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가상자산 시장에 찾아온 위기
Summary
- 루나사태, FTX 파산신청, 위믹스 상장 폐지 등 잇따른 사건들이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를 훼손함
- 과거보다 시장 파급력이 크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상황
-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이번 위기 역시 넘어서고 다시 성장할 것으로 전망
-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실제 사례를 통한 가상자산의 증명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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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FTX, 그리고 위믹스까지…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부정적인 뉴스의 연속이다. 5월 루나사태, 그리고 최근의 FTX 파산신청에 이어 국내 거래소에서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의 퇴출이 결정됐다. 시장에서 가격의 등락은 늘 있는 일이고, 급등과 급락도 경험할 수 있다. 요즘은 주식시장에서도 지수나 우량기업의 급등락도 종종 보일 정도니 말이다. 당연히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급등락도 나올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연달아 터진 부정적인 사건들로 인해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상자산 시장 내 6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던 루나가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됐고, 슈퍼볼 광고에 나오던 FTX가 불과 며칠 만에 파산신청을 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에 근본적으로 의구심이 들고 있다. 마침 국내에서도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가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는 등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13년의 가상자산 시장 역사에서 여러 번의 급락과 회의론이 제기됐지만, 이번의 파급력은 예년보다 훨씬 크다는 생각이다.
이번에도 반복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실 시장에 대한 회의론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과거 마운트곡스의 해킹 사건, 2018년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중단에 대한 경고, 중국의 금지 등 가상자산 시장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부정적인 이슈들은 많았다. 그리고 흔히 사기꾼 혹은 다단계라고 불리는 여러 사건들로 인해 일반인들의 시각도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편이었다. 흔히 ‘코인’에 투자한다고 하면 색안경을 쓰고 보거나, 요즘 아이들이 가격 급등에 휩쓸려 투기를 한다는 생각이 강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일부 그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빠르게 발전했다. 디파이(DeFi), NFT들로 대표되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나오기 시작했고, 메타버스 및 게임과 결합해 플레이투언(P2E) 형태의 프로젝트도 등장했다. 결제가 안 된다는 비판을 비웃듯 몇몇 나라에서는 가상자산을 자국 통화처럼 쓴다든지, 아니면 실제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증가해왔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한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카타르 월드컵(crypto.com), 슈퍼볼(FTX)에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고, 많은 대학생들은 블록체인 기업에 취업을 희망했다. 기존 기업들도 가상자산 시장을 더 이상 투기의 전유물로만 보진 않았다. 오히려 미래 먹거리로 인식하며 메타버스, NFT, P2E 등 다양한 형태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외 금융기관들 역시 미래 먹거리로 가상자산 시장에 관심을 가져왔다.
‘안 된다’, ‘과열됐다’, ‘존재의 이유가 없다’ 등 세간의 부정적 인식을 무릅쓰고 이뤄낸 쾌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마침 그 타이밍에 루나, FTX, 위믹스 사태가 연달아 터진 것이다. 시장을 믿고 투자하거나, 제품을 만들던 제작자나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반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역시 그럴 줄 알았다”라는 식의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회의론은 지난 몇 년간 계속해서 반복돼 온 현상들이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영향력과 파급력이 과거에 비해 커진 만큼 받는 충격도,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덩달아 커졌다.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까? 악재의 연속이고, 앞으로도 안 좋은 소식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역설적으로 루나, FTX, 위믹스 등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시장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다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우선,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제는 장밋빛 전망을 ‘현실’로 보여줘야 한다. 2009년에 비트코인이 알려진 이후, 기대감에 의해 시장은 커졌다. 비트코인이 화폐처럼 쓰이고,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해 다양한 디앱(Dapp)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은 흥분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당장 화폐로 쓰이지 않았고, 이더리움은 값비싼 가스비 등으로 인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용되지 못했다. 다시 시장이 활기를 띤 것은 비트코인의 사용처가 늘어나고 이더리움을 활용한 디파이(DeFi), NFT 등의 실제 사례가 나온 직후였다. 이제는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단순한 기대감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제도나 규제의 정비다. 루나사태가 발생한 이유도, FTX가 파산신청을 한 이유도 제도나 규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가상자산 시장을 그들만의 리그로 생각하는 이유는 믿을만하고 공신력 있는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만들고, 프로젝트를 기획 중인 기업은 투명하게 정보를 공시해야 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한다. 유통량이 얼마인지, 실제 발행된 코인이 몇 개인지를 직접 검색해 찾아보는 것이 아닌 공시를 통해 투자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전통시장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이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이번 여러 사태들을 경험 삼아 제도와 규제의 정비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물론 이렇게 되면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 본연의 사고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 보호와 신뢰다.
이번이 몇 번째 위기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가상자산 시장의 위기는 여러 차례 있었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러한 부정적 전망을 비웃듯 시장은 다시 빠르게 성장하곤 했다. 이번 위기도 몇 년 후에는 그저 또 한 번의 어려웠던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처럼 시간이 지나면, 그리고 반감기가 다시 도래하면 회복되기에는 시장 영향력과 파급력이 더 커져 있을 것이다. 실제 유스케이스를 통한 증명, 그리고 이 기회를 통한 제도와 규제의 정비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신뢰를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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