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음식 3초 안에 먹으면 안전하다?
서양에서는 주변 사람이 재채기를 했을 때 ‘God bless you’라는 말을 당연하다는 듯이 건넨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이 음식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봤을 때 ‘3초 안에 먹으면 괜찮다’라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한다. 식사 중 반찬을 식탁에 떨어뜨리거나 과자를 먹다가 카펫 위에 떨어뜨릴 때도 마치 마법 주문을 읊듯이 ‘3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정말 떨어진 음식을 3초 안에 주워 먹으면 괜찮을까?
우리나라에서는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3초 안에 먹으면 된다’고 이야기하지만 서양에서는 보통 ‘5초 법칙’으로 불린다. 이와 관련한 실험은 영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영국 Aston University의 Anthony Hilton 박사가 진행한 연구에서는 비스킷, 쿠키, 샌드위치, 초콜릿과 같이 건조하고 단단한 음식은 세균을 흡수할 위험이 낮으며 최대 30분 동안 바닥에 두어도 괜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Hilton 박사는 “일주일에 한 번 바닥 청소를 한 가정에서는 떨어진 모든 음식을 주워 먹어도 괜찮다”고 이야기하며 “실내 바닥의 경우 떨어진 음식이 세균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음식을 주워먹어도 되는 건 아니다. Hilton 박사가 “파스타, 도넛, 버터를 바른 토스트, 아이스크림 등은 바닥에 오래 머무를수록 많은 박테리아를 흡수하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하며, 카펫에 떨어진 음식보다 타일에 떨어진 음식이 더 오염이 쉽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기 때문이다.
여러 전문가는 이 내용에 대하여 “깨끗해 보이는 바닥일지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존재하며, 어떤 종류의 세균은 아주 적은 양이라도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의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권예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kyj00@mcircl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