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펠라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을 말하다
SUMMARY
- 이더리움, 머지·샤펠라 업그레이드로 '지분 증명' 블록체인 본격화
- 이어 네트워크 확장성 강화 및 거래 비효율성 개선 위해 '덴쿤' 업그레이드 준비 중
- 탈중앙성과 효율성, 상이한 두 가지 모두에 집중하며 블록체인계 내 입지 더욱 공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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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채굴을 넘어 이더리움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마무리된 지 3주 정도가 지났는데, 이더리움 재단은 덴쿤(Dencun)으로 불리는 다음 업그레이드를 미리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더리움 재단 커뮤니티 매니저인 팀 베이코는 며칠 전 블로그를 통해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들은 이미 덴쿤 계획을 수립하는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덴쿤에 포함될 이더리엄 개선 제안(Ethereum Improvement Proposals: EIP) 후보들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한다.
작년 9월, 이더리움은 역사적인 머지(The merge) 업그레이드를 통해 채굴 기반인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에서 스테이킹으로 돌아가는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으로 합의 메커니즘이 전환됐다. 머지를 통해 이더리움은 에너지 집약적인 채굴자들이 필요 없는 구조로 완전히 바뀌었지만,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스테이킹한 이들이 이더리움 네이티브 코인인 ETH를 인출하는 것까지는 지원하지 않았다. 그 후 진행된 샤펠라는 인출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며 머지를 보완하는 후속 업그레이드의 성격이 강했다.
머지와 샤펠라가 PoS로의 완전한 전환이 목표였다면 덴쿤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확장성 강화를 기치로 내건 업그레이드가 될 전망이다. 진행 시기는 아직 베일에 쌓여 있지만, 구체적인 디테일은 이미 블록체인 판에서 중량감 있는 이슈로 부상했다.
비용 부담, 확 낮춘다 덴쿤에 포함될 개선 사항들 중 현재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프로토 댕크 샤딩(Proto-Danksharding) 또는 더서지(The Surge)로도 불리는 ‘EIP-4844’다. EIP-4844는 이더리움 확장성 관련해 많이 언급되는 댕크샤딩의 전 단계 성격으로 이더리움 재단은 EIP-4844를 통해 이더리움 레이어2들에서 거래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레이어2 네트워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디파이언트 보도에 따르면 레이어2 네트워크들은 하루 거래 규모에서 이더리움 메인넷을 넘어섰다(3월 기준). 지금은 하루 200만 건 규모 거래량을 기록하며 이더리움 메인넷을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다.
아비트럼(Arbitrum)이나 옵티미즘(Optimism) 같은 롤업(Roll-up) 계열 네트워크들이 이더리움 성능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곤 있지만, 비용 측면에서 비싸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롤업 기반 레이어2들은 거래들을 하나로 묶은 뒤 메인넷에서 최종 완료하는 구조다. 트랜잭션 처리에서 연산과 관련한 부담은 레이어2가 커버하고, 메인넷이 트랜잭션 데이터에 대한 합의와 저장을 담당한다. 레이어2 입장에선 이 과정에서 비효율이 존재한다.
EIP-4844는 현재 거래 내역과 함께 온체인(On-chain) 상에 저장되는 블록 공간 집약적인인 콜데이터(calldata)를 블롭(blobs)으로 대체하는 것이 골자다. 레이어2에서 트랜잭션 처리와 관련한 데이터를 저장하는 블록 공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암호화폐 전문 뉴스레터인 뱅크리스에 따르면 레이어2들이 레이어1 블록체인에서 합의를 진행하려면 여전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저장할 공간은 부족해 롤업 트랜잭션 수수료에서 약 95%가 데이터 게시 비용으로만 사용될 정도다. 이에 따라 EIP-4844를 통해 레이어2에서 트랜잭션 처리와 관련된 블록 공간이 크게 줄어들면 거래 비용 또한 감소할 것이란 게 이더리움 진영 설명이다
레이어2들은 게임이나 소셜 미디어같이 트랜잭션이 큰 서비스들에 쓰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중앙화 요소를 많이 버무리는 개발자들이 적지 않다. EIP-4844는 이같은 상황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EIP-4844가 2023년 3~4분기에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그동안 있었던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사례들을 감안하면 이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더리움 재단에 따르면 덴쿤에는 적어도 3가지 다른 업그레이드들도 포함된다.
- ‘EIP-1153’은 특정 데이터를 온체인에 저장하지 않고 트랜잭션에서 삭제할 수 있는 '트랜션트 스토리지'(transient storage)다. 이를 통해 블록 공간 가용성을 강화해 온체인 데이터 저장과 관련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EIP-6475’는 프로토 댕크 샤딩과 보조를 맞추는 개념으로 SSZ(simple serialize) 인코딩을 사용하는 새로운 거래 유형을 제공한다. EIP-6475는 향후 개발자들이 도입할 예정인 SSZ 업그레이드와 트랜잭션들이 호환되도록 보장한다.
- ‘EIP-6780’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종료하는 데 사용되는 SELFDESTRUCT 연산 코드(opcode)를 비활성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더리움 재단 베이코 매니저는 이 기능이 특정 상황에선 예상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다른 솔루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더리움 머지와 샤펠라를 통해 이더리움은 완전한 지분 증명 블록체인으로 변신했다. 향후 방향은 확장성 및 거래에 따르는 비효율성을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필자가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키워드는 탈중앙성이다.
이더리움 생태계는 탈중앙성을 강화하면서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향후 업그레이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탈중앙성과 효율성을 모두 강화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 관점에서 보면 매우 까다로운 일이다. 물과 기름을 섞는 것 같은 일일 수도 있다.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성격의 일도 아니다.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들에 비해 이더리움 업그레이드가 암호화폐 판에서 보다 큰 흥행파워를 갖는 것도 도전의 급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이더리움이 쉽지 않은 도전을 통해 비전을 현실화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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