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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2.0과 루나코인사태 - 스테이블 코인 이야기

| 스테이블 코인

스테이블(stable) 코인이란, 글자 그대로 가격이 '안정적'(stable)인 것으로, 거의 변하지 않는 암호화폐입니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암호화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것이지요.

​해외송금을 예로 들면, 즉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한국에서 비트코인을 미국으로 송금한다고 하면, 0.001비트코인 정도의 적은 수수료만 내면 미국으로 몇 시간 내에 송금할 수 있습니다. 내 지갑에서 상대방 지갑 주소로 보내면 끝입니다.

​하지만, 해외로 송금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은행을 통한 해외 송금은 최소 2~3일이 걸리고 수수료도 최대 5% 정도 발생합니다. 송금은행 수수료, 전신환 비용, 중개은행 수수료, 현지 은행 취급 수수료 등 각종 명목으로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해외 송금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암호화폐로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송금에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가격 변동이 심하다는 것이지요.

​만약 10,000달러가 필요해서 미국으로 비트코인을 보냈는데, 갑자기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락해서 9,000달러가 됐다면 문제입니다. 돈을 적게 보낸 셈이 되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가격이 올라서 12,000달러가 됐다면 이 역시 문제입니다. 의도치 않게 많은 돈을 보낸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가격 변동성은 결제나 송금 등에서 암호화폐의 가장 큰 약점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스테이블 코인'이 등장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안정적으로 만들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테더'(Tether) 코인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테더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를 테더사에 넣고 그만한 액수의 암호화폐를 발행하면 됩니다. 즉 법정화폐에 가격을 고정시키는 것이지요. 여기서 법정화폐는 달러를 뜻하고 달러에 고정시킨 암호화폐가 바로 테더이며, 약자로는 USDT입니다.

​암호화폐 투자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USDT란 단어는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1,000달러를 보유하고 1,000USDT를 받아 송금하면 USDT를 받은 사람은 다시 테더사에 USDT를 주고 1,000달러를 받아 가면 됩니다. 1달러가 1USDT입니다.

​이는 마치 과거의 '금본위제도'(gold standard system)와 유사한 방식입니다. 즉, 금본위제도에서는 금을 대신하여 실제 거래에는 지폐가 통용되었지만 지폐에 표시된 만큼의 금은 항상 교환이 가능하였습니다.

​하지만 지폐 발행액이 금 보유량을 초과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지요.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금본위제는 폐지되고 지금과 같은 관리통화제도로 전환되었습니다.

​이처럼 스테이블 코인이란, 빠른 시간에 송금하고 이체할 수 있는 암호화폐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 변동이란 약점은 없앤 것이지요.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하면 송금 외에도 부동산이나 상품 등의 거래 대금 지급,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거래 대금 지급 등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테더사를 통해 유로화나 엔 등 다른 법정화폐와 고정된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스테이블 코인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먼저, USDT처럼 법정화폐를 담보물로 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에는 약점이 있는데 바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중앙화된 회사, 즉 테더사 등을 어떻게 믿느냐 하는 신뢰의 문제입니다. 실제 테더사는 한때 담보물 없이 USDT를 발행해 비트코인 가격을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암호화폐를 담보로 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이더리움 등을 담보로 하는 메이커다오(MakerDAO)의 다이(DAI)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다이도 1다이가 1달러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넣으면 다이를 주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더리움은 암호화폐라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담보물의 가격이 하락하는 위험에 대비해 150다이 상당의 암호화폐를 담보로 잡고 100다이를 내줍니다. 만약 암호화폐의 가격이 담보 가치 이하로 떨어질 위험이 있으면 자동으로 처분해서 다이를 회수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 있습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수학적인 알고리즘에 따라 코인 공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안정화하는 코인입니다. 최근 '루나코인 사태'를 일으킨 루나코인이 바로 이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 루나코인 사태와 루나2.0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스테이블 코인은 목적이나 원리 등에는 문제가 없고 사실 필요한 코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도 얼마 전의 '루나코인 사태'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듯, 스테이블 코인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이번 루나코인 사태를 주목하면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얼마 전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루나코인 사태를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라고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스테이블 코인은 자산이 뒷받침되면 안정적이지만, 그렇지 않으면서 20% 수익을 약속한다면 그건 피라미드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피라미드 구조는 결국 산산조각이 나면서 허물어진다며 비판했습니다.

 

 

루나코인의 대폭락 사태는 그동안 뉴스를 통해서도 많이 알려졌지만, 간단히 소개합니다.

​전 세계 암호화페의 전광판 역할을 하는 '코인 마켓 갭'에서는 루나가 테라로 표기되어 있지만, 사실 두 암호화폐는 서로 다릅니다. 우선 테라는 신현성 티몬 창업자가 실리콘 밸리 출신의 권도형 대표와 함께 창업한 순수한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입니다.

​테라 프로젝트에는 가격이 안정적인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Terra)가 있고, 테라의 가치 안정화를 위한 '루나'(LUNA)가 있습니다. 이는 이중 토큰 구조를 통해 테라의 가치를 일정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즉 테라의 가격은 일정하지만 루나의 가격은 변동할 수 있습니다.

​2021년 들어 테라가 '디파이 서비스' 출시하면서 루나의 가치가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21년 3월에 출시된 '앵커 프로토콜'은 다른 디파이 서비스에 비해 비교적 높은 연 20%의 이자율을 내세웠습니다.

​또 담보로 맡긴 토큰도 유동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앵커 프로토콜에서 루나가 쓰이기 때문에 루나의 수요가 커졌고, 가격이 크게 상승했지요.

​그런데 최근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서 나스닥이 크게 조정 받고,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가격이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래 차트에서 빨간색이 하락하는 모습입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한때 10위권에 있던 루나의 충격적인 폭락 모습입니다. 4월 초 약 120,000원에서 지난 5월 중순 0.1원으로 폭락했습니다. 루나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 테라의 급락이 원인이었습니다.

 

 

이미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검찰은 다단계 금융 사기 의혹이 제기된 루나와 테라의 개발사 '테라폼랩스'의 전직 개발자를 소환 조사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검찰은 테라폼랩스 관계자들의 진술, 자료 등을 토대로 권도형 CEO 등 경영진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설계 결함을 알고도 개발을 강행했는지, 의도적인 시세 조종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권도형 CEO는 다수 투자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테라 생태계를 부활시킨다며 새로운 루나코인, 이른바 '루나 2.0' 출범을 강행해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권도형 CEO가 루나 사태 해결을 위해 내놓은 '루나 2.0'은 최근 0.5달러에 바이비트 등 일부 해외 거래소에만 상장됐습니다. 루나 2.0은 상장 직후 3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최고점 대비 88%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권도형 CEO가 루나코인의 설계 결함을 알고도 개발을 강행했다고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투자자는 물론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업계 모두 세계인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다만, 검찰의 수사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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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D대학 경영정보학과 겸임교수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현상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가는 뉴히어로입니다. 특히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