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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포켓몬빵은 안녕하십니까?

Summary

- 리셀테크 시장에서 웃돈 받고 팔리는 포켓몬빵 인기

- 관련 카드와 서적 등도 인기리에 판매돼 IP가 갖는 힘을 보여줌

- 포켓몬 열풍은 팬덤과 구매력이 만나면 시장이 형성된다는 전형적인 사례

- 취미 생활이 또 다른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음

 

포켓몬빵이 연일 화제입니다. 7월 현재 포켓몬빵 구하기가 쉬워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기 어렵습니다. 편의점과 마트에는 ‘포켓몬빵 없습니다’라는 쪽지가 심심치 않게 붙어 있습니다.

2016년 ‘포켓몬고’라고 하는 증강현실 게임이 온 세계를 뒤집어 놓았죠. 올해 역시 포켓몬빵이 열풍입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아빠는 물론, 이른바 ‘키덜트’라고 불리는 어른들까지 포켓몬빵 구매에 나서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졌습니다.

 

어렵게 획득했던 포켓몬빵 © 팟캐김(김유성)

 

포켓몬빵 인기에 기름 부은 리셀테크 포켓몬빵은 최근 리셀테크 문화와 맞아떨어지면서 더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당근마켓 같은 리셀테크 플랫폼에서는 포켓몬빵이 인기 아이템입니다.

리셀테크는 ‘다시’라는 영어 접두어 ‘re’와 ‘팔다’라는 영어 동사 ‘sell’이 합쳐진 단어로, 중고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포켓몬 인기에 비해 빵 생산량은 한정돼 있다 보니 그 안의 띠부씰이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것이죠. 한물 간 줄 알았던 삼립식품도 이 빵 하나로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포켓몬빵에서 가지고 온 띠부씰을 팔려는 사람들과 그 띠부씰을 사려는 사람들 간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요가 생기면서 없던 시장이 새롭게 생긴 것입니다.

포켓몬빵 품귀 현상이 장안의 화제였던 3월 뉴스를 보면, 당근마켓에는 포켓몬 159종 모두를 모은 공식 씰북이 110만 원 가격에 올라와 있기도 했습니다. 개별 띠부씰 거래도 활발한 편입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뮤’는 무려 4만 5000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빵 안에 끼어 있는 이 자그마한 띠부씰 원가가 100원이나 할까요? 대충 100원이라고 쳐도 400배 웃돈에 거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요새 들어 다소 주춤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포켓몬 띠부씰은 웃돈을 줘가면서 사야 합니다.

 

최근 당근마켓 포켓몬빵 거래 © 당근마켓

 

어린 시절 접한 캐릭터가 갖는 힘 포켓몬빵 열풍은 포켓몬이라는 IP, 즉 캐릭터 지적재산이 갖는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포켓몬 기업이 포켓몬 하나로 올리는 수익이 추정컨대 1년에 1000억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마블 등이 올리는 수익보다 더 많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포켓몬은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문화상품’이라고 극찬했습니다.

한국에서도 포켓몬의 인기는 높습니다. 1990년대부터 게임과 만화로 포켓몬을 접한 이들이 10~20년이 지나서도 그때의 캐릭터 제품을 잊지 못한 것입니다. 요즘 초등학생 중에는 공룡 이름 못지않게 포켓몬 몬스터의 이름을 줄줄 외우는 마니아가 적지 않은데요. 서점에서 포켓몬 몬스터 사전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는 점을 보면 말 다 했습니다. 이런 책을 또 어른들이 삽니다. 이른바 키덜트 열풍과 맞닿은 것이죠.

 

© 팟캐김(김유성)

 

600원짜리가 24년 만에 10억 원 됐다 팬덤이 구매력과 만나면 시장이 형성됩니다. 교환 가치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는 포켓몬 카드에서 드러납니다. 포켓몬 카드는 포켓몬이 인기를 끌던 1998년 발매되기 시작했습니다. 각 몬스터 별로 레벨과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레벨별로 카드놀이가 가능합니다.

이게 또 수집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포켓몬빵의 포켓몬 띠부씰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입니다. 최근 경매 플랫폼 ‘골딘옥션’에서 포켓몬 카드가 90만 달러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한국 돈으로 약 11억 원에 해당하는 돈입니다. 이 카드는 1998년에 나왔고 전 세계 단 40장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워낙 희소하다 보니 10억 원 이상에 낙찰된 것입니다.

이 카드는 1997년과 1998년 ‘포켓몬 일러스트레이션 콘테스트’를 통해 배포됐다고 하는데요. 포켓몬 일러스트를 잘 그린 입상자에게만 주어진 피카츄 카드다 보니 희귀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1990년대 후반 포켓몬 카드 가격은 60엔 정도, 그러니까 600원 정도였는데요. 24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10억 원이 됐습니다.

