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해자기업 50개 종목에 투자하는 ETF ‘MOAT’
SUMMARY
- 워런 버핏의 투자 전략 '경제적 해자'를 지닌 기업에 투자하는 연배당 ETF 'MOAT'
- 각 산업섹터 내 경쟁 우위를 확보한 강소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운용 수수료가 높은 편
- 배당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으나, 경제 위기 가운데 방어력을 높일 수 있음
- 지난 9년간 MOAT는 QQQ보다 낮지만 SPY보다 높은 수익률을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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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사랑한 아이디어 해자(垓子)란 아래 이미지처럼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을 의미합니다. 경제적 해자란, 경쟁자들로부터 해당 기업을 보호해 주는 구조적 우위를 뜻하죠. 시장은 언제나 변화무쌍하고 절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시장은 늘 호황과 침체가 반복됩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폭락 속에서도 튼튼하게 살아남는 기업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시장의 변화 가운데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꾸준한 고수익까지 창출해낼 수 있는 기업들이 바로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입니다. 중세 시대 성벽 앞에 도랑을 파서 적이 함부로 침투하지 못하게 만든 해자처럼, 충분한 고수익을 내면서 다른 기업이 넘볼 수 없게 만드는 해자기업들도 있는 것이죠.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 역사상 최고의 가치투자자, 워런 버핏은 “내가 투자에서 하는 일은 경제적 해자로 둘러싸여 철통방어 되고 있는 성을 찾아내는 것이다”라는 투자관을 밝혔습니다. 가치투자란 가격(주가)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기준으로 행하는 투자 방식을 말합니다. 기업의 가치는 자산, 수익, 무형의 세 가지 가치로 나뉩니다. 워런 버핏이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형가치, 그중에서도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입니다. 우리가 투자할 기업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해자를 가진 기업을 찾아내는 일인 것이죠. 기업 분석을 할 때 재무제표를 살펴 보기에 앞서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 "과연 이 기업이 해자를 갖고 있는가?"인 것인데요. 워런 버핏이 수십 년간 보유하고 투자했던 코카콜라(티커:KO)나 뱅크오브아메리카(티커:BAC), 그리고 최근에 투자해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1위 투자처이자 포트폴리오 내 구성비 40%를 넘어서는 애플(티커:AAPL). 이 종목들이 바로 각 산업섹터를 대표하는 해자기업들입니다.
경제적 해자기업만 낚는 숨은 진주 ETF의 천국인 미국에는 이런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경제적 해자기업만 선별해서 투자하는 ETF가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주 같은 종목입니다. 출시된 이후 미국을 대표하는 ETF ‘SPY’나 ‘QQQ’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뒀죠. 그럼 경제적 해자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인 ‘MOAT’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MOAT ETF의 주요 특징부터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MOAT ETF는 VanEck 자산운용사에서 2012년 4월에 출시한 ETF입니다. 출시된 지 만 10년이 넘은 오래된 ETF이죠. 펀드 매니저가 선별한 산업섹터별 경제적 해자기업 50개 종목에 투자하며, 액티브 펀드라 운용 수수료가 0.46%로 높습니다. 1년에 한 번(12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연배당ETF이며, 2022년 기준 세전 배당률은 1.25%입니다.
투자섹터별 구성비는 기술섹터가 30%로 가장 높고, 산업 18%, 금융 14%, 헬스케어 12%, 경기소비재와 통신 각각 9% 구성비로 산업섹터별로 고르게 분산되어 있습니다. 부동산이나 에너지섹터 내 기업이 제외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보유종목 TOP10을 보면, 비록 우리가 아는 빅테크 기업들은 아니지만, 각 산업섹터별로 경제적 해자를 구축한 뛰어난 강소기업들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구성비 1위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 회사이자 방위 산업체인 보잉입니다. 2위는 온라인 경매 전자상거래 기업인 메르카도 리브레, 3위는 바이오주로서 신경질환계 선도 기업인 바이오젠, 4위는 핸드메이드 전자상거래기업 엣시, 그리고 10위 내에 미국의 엔지니어링 분야 강소기업인 에머슨 일렉트릭과 그래픽디자인 소프트웨어 해자기업 어도비 시스템즈 등이 포함되어 있네요. TOP10 내 기업의 면모만 봐도 각 산업섹터 내 마이크로한 영역에서 자기만의 확고한 사업분야 TOP기업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ETF 선택 시 자산운용사 순위도 중요한 고려 요소인데요.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출시한 종목들이 상장폐지 위험이 낮고 안정성이 높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물론 자산 운용사보다 중요한 고려 요소는 해당 상품이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지 또는 배당성장 종목인지 등 투자자의 성향과 투자 목적에 맞는 종목을 고르는 안목입니다.
