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가율과 코스피 지수 분석(IMF 시기를 중심으로 살펴보기)
한국 주식시장의 동력이 많이 상실된 상태다. 주식 투자의 경력이 길지 않은 평범한 직장인 투자자(본인)는 2020년 후반부 ~ 2021년 전반부 상승장을 경험하고 그 이후에는 길고 긴 조정장을 경험하는 중이다. 아마 많은 개인투자자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의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낮은 상태에서 기업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치에만 의지해서 투자했던 것을 반성하고 있다.
| 채찍 효과란?
글로벌 공급망과 수요와의 관계를 채찍에 빗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채찍을 살짝 휘두르면, 채찍의 끝은 정말 크게 움직인다. 글로벌 수요의 핵심 지역은 미국이며, 유럽 등이다.
출처 조선일보
미국과 유럽의 소비가 활발하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이 상승하며, 이는 코스피 지수의 성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미국과 유럽의 소비가 부진하면 수출 증가율이 하락하고 코스피 지수도 힘을 쓰지 못한다. (현재까지는 한국에서 반도체와 같은 원재료를 만들고 이를 중국, 동남아시아 같은 곳에서 조립해서 미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벨류 체인이 가동되고 있다.)
| 수출 증가율과 코스피의 콜라보
시장을 예상할 수 있는 효과적인 단일 지표가 있다면 시장은 그 지표를 이용하기 때문에 예측력이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수출 증가율과 코스피 상승률은 움직임이 정말 비슷하게 움직인다.
| IMF 사태와 수출 증감률
중요한 것은 해당 지표를 이용해서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지 과거 데이터를 보면서 확인해 보는 것이다.
96년 1월 수출 증감률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상승할까? 하락할까? 1년 동안 수출이 정말 활발했고, 증시도 그동안 거침없이 올랐다.
수출 증감률이 하락하는 느낌이 있으니깐 주식 투자의 비중을 조금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을 듯하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수출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가 가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매일경제신문사의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이처럼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어렵다.
해당 신문기사를 보고 대우의 기업 지분에 투자했다면, 2~3년 후 휴지조각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미래를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었지만 수출증감률은 9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12월에는 9.9를 기록했다. 여기서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렸을 때 어떤 일이 생길지 한번 보자.
96년 1월 수출이 감소할 줄 알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너무 높게 나왔다. 개인 투자자는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러한 혼란은 3월까지 이어졌을 것이다. 여기서 투자자라면 어떤 판단을 해야 돈을 지킬 수 있었을까? 4월 지표까지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96년 1월부터 본다면 수출 증감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97년 3월까지는 마이너스 권역에 머물러있었다. 그리고 97년 4월에 드디어 반등하는 모습이 보였다.
94년 10월 1,100에서 밀린 주가는 충분히 하락했으며, 수출 증감률도 긴 하락 구간을 통과했기에 투자금을 늘리는 결정을 내린 투자자들이 많았을 것 같다. 그 시기 신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살펴보자.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다는 기사 내용이 보인다. 한보라는 옛 기업 이름도 보였다.
전자 제품의 수출이 부진하다는 기사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시장이 힘들어하는 시기에 투자금을 늘리는 것이 진정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기사 내용은 다소 어둡지만 수출 증감률이 반등했으니 투자금을 늘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수출 증감률이 뚜렷한 방향성 없이 횡보하는 동안 코스피 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중이다. 단일 지표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면 이런 오류에 빠진다. 이 시기에는 외화 보유고가 감소하면서 IMF의 어두운 구름이 다가오던 시기였다.
국제금리 상승세로 외화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함정 카드 같은 기사도 보였다. 외화차입 평균 금리가 하락했다는 기사다.
97년 5월에는 외화보유고 감소에 대한 기사 내용이 보였다. 외환위기의 조짐이 서서히 보이고 있다.
결론을 알고 보니깐 눈에 보였지만 배경지식이 없었다면, 이 기사를 읽고 사회 지도층을 비난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사회 지도층이 하는 말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기사다.
외국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에게 외화를 빌려주지 않는다는 기사다. 신한 은행이 이에 성공하면서 다른 은행들의 부러움을 샀다고 한다.
금융권에는 이미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었다.
그리고 10월에는 외환위기가 가시적인 상황으로 보였다.
위에서 97년 4월에 투자금을 늘린 투자자는 급격하게 평가액이 줄어드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며,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망하는 것도 지켜봤을 수 있다. 정말 안타까운 사건이다.
외환위기 이후 코스피 지수는 300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내려간다. 98년 2월에 수출이 회복되는 모습을 확인하고 저점매수를 노렸겠지만 코스피 지수는 98년 2월 559에서 6월 298까지 하락한다. 시장의 바닥에서는 어떤 목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해 보자.
97년 12월 경제 신문을 찾아보았다. 정말 충격적인 기사였다. 경제가 얼마나 부진했는지 느낄 수 있는 기사다.
97년 주식시장에서는 개인들이 최대의 순매수 세력이었다는 기사였다. 하지만 종목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 포항제철, 삼성전자, SK텔레콤
개인 : 한국전력, 현대건설, 조흥은행
주가 차트를 살펴보자. 현대건설은 감자와 유증으로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다. 조흥은행은 없어진 기업이다. 한국전력에 투자한 투자자는 큰 보상이 있었을 것 같다.
(좌) 현대건설 (우) 한국전력
외국인이 투자한 삼성전자는 그 당시 1,000원 내외의 수준이었으며, SK텔레콤도 8배 이상의 수익률을 보여주었다. 포스코는 10년 동안 4만 원대의 주식이 70만 원까지 올라갔으니 그 당시 외국인들의 뛰어난 선택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좌) 삼성전자 (중) SK텔레콤 (우) POSCO
남미에서 볼 수 있었든 그 단어 모라토리엄을 한국 경제도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1차 결론]
1. 수출 증가율만으로 주식 투자 환경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다른 지표의 해석을 돕는 지표로 사용해야 한다.
2. IMF 시절 투자했다면 크게 부자가 되었을 것이라는 말은 문제가 있다. 만약 자신이 선택한 기업이 부도가 났다면?
3. 97년도 외국인의 종목 선정은 정말 놀랍다.
종목 선정의 중요성이 느껴지는 기사다. 삼성반도체가 아닌 LG 반도체에 투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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