포켓몬 카드는 지금도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동네 초등학생 사이에서 희귀한 카드나 레벨이 높은 카드는 인기리에 교환되거나 거래되곤 합니다. 포켓몬을 좋아하는 어른들도 많이 수집을 하고 있고요.

포켓몬코리아는 여기에 약간의 상술을 더했어요. 낱장으로 몇백 원 안되는 카드를 팔면서 레벨이 높은 카드를 섞는 것이죠. 포장을 뜯기 전까지는 안에 어떤 카드가 있는지 모르게 하는 식으로요. 일종의 뽑기를 가미해 비교적 비싼 값에 팝니다.

그런데 모를 일입니다. 포켓몬 측에서는 정기적으로 한정판 카드를 발매하고 있고, 그 시장 또한 크거든요. 최근 리셀테크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포켓몬, 너의 매력은 무엇이냐 여기서 잠깐, 포켓몬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포켓몬의 시작은 비디오게임이었습니다. 첫 발매 시점은 1996년이었습니다.

당시 초등학생들의 로망은 비디오게임기였습니다. 1990년대 초등학생인데 집에 게임기가 있다? 그 집은 동네 아이들의 아지트가 되는 것이죠. 지금이야 스마트폰이나 PC로 쉽게 게임을 하지만, 그때는 겜보이, 컴보이 등 게임기가 아니면 게임하기 어려웠습니다.

 

피카츄 오피셜 이미지 © 포켓몬

 

그리고 오락실도 인기였네요. 스트리트파이터 등이 이때 많이 유행했지요. 동네 문방구 앞마다 오락기가 있었는데, 그 앞에서 동네 꼬마들이 모여 게임을 즐겼습니다.

일본에서 포켓몬스터는 1996년 겜보이용 게임으로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조촐했다고 합니다. 아기자기한 몬스터를 게임 플레이어가 포획하고 과제를 풀어나가는 비교적 쉽고 건전한 게임이었기에 일본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서서히 인기를 얻던 포켓몬스터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 공전의 히트를 칩니다. 각 캐릭터를 최대한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만들겠다는 개발사의 의도가 맞아떨어졌습니다. 이른바 ‘미디어믹스’ 전략입니다.

이 시장은 1990년대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성인이 되면서 더 커집니다. 코 묻은 돈으로 포켓몬 카드를 사던 그들이 성인이 되어 포켓몬 게임을 즐기고, 정밀모형(피겨)을 사고, 수억 원대 희귀 포켓몬 카드를 수집하게 됐죠.

 

소소한 취미라도 가치가 있다 같은 껌이라도 알렉스 퍼거슨이 마지막 경기에서 씹다 뱉은 껌의 가격은 3억 원이 됩니다. 퍼거슨이라는 존재가 브랜드가 되고, 그 브랜드와 희소성을 소비하고 싶은 수요자가 있으면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죠. 희소하지만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그것을 구매력 있는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한다면 어떤 것이든 비싼 가격에 팔릴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포켓몬이 갖는 생태계는 더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3000원에 10장하는 포켓몬 카드에서 10억 원 하는 희귀 카드까지. 그리고 매해 애니메이션과 게임이 계속 나오고 있고, 이를 보고 자라는 신규 수요층이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시장은 계속 유지되고 또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포켓몬 하나로 말이죠.

다만 이 말씀은 드리고 싶어요. 지금 10억 원이 된 카드도, 과거에는 600원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그 카드가 그렇게 가치를 가질지 몰랐습니다. 단지 포켓몬을 즐기고 모으는 취미생활을 하면서 우연찮게 그 가치가 높아진 것이겠지요. 그 시간이 약 20년 정도였고요.

이렇게 보면 어떨까요? 내가 하는 모든 취미 생활이 다 가치가 있다. 미래에 내가 갖고 있는 애장품이 높은 가치를 갖게 되면 좋은 것이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내가 사랑하고 만족했으면 그것이 다가 아닐까요?

그리고 한 가지. 한국에서도 포켓몬 못지않은 캐릭터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가요 등에서 한국 작품의 위상이 올랐고 게임에서도 한국 제품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 IP 혹은 한국의 상징물 정도는 이제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 캐릭터로 그려진 장난감을 사고 카드를 거래하는 미래를 그려봅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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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이데일리 기자 (국제경제/IT/금융 출입) 現) 『금리는 답을 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챗GPT』, 『금융초보자가 가장알고싶은 질문 TOP80'』 도서 저자 現) 팟캐스트·포스트 '경제유캐스트' 운영자 경제매체에서 10년 넘게 경제기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출입처로는 국제경제, IT, 금융 등이 있습니다. 팟캐스트와 네이버포스트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보는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https://www.facebook.com/kys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