MOAT ETF를 출시한 VanEck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자산운용사일 텐데요. 미국에는 170개가 넘는 자산운용사가 있는데, 운용자산 규모로 7위 정도이기 때문에 블랙록이나 뱅가드, SPDR과 같은 3대 자산운용사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죠. 하지만 매우 작은 중소운용사는 아닙니다. VanEck는 전 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는 규모있는 글로벌 투자 운용사입니다.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한 프로셰어즈의 비트코인 선물 ETF 상품에 이어 두 번째 암호화폐 투자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현금 흐름에 목말라 있다면 NO MOAT ETF의 상장 이후 지난 10년간 연도별 주가 변화입니다. MOAT는 2012년 상장된 후부터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11.3%에 달했습니다. 큰 기복 없이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작년 시장의 큰 하락장 위기에도 -14.7%라는 준수한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과연 2022년 MOAT의 성과는 시장을 뛰어넘는 방어력을 보여줬을지, 글 후반부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ETF 종목들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MOAT ETF는 세전 배당률이 1.25%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배당ETF로 분류하기는 어렵습니다. 배당 ETF의 경우 3% 이상의 배당률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SCHD ETF와 같이 매년 배당금이 증액되는 배당성장ETF 분류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최근 5개년간 MOAT의 주당 배당금은 0.7~0.9달러 내외였습니다. 2022년 주당 배당금은 0.8119달러로 2021년과 비교해서 배당금이 1.3% 줄었습니다.
또한 MOAT는 1년에 단 한 번, 12월에 배당금을 지급하는 연배당 ETF입니다. 배당 투자자들은 배당ETF 중 월배당 또는 분기별 배당을 선호하는데요. 현금 흐름에 목말라 있는 이들을 만족시켜주기 때문이죠. 그런데 MOAT는 세전 배당률도 1%초반대로 낮으며, 연간 배당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배당을 목적으로 투자하기 적합한 종목은 아닙니다.
MOAT ETF의 최근 5개년 주가 및 실질 배당률 현황입니다. MOAT의 주가는 41달러(2018년)에서 76달러까지(2021년) 상승했다가 64.91달러로(2022년) 마감했습니다. 세전 실질 배당률은 1.8%에서 주가가 가장 높았던 2021년에 1.09%까지 낮아졌습니다. MOAT는 배당금이 꾸준히 증액되는 ETF는 아니기 때문에 주가의 상승 또는 하락에 따라 세전 배당률이 달라집니다.
MOAT vs SPY vs QQQ 경제적 해자기업 50개 종목에 투자하는 액티브ETF ‘MOAT’의 2022년 주가 수익률은 -15.2%였습니다. 거기에 운용보수 0.46%와 세전 배당률 1.25%를 반영한 총 수익률은 -14.4%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패시브ETF인 SPY, QQQ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Y의 2022년 주가 수익률은 -19.9%였고, 운용보수와 배당률을 반영한 총 수익률은 -18.4%였습니다.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QQQ의 주가 수익률은 -33.7%였고, 운용보수 및 세전 배당률을 반영한 총 수익률은 -33.1%로 3개 ETF 중 가장 나쁜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한 해 투자 수익률은 3종목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마이너스 수익률이었으나, MOAT > SPY > QQQ 순으로 MOAT가 그나마 가장 좋은 방어력을 보여줬습니다.
2022년은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으로 급격한 금리인상이 발생했었죠. 성장주나 중소형주들에 비해 영업이익이 견고한 해자기업들에게는 유리한 시장이었습니다. 그렇다면 MOAT가 상장한 이듬해인 2013년부터의 성과를 비교해 보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MOAT의 지난 9년간 수익률은 125.1%, 9년 동안의 운용보수와 세전 배당률(2022년 배당률 기준으로 9년 합산)을 반영한 총 수익률은 133%였습니다. SPY는 122%, QQQ는 208%로 지난 9년 동안의 투자 수익률은 QQQ > MOAT > SPY 순이었습니다. 2010년 이후에는 4차 산업 혁명을 대표하는 기술성장주의 시대였음을 감안했을 때, MOAT는 나스닥 기술주 중심의 QQQ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S&P500 지수 내 500개 기업의 평균 성과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여준 것입니다.
MOAT ETF 요약정리 MOAT는 경제적 해자기업 50개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자자로 평가되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평소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왜 워런 버핏은 해자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했을까요? 워런 버핏이 말하는 가치투자란 지속적인 경제적 해자기업을 찾는 것이 아닐까요? 경제적 해자를 구축한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높은 자본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테죠.
다만 MOAT ETF는 각 산업섹터별 해자기업을 선별해서 투자하는 액티브펀드이므로 운용 수수료율이 0.46%로 높은 편입니다. 보통 패시브 ETF들의 운용 보수가 0.2% 이내임을 감안한다면 높은 운용보수는 장기투자 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MOAT는 월배당이나 분기배당이 아닌, 1년에 단 한 번 배당을 지급하는, 보기 드문 연배당 ETF이죠. 세전 배당률도 1.25%로 낮아서 배당의 묘미를 느끼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각 산업섹터별로 경쟁 우위를 확고히 한 해자기업들에 투자하는 ETF이기 때문에 2012년 상장 이후 지난 10년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11.3%로 좋은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S&P500지수를 추종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패시브 SPY ETF보다 오히려 좋은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다만 기술 성장주 중심의 QQQ를 뛰어넘지는 못했습니다.
ETF 상품은 미국에만 2,000개가 넘기 때문에 종류가 많아 복잡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ETF만큼 좋은 투자 상품도 없습니다. ETF의 종류가 많은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투자자의 투자 스타일이나 전략, 투자 목적에 맞게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함입니다.
각 산업섹터별로 굳건하게 해자(垓子)를 구축한 기업들에 투자를 한다면 적의 공격(=경제 위기)에는 훌륭한 방어력을, 상승시기에는 좋은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적 해자기업에 투자하길 원하는 투자자들이라면 MOAT ETF를 잘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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