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tera Capital 4월 블록체인 레터 해설: 인플레이션은 이제 시작?
Pantera Capital에서는 매달 블록체인에 대한 투자자 레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달의 주제는 40년+ 만의 인플레이션 고공행진과 그에 따른 채권 금리의 급등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데, 이것은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의 outperform을 예견하는 바탕이 됩니다.
Pantera Capital은 2003년 미국 전설적 헤지펀드인 Tiger Management 출신의 Dan Morehead가 설립하여 22년 1월 기준 AUM $5.6B을 달성했습니다. 2013년부터 암호화폐 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 전통 자산을 다루었던 관점에서 암호화폐 현상을 분석하는데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분석에 앞서, 현재 블록체인 투자 시장에 대하여 early-stage에 머물던 deal marekt이 한 층 성숙(mature)해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014년 전체 92%에 달했던 seed 및 series A투자가 73%까지 하락했습니다. 차트로 보면 그 변화는 더욱 선명합니다.
Pantera는 The Great Unwind라는 표현으로 현재의 채권 시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1987년 Dan Moreland 본인이 월가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을 당시 미국채10년 금리는 10%에 달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2.4%대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작년 12월 초대비 무려 100bp나 오른 것입니다(채권에서 금리 100bp 상승은 엄청난 수준). 그런데 Pantera는 앞으로 2~300bp는 족히 더 상승하여 미국채10년 금리가 5%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40년간 이어져온 금리 하락 추세가 드디어 마감하고 본격적인 되돌림을 보일 것이라는 겁니다. 즉, 금리의 The Great Unwind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격적 예측의 근간에는 40년 래 최고의 인플레이션 수준과 집값 상승, 역사상 최고 수준의 연준 대차대조표 자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미국의 core CPI는 1982년 8월 이후 최고인 6.4%를 기록했습니다. 집값까지 포함할 경우 무려 10.7%입니다.
이번 투자자 레터의 제목인 “It’s Called The 70's”에서 알 수 있듯 70년대 인플레이션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보고있는데, 과거 연준이 소위 ‘inflation fighter’였던데 반하여 최근에는 인위적으로 일드커브를 누르고 있는(국채 매입하여 금리 하락 유도) 정책을 써왔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연준의 대차대조 자산이 9조달러까지 쌓여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연준이 더 이상 채권시장을 부양할 계획이 없고 대차대조 자산 축소를 표방하고 있으니, ‘인위적으로’ 지탱되던 채권 금리와 가격 (금리가 낮을 수록 채권 가격은 상승)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고, 이를 받쳐줄 주체도 시장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인플레이션이 7%에 육박하는데 고작 2% 이자를 주는 채권에 투자할 시장의 투자자는 없다는 의견입니다. 그래서 Pantera는 미국채10년 금리가 5%대까지 상승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논리입니다.
한편, 현재 연준이 분명한 금리인상 기조를 취하고 있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천명하고 있지만,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공급망 병목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물가상승에 대해 안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공급망이 아닌 노동시장으로 부터의 임금상승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은 세계2차대전 이후 가장 타이트한 수준입니다. 사실, 2008년 이후 연준이 경기과열이나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공격적 긴축보다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더욱 경계하는 스탠스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가파른 자산과 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또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현재 연준은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지 못한채 진퇴양난에 빠질 것이라고 Pantera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채권 금리의 급등(가격의 급락)과 이로인한 주식시장의 부진이 따라올 것이고, 암호화폐 자산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outperform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채권시장을 오랜 기간 경험한 사람으로서 Pantera의 금리 급등 시나리오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바 이지만 미국채10년과 같은 장기물의 금리에는 인플레이션만이 주요 factor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적정 장기금리를 추정할 때는 기대인플레이션과 동시에 잠재성장률을 반영합니다. 장기금리가 성장률을 반영하는 것은 경기가 침체될 경우 채권이 안전자산으로써 역할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것이 무엇이든 시장의 불안요소가 부각될 경우 채권이라는 안전자산의 매수세가 발생하고 이는 가격상승&금리하락 압력으로 이어집니다.
현재의 인플레이션 추세가 가파르고 Pantera가 보기에 연준의 스탠스가 여전히 완화적일 수 있지만, 연준의 긴축 기조는 이미 시장의 잠재성장률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최근 역전된 미국채 2년-10년 금리가 이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경기침체를 예견하는 단연코 가장 중요한 signal입니다. 채권시장은 이미 연준의 긴축기조로 인한 성장률 침체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Dan Morehead가 전통자산 투자자 출신이긴 하지만 채권은 주식과 비교해서 굉장히 결이 다른 자산이기에 관점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것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하고 있던 부분이었는데, 현재 쟁점은 과연 이번 장단기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냐에 대한 것입니다. 과연 이번엔 This time is different가 맞을지 귀추가 주목 중인데 Fed의 금리인상 기조로 현재와 같은 장단기금리 역전 상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채권 금리와 일드커브가 시장에서 영험한 factor로 인식되는 이유는 현재 경제펀더멘탈의 상태를 반영하는 동시에 미래 시장에 대한 (지금은 보이지 않는) beyond horizon 예측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채권쟁이가 아닌 코인쟁이가 된 제 관점에서도,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암호화폐가 대부분의 시장 자산을 outperform하는 재료가 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다만 outperform의 원천이 Pantera의 주장처럼 금리 급등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앞으로 보다 선명해질 그리고 연준의 정책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Digital State의 펀더멘탈에 기반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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