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국도화학과 오몽의 파이모델 #1
Summary
- 글로벌 회사 인수, 반도체 호황에 KCC와 국도화학에 투자
- 예상치 못한 변수 및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에 목표 이익 실현 못하고 손절매
- 그러나 올해 들어 두 주식 모두 주가가 반등하면서 대표적인 투자 실패 사례가 됨
© pixabay
오늘은 부끄러운 투자 경험을 언급하겠습니다. 처음 투자할 당시만 해도 근 10년간 헤매던 업황이 곧 개선되어 정점으로 갈 거라 믿었습니다. 몇 가지 투자 포인트가 유지되는 한 2~3년 투자할 경우 목표한 수익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하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조변석개한 제 투자 판단 때문입니다.
글로벌 경기 정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하던 2019년 초. 증시 정점이 빠르면 연말 즈음, 늦어도 20년 상반기에는 변곡점을 지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호황의 끝이 보일 무렵에는 대개 시장이 조급해져 과열 양상을 보이곤 합니다. 편하게 수익을 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선 자산 가치가 양호한 회사 중 업황 개선으로 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기업의 주가가 견조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KCC와 국도화학이라는 회사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 나의 투자 실패담 ① KCC
글로벌 회사 인수 소식에 매수 KCC는 국내 1, 2위를 다투는 건자재 회사입니다. 건축/자동차/조선용 페인트, 베란다 창호, 석고보드, 단열재를 주로 생산합니다. 실리콘 모노머도 만듭니다. 재무구조가 매우 우량하고 현대중공업, HDC현대산업개발 등 범현대 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삼성물산 지분만 해도 2조 원 이상을 가진 전통적인 자산주입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에 무리하게 진출했다가 실패하고 건설 경기가 부진하여 상당 기간 주가가 부침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말 글로벌 2위 실리콘 회사인 미국의 모멘티브를 인수하였습니다. 인수 전 모멘티브 실적을 감안하면 차입하여 인수해도 KCC 가치에 도움이 될 M&A로 판단했습니다. 모멘티브 시너지를 기대하며 2019년 1월부터 편입하였습니다. 목표 가격은 최소한 40만 원, 목표 수익이 +40% 이상이었습니다(그림 2 참조). 28만 원부터 분할 매수하여 평균 단가를 26만 원 정도로 맞췄습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의 등장 그런데 모멘티브 인수가 승인되어 기대감으로 반짝하던 주가가 예상과 달리 부진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회사가 시장이 기대하는 모멘티브 현황을 속 시원히 알려주지 않았고 국내 건자재 시황이 부진하여 본업의 영업 이익이 감소한 탓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물산 주가마저 하락하여 대규모 평가차손을 영업 외 비용으로 인식해야 했습니다. 결정타는 코로나 19였습니다. 미국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미 연준이 20년 2월 금리를 급작스레 낮추자 증시가 급락했습니다.
1~2년 더 가져갈 계획이었으나 현금 비중을 늘리려고 17~18만 원에 손절매했습니다. 애매한 가격에 팔다 보니 10만 원을 찍고 꾸물꾸물 올라와도 손이 나가질 않았습니다. KCC보다 반등이 빠를 기업이 많다는 판단도 한몫했습니다. 올해 들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자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여 34만 원까지 회복하였습니다. 20년 3월 최저점이 10만 원대였으니 대략 2.5배 올랐습니다.
<그림 1> KCC 매매 사례
<그림 2> 모멘티브 인수와 KCC 분할을 반영한 예상 재무제표와 밸류에이션 테이블
| 나의 투자 실패담 ② 국도화학
반도체 호황 기대감에 투자 결정 두 번째로 소개할 기업은 국도화학입니다. 에폭시 수지와 폴리올 수지라는 합성수지를 만드는 중견 회사입니다. 에폭시 수지는 페인트 같은 도료의 원료입니다. 가전이나 반도체에도 접착용 소재로 사용됩니다. 이외에도 토목, 건축, 항공 등 전산업에서 사용되는 필수 원자재입니다. 보통 범용보다 IT, 반도체용이 마진이 좋습니다.
18년이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였습니다. 19년에는 반도체 경기가 급랭했지만 글로벌 실물경기 확장이 유효하리라 기대되어 실적 증가를 주가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동사는 에폭시 수지 국내 1위 업체입니다. 중국 캐파까지 포함하여 연산 81만 톤 생산 가능합니다. 한 번 시황을 타면 7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검토 당시 시가총액은 2,700억 원. IFM 이후 적자를 낸 적이 없이 꾸준하게 자기 자본을 늘려온 대표적인 저 PBR 기업입니다. 중국 자회사 준공으로 과거보다 생산 규모가 비약적으로 늘어 이번 호황에는 8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대하며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원금만 챙기고 나왔는데… 2019년 10월부터 매수하였습니다. 평균 단가는 4.5만 원대입니다. 목표 주가는 11만 원 이상. +240% 수익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경기 관련 업종이 모두 하락하며 동사 주가도 3만 원대까지 급락했습니다. KCC처럼 반등이 더 빠를 주식으로 교체한다는 심정으로 작년 7월 원금에 육박할 때 정리했습니다.
한동안 주가가 지지부진하다가 연말부터 풍력 발전기에 에폭시 수지가 들어간다는 풍력 관련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국에서 에폭시 수지 생산이 원활치 않은 탓에 제품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원재료인 BPA, ECH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며 제품 가격이 상승하여 실적 기대가 커졌습니다. 4월 중순, 21년 1분기 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영업이익 259억 원. 동사 창사 이래 분기 최대 실적입니다. 서프라이즈 실적에 마침내 며칠 전에 사상 최고가 9만 원 이상을 터치하였습니다. 작년 저점으로는 2.8배가 올랐습니다.
<그림 3> 국도화학 매매 사례
<그림 4> 국도화학 목표 밸류에이션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