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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

요즘은 아파트 가격이 조정을 받는 기간이다. 영원히 오를 것 같았던 아파트 가격은 금리가 높아지면서 시소처럼 가격이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고 경기가 침체되는 시기에 일생에서 가장 큰 지출을 선뜻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없다. 

 

오늘은 자산 배분 및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1주택 2분양권을 보유한 사람의 의견이므로 상승론적인 관점에서 접근했지만 이렇게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옳은 선택이라는 강한 느낌이 든다. 

 

|자산 배분이 중요

사람은 미래를 알 수 없다. 미래를 읽을 수 있는 정확한 눈이 있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내가 보유한 자산의 형태를 다양하게 만들어둬야 한다. 

 

모든 자산을 은행 예금으로만 보유하고 있다면 인플레이션을 한 번만 경험해도 자산의 가치가 반쯤 사라질 것이다. 베네수엘라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거기에서는 은행에 아무리 많은 현금이 있어도 소용이 없다. 

 

국가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을 이어가보자면 통화의 형태도 분산해야 한다. 베네수엘라 통화로 모든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갑자기 그 사람은 국제적으로 가난해진 상태가 된다. 달러로 그 통화를 환전하면, 가치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산을 분산할 때 서로 상관성이 없는 우량한 녀석들로 라인업을 짜는 것이 중요해진다. 자산 분산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 현대차 등 주식으로만 분산한다면 상관성이 높기 때문에 분산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부동산의 가치는 여기에 있다. 주식과 부동산의 상관성은 주식과 주식의 상관성보다 낮게 나온다. 현금, 금융자산, 실물 자산으로 삼각편대를 만들어두면 현금, 금융자산만 보유했을 때보다 안정성이 높아진다. 자산이 평균적인 수준보다 많다면 실물 자산을 국가별로 분산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돈이 많은 중국인이 한국, 미국, 캐나다 부동산을 구매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인플레이션을 피하고 싶다면?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신용창출과 인플레이션이 중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일본처럼 물가가 수십 년 동안 멈춘 경우도 간혹 있는데, 그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통화는 팽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보자. 위의 사진은 반포주공 1단지를 개발하던 시기 반포동 일대의 모습이다. 한강변으로 올림픽대로, 강변북로가 없는 모습이 색다르게 다가오는데, 한번 분양가를 살펴보자.

 

1973년에 만들어진 아파트인 점을 고려해 보면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의 물가 수준을 생각해 봐야 한다. 그 당시 서울 근로자 월평균 소득이 4만 원 수준이었다. 

분양가격은 22~42평에 따라 약 395~730만 원에 불과했다. 현재의 관점에서는 열심히 아르바이트하면 3~4개월 만에 모을 수 있는 돈이지만 그 시절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약 99개월~183개월 월급을 모아야 분양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현재 수준으로 분양가격을 조정하면 6.2억~12억 정도일 텐데, 기준을 4인 가구로 올리면 분양가는 더 올라갈 것이다. 

 

 

50년 동안 물가는 참 많이 올랐다. 아니 돈의 가치는 계속 가벼워졌다. 위의 그래프에서 1987년부터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올라갔는데, 우리 사회에서 돈이 저렇게 가벼워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 더 과거로 가볼까? 유만주(1775~1788)라는 사람이 쓴 일기에 그 당시 주택 매수에 대한 이야기가 남아있다. 그는 1784년 1월부터 창동, 낙동, 수서 등 여러 장소를 돌아보았고, 7개월 만에 그해 8월 서울 명동에 100칸짜리 집을 구한다. 약 2,000냥이라는 가격을 주고 구매한 것이다.

"북동(북촌)을 지나가다 보면 큰 저택과 멋진 건물들이 많다. 문호를 마주하고 있는 집들마다 높고 편하고 툭 트여 있다. 만물이 고르지 못한 것은 조물주가 생겨나게 한 바이다. 혹 말하길, 시골에는 값 천금(1000냥) 넘는 집이 없고, 백여금만 넘어도 사치하다고 손가락질을 받는다 한다. 일찍이 듣기로 서울의 큰 재물은 집값에 들어가 있고, 시골의 큰 재물은 환곡에 있다고 하는데, 참 맞는 말이다."(유만주 일기 '흠영' 중 1784년 7월 14일)

2000냥이라는 돈은 유물 이상의 가치가 있을까?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유물일 뿐이다. 그 돈으로 명동의 땅을 사고, 쭉 보유했다면, 그 가치가 상당할 것이다. (물론 일본의 식민지배, 6.25전쟁, 상속세 등으로 인해 이와 같은 가정은 불가능하기는 하다.)

 

|좋은 입지를 고르고 열심히 살아가자.

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제일 크게 후회하는 일이 있다면 늦게 자산을 구매한 일이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자본주의 시스템을 모를 때는 자산을 구매하는 일보다 서울 라이프에 적응하는 일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고 재테크에 관심을 가진 이후에는 고민하고 망설이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가끔 이남우 교수님의 좋은 주식 연구소 방송을 보는데, 집에서 촬영한 영상이 기억에 남았다. 

 

 

방송 내용도 잘 들었지만 더 눈에 들어온 부분은 집이 생각보다 좋다는 사실이다. 집이 크지 않으면 저렇게 예술 작품을 3개씩 걸어두기 힘들다. 좋은 부동산을 선택하고,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면 되는 일이다. 기회가 있을 때 갈아타기를 하면서 좋은 입지로 올라가고, 부채를 갚아나가면 되는 일이다.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미리 대비하느라 전세나 월세를 선택하면 시작이 늦어진다. 눈덩이를 저 위에서부터 굴려야 하는데, 이리저리 망설이다 보면 시간만 흐를 뿐이다. 부채 상환에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 가장 좋은 입지를 선택하면 장기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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