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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JUTOPIA

2022년 4월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하여

Summary

- 경기 침체의 전조 증상으로 알려진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분석

- 미국채 10년물-2년물 금리의 수익률 곡선은 전통적으로 경제 전망 풍향계 역할을 해옴

- 수익률 곡선 역전 시점부터 경기 침체까지 평균 18개월 소요

- 연준은 금리 인상 및 양적 긴축을 시사했으나, 예상만큼 매파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 iStock

 

2022년 3월, 장단기 금리 역전의 시작 코로나19가 변이 바이러스로 계속해서 확산되며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유가는 폭등하고, 전 세계 공급망은 더욱 타이트해졌으며,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채 금리의 기간 스프레드는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3월 21일에는 10년물과 5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됐으며, 28일에는 30년물과 5년물이 역전됐다. 29일에는 장 중 일시적으로 10년물과 2년물 금리까지 역전됐다. 이하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 금리 역전을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통칭하겠다. 미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은 앞으로 다가올 경기 침체의 전조이다.

지금의 장단기 금리 역전과 고공 행진 중인 유가, 그리고 높은 인플레이션은 오일 쇼크가 일어났던 1973년을 떠올리게 한다.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빠질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진다. 때문에 기술주와 성장주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사이클은 과거보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된 지금, 우리는 연준 금리 사이클의 어느 구간에 있고 앞으로 기준금리 경로는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전망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장기물 금리는 단기물 금리보다 높다. 그래서 만기가 가장 짧은 채권부터 만기가 가장 긴 채권의 금리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우상향하는 곡선(수익률 곡선, yield curve)이 된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 이런 수익률 곡선이 점차 평평해진다. 나아가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면 수익률 곡선이 뒤집히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후퇴의 전조로 여겨진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세계 장기 시장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단기물이다. 그래서 두 금리 수준을 이은 채권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은 전통적으로 경제 전망의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다. 수익률 곡선의 커브가 평평해지거나 역전되는 것이 전형적인 침체의 전조로 해석되는 이유다.

3월 29일 장 중 일시적으로 미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돌았다. 4월 1일에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380%에서 거래됐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폭등해 2.436%를 기록했다. 이날 수익률 곡선 커브 역전은 지난 29일 역전과는 달리 장 중 내내 이어졌다. 이날 장단기 금리차는 5bp 정도 역전돼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것이다.

미국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채 장기물보다 단기물 위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채권의 금리가 오르므로 장기물보다 단기물의 채권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른다. 연준은 올해 남은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 넘게 올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채 단기물 금리는 계속해서 가파르게 오를 수 있고, 장단기 금리 차이는 다시 넓혀지기 힘든 상황이다.

 

장단기 금리차 그래프(1980.1 ~ 2022.3). 10년물 미국 국채(장기)와 2년물 미국 국채(단기)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를 말한다. 파란색 선 그래프는 장단기 금리차를 뜻하며 회색 음영은 경제 위기 구간을 표기한 것이다. 장단기 금리차가 0 이하로 떨어진 후에 수개월 안에 경제위기가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fred.stlouisfed.org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의미하는 것 수익률 곡선이 경제 전망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은 채권의 금리를 만기 별로 점을 찍어서 연결한 그래프를 뜻한다. X축이 만기를, Y축이 수익률을 나타낸다.

 

 

일반적인 수익률 곡선은 X축 좌측의 만기가 짧은 채권에서 우측의 만기가 긴 채권으로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그린다. 채권 투자자는 돈을 빌려주는 기간이 길수록 리스크에 대한 보상으로 높은 수익(이자)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미국채의 수익률 곡선은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 전망에 가장 많이 참고하는 지표다. 만기에 따라 3개월, 2년, 5년, 10년, 30년인 미 국채들의 수익률 곡선을 비교 기준으로 한다.

수익률 곡선은 미래 경제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채권의 경우 현재 채권 가격 대비 연간 지급되는 이자를 말함), 금리는 상호 의존적이기 때문이다. 수익률 곡선에서 중요하게 확인할 부분은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 변화다. 경제가 확장하고 있을 때의 수익률 곡선은 일반적인 형태다. 이 시기에 투자자들은 미래에 금리와 경제 성장률이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경제 전망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따라 수익률 곡선의 형태는 달라질 수 있고 역전되기도 한다.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기 시작한다는 것(yield curve flattening)은 투자자들이 경제성장률의 둔화를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에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면 만기가 긴 채권의 수익률은 떨어질 것이고, 만기가 짧은 채권의 수익률은 올라갈 것이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다가 마침내 수익률 곡선이 반전되게 된다.

