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Beyond) ETF – 다이렉트 인덱싱 #1
Summary
- 일임형 서비스, 펀드를 뒤이은 ETF 이후의 투자 상품은?
- ETF는 트레이딩의 자유도, 투명성, 낮은 보수 등으로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음
- 그러나 산업이 세분화 되면서 ETF도 다양한 니즈를 충족해야 한다는 니즈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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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VIP를 위한 일임형 서비스가 있었다.
투자에 관심이 많은 고액자산가들을 위해 은행과 증권사에서 일임형 투자 서비스를 제공했다. 보통 은행 지점에 방문하면 지점장실 근처에 보이는 VIP 라운지가 좋은 예다. 어릴 적 필자는 한여름 더위를 피해 은행에 들어갈 때마다 저 방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항상 궁금해했다.
이후 펀드라는 상품이 나타났다.
자본 시장이 발달하며 투자 서비스에 대한 대중 수요가 자연스레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식 시장은 무섭고 투자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대중은 자신들의 돈을 맡길 수 있는 상품을 찾았다. 바로 펀드(Fund)의 등장이다. 펀드는 불특정 다수의 돈을 받아 펀드 매니저가 운용하는 상품이다. 그리고 투자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분산투자와 소액투자를 동시에 달성한다. 펀드의 수익률은 펀드가 담은 여러 종목에서 오니 그 자체로 분산투자이고, 100원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니 진입 장벽이 낮다. 펀드로 인해 대중도 비로소 투자 서비스에 접근하게 됐다.
시간이 더 흘러 ETF가 등장했다.
대중은 펀드에 점차 질리기 시작했다. 펀드는 본인이 원하는 시점에 자유롭게 사고팔 수 없기 때문이다. 수일이 소요되는 설정일과 환매일이 너무나 길게 느껴진 것이다. 대중은 펀드의 기능을 유지하되 (분산투자 + 소액투자) 본인이 좀 더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을 찾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상품이 등장했다. 바로 ETF다.
ETF 다음에는 어떤 상품이 있을까 ETF의 등장과 함께 대중은 본인이 원하는 시점에 ETF를 사고팔 수 있게 됐다. 주식처럼 거래되는 ETF는 매도 후 돈을 받기까지 2 영업일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트레이딩 측면에서 ETF는 펀드와 비할 수 없이 자유롭다.
ETF는 코스피 및 S&P 500과 같은 명확한 벤치마크(BM)를 추종한다. ETF에 투자하는 대중은 본인이 무엇에 투자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해당 ETF가 담고 있는 종목을 MTS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즉 ETF는 이해하기 쉬운 동시에 투명하다. 정확히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어떤 종목을 투자하는지 실시간 조회가 되지 않는 펀드 대비 엄청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나아가 가격도 저렴하다. 물론 시장을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 Active ETF가 있긴 하다. 그러나 대부분 ETF는 시장을 추종하는 패시브 구조다. 즉 BM만을 잘 쫓아가면 되기에 관리 비용이 저렴하다. 관리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에 부과하는 상품의 보수가 낮음을 뜻한다.
종합하면 ETF는 (1) 트레이딩의 자유도 (2) 직관적인 이해 (3) 투명성 그리고 (4) 낮은 보수라는 엄청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ETF는 금융 세계의 최강 혁신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대중의 수요는 보다 세밀해진다. 동시에 기술은 더욱 발전한다. 오늘의 혁신이 내일의 구태가 되는 것은 빈번하다. ETF는 과연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ETF 다음에는 과연 어떤 상품이 있을까?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된 이번 글은 “비욘드(Beyond) ETF”에 대해 다뤄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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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X 지수를 추종하는 SOXX ETF SOX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다. SOXX ETF는 블랙록에서 운용하는 Ishares ETF의 이름이다. 한 마디로 반도체에 투자하는 ETF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빠져 있다. 그래서 SOXX ETF를 사고 삼전과 하이닉스를 추가하면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완벽하게 투자하는 효과를 낳게 된다. 삼전과 하이닉스가 빠진 이유는 “필라델피아” 즉 미국 기업들만 포함하기 때문이다. 대만 기업인 TSMC는 여기에 어떻게 들어가냐라고 반문할 수 있는데 TSMC는 미국에 ADR 형태로 상장된 기업이다. 본사는 대만이지만 상장한 곳이 미국이므로 인덱스 작업 과정에서 미국 기업으로 분류된 것이다.
반도체 산업이라 표현하면 조금 두리뭉실하니 구체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정확히 말해 이 ETF는 크게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 장비를 디자인하거나 생산하는 기업들에 투자한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ETF는 (1) 반도체(Semiconductor) 및 (2) 소재(Semiconductor Equipment)로 분리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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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다 정밀한 인덱스를 원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보자.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나눌 수 있다. AI 및 고성능 연산을 필요로 하는 게임에 필수적인 것이 비메모리다. 그리고 비메모리의 대표주자가 바로 NVIDIA다. 반면 ETF에는 빠져 있으나 메모리 반도체의 상징으로 불리는 기업이 삼성전자다. 마지막으로 비메모리와 메모리 가릴 것 없이 제조하는(이를 Fabrication이라 표현한다) 기업의 대표주자가 TSMC다. 배경지식을 조금 붙이자면 삼성전자는 TSMC 수준의 미세 공정도 가능하다. 즉 반도체 디자인과 공정이 모두 가능한 복합체다. NVIDIA는 디자인만 할 수 있고 TSMC는 공정만 가능하다.
어찌 됐든 반도체 산업은 크게 (1) 비메모리 (2) 메모리 (3) 공정 + 소재 이렇게 분류된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지금까지 대부분은 SOXX ETF 하나로 만족을 했다. 하지만 대중의 니즈는 점차 세밀해진다. 즉 “나는 비메모리 반도체에만 투자하고 싶어” 혹은 “나는 비메모리와 메모리 무관하게 공정 기업 위주로 투자하고 싶어” 등 다양한 니즈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 Bloomberg, 2020년 이후 NVIDIA의 압도적인 주가 상승
코로나 이후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등했으나 그 안에서도 압도적인 승자 그룹이 존재한다. 바로 NVIDIA로 위시되는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다. 세부적인 퍼포먼스가 상이해질수록 투자자들의 니즈는 변한다. 기존에 SOXX ETF 하나로 만족했던 투자자들이 비메모리 반도체 ETF 혹은 반도체 공정 ETF와 같은 상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상품이란 특성상 ETF는 최대한 보편적인 니즈에 부합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세밀한 니즈에 맞춘 커스터마이징은 불가능하다. 달리 말하면 개인의 니즈에 맞춰 무한정 ETF를 찍어낼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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