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미분양 관리지역, 거제시 주택시장의 명(明)과 암(暗)
Summary
- 악성 미분양을 제외한 거제시의 준공 전 미분양 물량은 대부분 해소
- 전국적으로 작년 대비 아파트 거래 건은 줄어든 반면, 거제시의 경우 7배가량 증가
- 거제시의 투자 매력도는 높으나 주요 지역에 국한하여 투자를 검토하는 선구안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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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차 미분양 관리지역이 지난 10월 발표됐다. 9월에 발표한 61차 미분양 관리지역에는 충남 아산시와 경남 거제시가 지정된 바 있다. 그런데 62차에서 아산시가 제외되면서 거제시는 유일한 미분양 관리지역이 되었다. 다행히 지난 11월 말 발표한 미분양 관리지역에 전남 광양시가 포함되어 다시 2개 지역 체제로 확대됐다.
주택도시 보증 공사(이하 “HUG”)는 매월 전국 각 지역의 주택 시장 안정성 관리 차원에서 미분양 관리지역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1) 미분양의 증가, 2) 미분양 해소 저조, 3) 미분양 우려, 4) 모니터링 필요 지역 등의 요인을 고려하여 선정한다.
미분양 관리지역 내에서 분양보증을 받으려면 예비심사 또는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타지역 대비 주택 공급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셈이다. 또한, 미분양 관리지역이라는 타이틀은 마치 부진 학생이라는 명찰을 가슴 한쪽에 달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마지막 미분양 관리지역인 거제시의 주택시장 통계를 바탕으로, 부진 지역이라는 오해를 해명하는 한편 아직 미흡한 부분을 진단하는 글을 쓰고자 한다.
| 거제시 주택시장의 명(明)
① 준공 전 미분양은 대부분 해소 거제시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사유는 위에서 언급한 선정 요건 중 2~4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미분양 해소가 저조한 것이 우려되며, 이에 따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 HUG의 결론이다.
’16~’21년 10월 거제시 미분양 세대 추이 © 거제시청
거제시의 미분양 물량은 2016년 말 1,586세대를 기점으로 ‘19년 말까지 1,800세대 수준으로 막대하게 이어졌다. 그러다 2020년부터 점차 소진되기 시작했다. 미분양 물량은 ‘20년 전년 대비 39.5%, ‘21년에는 전년 대비 32.2% 감소하면서 ‘21년 10월 말 기준 832세대로 급격히 줄었다.
그럼에도 ‘21년 9월 기준 경남 전체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1,794세대인 점을 감안할 때 거제시의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거제시의 미분양 세대를 숫자로 단순하게 인식하기보다, 지역과 세부 사업장별로 살펴보면 현재의 미분양 수준에 대해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21년 10월 거제시 미분양 사업장별 현황 © 거제시청
‘21년 10월 말 기준 거제시 832세대의 미분양 물량 중 814세대는 이미 준공 후 3~5년이 경과한 악성 미분양 사업장이다. 해당 사업장들은 거제시의 중심지인 수월동, 고현동, 장평동 등에서 떨어진 일운면, 거제면 등에 위치해 있다. 이들 사업장들은 최초 분양했던 ‘15년 이후로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최근 분양했던 고현동, 장평동, 상동동 등 사업장은 분양 시점에 대부분 물량을 분양 완료했다. 가장 물량이 많았던 상동동 거제디클리브 또한 10월을 기점으로 전체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었다.
거제시의 잔존 미분양 물량은 최근 주택 분양을 했던 지역과 다른 생활권을 공유한다. 이는 악성 미분양으로 장기적 해소가 어려운 구조다. 실제 거제시는 거제 빅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주택 사업이 활발한데, 해당 사업지 인근의 분양 실적은 매우 양호하다. 즉, 단순히 거제시의 미분양 물량이 잔존한다고 하여 주택시장이 침체하여 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20년 10월~‘21년 9월 지역별 아파트 매매건 수 추이 © 한국감정원 R-one
② 아파트 거래 줄었다는데, 거제시는 7배 증가 최근 1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20년 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이후 최고치인 10.6만 건을 기록한 후, 현재까지 5~6만 건 사이에 머물고 있다(‘21년 9월 기준). 이는 경남지역 전체로 봐도 전국과 동일한 추세이며, 경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창원시 역시 작년 수준의 거래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거제시는 ‘20년 10월 아파트 매매 건 199건을 기록한 이후, ‘21년 9월 최근 1년간 최고치인 1,398건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0월 대비 7배가량 늘어난 수치로, 경남 지역의 전체 아파트 매매 건 중 거제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1년 만에 4.6%에서 21.7%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현항 인근 거제 빅아일랜드에 분양했던 유로 스카이, 유로 아일랜드, 장평포레나, 상동동 더샵 디클리브 등의 공급면적 33평형 아파트가 ‘21년 초부터 10월까지 약 1,500건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현재 거제시가 경남 지역 내에서도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며, 그중 고현항 등 삼성중공업 조선소 인근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 거제시 주택시장의 암(暗)
일부 지역에 국한되는 상승 추세 거제시 주택 시황은 신규 주택 공급 및 과거와 확연히 다른 수준의 거래량으로 최근 몇 년간의 지지부진함을 딛고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으로 신규 시장에 진입할 때 마켓의 사이즈를 측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가격과 양을 곱하여 추정하는 것이다. 시장의 크기는 수요가 반영된 정량화된 수치인데, 그런 관점에서 수요의 가장 중요한 양 축은 가격과 양이다. 즉 가격이 높고 거래량이 많으면 해당 시장은 잠재 수요가 풍부한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20년 10월~‘21년 10월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추이(단위: 만원) © 한국감정원 R-one
위의 그래프는 최근 1년간 전국과 경남, 거제시의 아파트 세대당 매매가격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20년 10월 이후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 추세이며, 이는 경남과 창원도 동일한 흐름을 보인다.
3개 지역에서 모두 ‘21년 10월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된다. 반면 거제시는 ‘20년 10월 이후 보합 추세를 이어가다, ‘21년 3월부터 지속 상승 추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1년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8%로 전국이나 경남, 유사 산업 도시인 창원 대비 저조한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거제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인근 지역 대비 큰 폭으로 하회하고 있어, 거래량이 많아졌다고는 하나 비싼 값을 지불할 정도의 과수요 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 결론
거제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60개월 연속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부진 지역 이미지를 벗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제 그 안으로 들어가 주택 시황을 살펴보면, 미분양 사업장은 그만의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주택 거래량 상승세 역시 인근 지역 중 가장 양호하다.
이런 점에서 거제시 주택 시장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데 돕고자 하는 마음이다. 물론 거제시 전체 주택 수요가 폭발적으로 높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조선소를 중심으로 한 중심지역의 주택 수요가 단기간 내 꺾일 가능성은 제한적이지 않을까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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