 

 

이렇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 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 역사적으로 미 국채의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일어난 대부분의 경기 침체를 선행했기 때문이다.

수익률 곡선은 당장의 경제 상황을 시사하는 것보다 시장 참여자들의 종합적인 기대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시점부터 경기 침체까지 평균 18개월의 기간이 걸렸다. 최대로는 3년 후에 경기 침체가 온 적도 있다. 역전된 수익률 곡선은 투자자에게 경제 침체를 암시하는 뚜렷한 지표가 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미국에 경제 침체가 올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미국채의 수익률 곡선이 역전(장단기 금리 역전) 되면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역전된 수익률 곡선은 미국과 세계 경제성장 둔화를 시사한다. 낮은 성장률(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에 제한을 줄 수밖에 없고 기준금리는 고점에 이른다. 이후 경제 위기와 함께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된다. 그래서 미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난 후에는 조정 시마다 금리가 고점을 지나 인하할 때 유리한 자산들을 저가에 모으면서 경제 위기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연준의 금리 사이클에서의 장단기 역전 연준은 지난해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tapering,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것)과 금리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전 세계 주식시장 주가 지수는 2022년 3월까지 고점 대비 20~30% 하락했다. 3월 FOMC가 열린 3월 16일을 전후해 미국 주식시장은 마침내 바닥을 다지고 의미 있는 반등에 성공하게 된다.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금리 인상과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 매파적 발언을 이어서 하면서 미국 국채(이하 미국채)의 단기물의 수익률은 급등했다. 4월 1일에는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수익률 곡선이 장 중 내내 역전됐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의 경제 사이클 순서를 참고하면 자산 배분 투자에 참고할 수 있다. 금리 인상기인 (D→A) 구간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은 금리 고점을 앞두고 일어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연준의 통화정책 사이클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주요 이벤트이다. 금리 고점이 머지않았다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난 이후 기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3월 FOMC 의사록과 시장 반응 4월 6일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이 시장의 컨센서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 긴축을 강화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산 시장은 긴축에 대한 긴장감으로 급격히 위축됐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지속됐던 채권 매도세는 의사록 발표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급등하면서 수익률 역전 현상은 빠르게 해소됐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미국채 2년물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장단기 수익률 역전 현상이 정상화됐다. 국제 유가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것이라는 소식에 배럴 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져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시장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연준이 경제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상황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4월 장단기 금리 역전과 앞으로의 금리 연준은 3월 FOMC 의사록에서 발표한 것처럼 공격적인 긴축 통화 정책을 이어갈 수 있을까?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경제 사이클은 기존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20년 3월 위기에 연준은 즉각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인하했고, 제로금리와 양적완화의 금리 인하 사이클을 2021년까지 지속했다. 작년 12월부터는 테이퍼링에 돌입했고, 올해 3월 첫 번째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오는 5월에는 양적 긴축을 예고하기도 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 시기와 이에 따른 금리 고점 전망까지도 기존 사이클에 비해 빨랐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와 2년물 금리 스프레드 차이(푸른색)과 미국의 연방기준금리(붉은색)을 대조한 그래프. 장단기 금리 차이가 역전되면 어김없이 평균 18개월 이내에 연준의 기준금리는 고점을 형성하고 금리 인하 사이클로 진입했음을 알 수 있다. © fred.stlouisfed.org

 

2022년 4월 현재 연준의 금리 사이클은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 기간에 있긴 하지만 앞으로는 시장이 예상하는 만큼 매파적이지 않을 수 있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올 연말 미국 금리가 2.7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가 이렇게까지 오를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2022년 3월 말~4월 초에 발생된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 아마도 연준은 초반에는 공격적으로 긴축의 의사를 표명하겠지만, 2022년 연말에는 지금보다 덜 매파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인플레이션도 2022년 하반기로 갈수록 진정된다면 연준의 행보도 조금 완화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5월 FOMC에서 50bp(0.5%)의 ‘Big Ste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긴축 통화정책인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도 함께 시작할 것이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5월부터 매월 950억 달러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하지만 미국채의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상황에서 연준이 무리하게 통화 긴축을 진행하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연준의 거대한 양적완화로 미국채의 수익률 곡선이 왜곡돼 과거와 같은 경제 침체 지표로 활용되려면 과거보다 더 큰 폭(75bp)의 장단기 금리 차이가 역전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 곧이어(평균 18개월) 기준금리의 고점에 이른다’라는 본질은 변화하지 않는다.

연준의 기준금리 사이클의 큰 방향성은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사이클이 진행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졌을 뿐이다. 다음 시간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기준금리의 고점을 앞으로 둔 현 상황에서 자산 배분 투자자가 선택해야 할 투자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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