 -10.4%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역시 계속 하락하는 법은 없는지 21, 22년은 그래도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군요.
마찬가지로 금융허브이자 정치 상황이 불안한 홍콩도 상대적으로 하위권에 위치한 게 눈에 띕니다. 역시 나라가 안정적인 상태에서 기업도 성장한다는 걸 다시 한번 알 수 있습니다.
유명 영국 기업은? 지수 전체에 투자하는 ETF 시장이 활발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개별 종목을 좋아합니다.
영국의 대표기업은 어떤 곳이 있을까요? 워낙 오래된 전통의 기업들이 많지만, 올해 최대의 IPO 대어인 반도체 설계기업 ARM도 영국 기업입니다.
- ARM
1990년 설립되었던 영국의 팹리스 반도체 기업인 ARM은 2016년 일본의 소프트뱅크그룹에 인수되었습니다.
특히 올해 AI 붐과 함께한 ARM 상장은 시작부터 좋았습니다. 우선 상장 당일인 9월 14일 주가는 공모가보다 10% 높았던 56달러에서 시작하고 첫날 25% 급등한 63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당시 손정의 회장은 ‘싸게 사서 신난다’ 라는 표현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그의 말처럼 되었으니 신날만합니다. 원래 엔비디아에 매각하려던 계획은 실패했지만, 성공적으로 미국증시에 데뷔했습니다.
당초 234억 파운드 (약 33조 원) 가격에 인수하고 상장 2개월 차인 현재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다만 투자 기간을 생각하면 ‘적당한 성공’ 일 테니 조금 아쉽긴 하겠죠.
아직 주식시장에 등장한 지 얼마 안 된 상태라 당분간은 변동폭이 클 수 있습니다. 현재 주가는 53달러로 2달간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로 보입니다.
ARM은 영국이 아닌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기 때문에 달러로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습니다.
- 시가총액: 548억 달러 (약 71조 원)
- PER/PBR: 104 / NA
- 배당수익률: N/A
영국 투자 ETF 혹은 영국 주식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ETF도 있습니다. 만약 브렉시트 이후 타국가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인 영국의 반등이 기대된다면 지수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EWU
블랙록에서 운용하는 EWU는 MSCI 영국 지수(MSCI United Kingdom Index)를 추종합니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ETF이기 때문에 달러로 쉽게 거래가 가능하며, 런던거래소의 주 종목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영국 시가총액의 85%에 해당하고 있으니 국가 자체에 투자한다면 나쁘지 않습니다. 금융의 나라 영국답게 대부분 종목들이 배당이 높은 편입니다.
주로 소비재(18.38%), 금융(18.01%), 에너지(14.46%)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iShares
주요 구성 종목을 살펴보면 대표적인 에너지기업인 쉘(Shell)과 코로나 백신으로 유명해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그리고 HSBC은행이 TOP3에 보입니다. 세 기업 모두 미국 주식시장에 ADR 형태로 상장되어 있습니다.
- 종목명: iShares MSCI United Kingdom ETF
- 순자산가치: 26억 달러
- 수수료(Expense Ratio): 0.50%
- PER/PBR: 11.69 / 1.64
- 배당수익률(분배율): 3.46%
세계 질서가 뒤바뀐다 얼마 전 인도의 시가총액이 3조 4,000억 달러를 넘기면서 영국, 프랑스를 역전하고 세계 4위가 되었습니다. 왕년의 영국 식민지가 본토를 넘어버린 거죠.
그나마 프랑스는 2022년 유럽 주식시장 1위를 차지하면서 영국을 역전했습니다. 영국이 프랑스에 뒤쳐진 결과를 기록한 건 데이터를 측정한 2003년 이래 처음으로 있었던 일로 시장은 브렉시트의 후폭풍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본 거죠.
유럽 내에서도 밀리고 과거 식민지였던 인도에까지 역전당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영국 = 금융’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브렉시트 이후 금융허브로써의 지위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다른 기회를 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ARM처럼 미래 기술을 위한 기업이 없을지 주목해 봅시다. 지난 7년간 코스피보다 못했다면 언젠가 한 번쯤은 기회가 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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