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제철음식 ‘은행’, 약일까, 독일까?...하루 섭취량 ○○개로 제한해야
가을이 되면 거리에서 꼬릿꼬릿한 냄새가 진동한다. 바로 은행나무 때문이다. 은행나무는 4월에 꽃을 피우고 10월에 열매가 황색으로 익어 땅에 떨어진다. 푸른 보약이라고도 불리는 은행, 어떤 효능이 있을까.
1. 혈액순환 개선
은행은 △탄수화물 34.5% △단백질 4.7% △지방 1.7% △카로틴 △비타민 C 등으로 구성돼 있는 건강식품이다. 이 외에도 은행에는 징코플라톤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혈관을 따라 이동하는 혈액이 굳어 뭉치는 것을 억제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 징코플라톤은 시중에 판매되는 약재의 성분으로 사용될 만큼 동맥경화 등의 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2. 기관지 보호
은행은 폐를 따뜻하게 하고 호흡기 기능을 강화시키는데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은행을 ‘백과(白果)’라고 하여, 폐 기운을 보강하며 호흡기가 약해지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을 다스리는데 사용한다. 천식, 가래, 기침 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평소 호흡기나 기관지가 좋지 않을 때 은행을 섭취해주면 좋다. 뿐만 아니라 한방에서는 야간뇨에 가장 좋은 약재로 백과를 꼽는다.
3. 노화 방지
은행은 노화의 주요 원인인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데 효과가 뛰어나다. 강력한 항산화제인 베타카로틴을 비롯해 비타민 C와 비타민 E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피부 탄력을 유지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어 꾸준히 챙겨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4. 피로 회복
은행의 레시틴과 아스파라긴산 성분은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은행은 수면을 충분히 취했는데도 피곤한 느낌이 드는 만성피로 환자에게 특히 좋은 식품이다.
"은행, 하루 10개 이하로 먹는 것이 좋아"
아무리 좋은 은행이라도 과유불급이다. 은행에는 독성물질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종자에는 시안배당체인 아미그달린, 부르니민 등과 함께 메칠피리독신이 함유돼 있다. 시안배당체는 우리 몸에 흡수돼 분해되는 과정에서 청산배당체라고 하는 독성물질을 생성하는데, 이는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주로 중추신경계의 문제로 복통, 구토, 설사, 발작,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게 말초신경 기능장애로 이어져 하지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은행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거나 충분히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통 성인의 경우 하루 10개 이하, 어린이의 경우 2~3개로 섭취량을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이 기준을 넘긴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면역력이 약할수록, 복용량이 많을수록 중독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길가에 떨어진 은행, 맨손으로 주워선 안돼"
길가에 떨어진 은행을 맨손으로 주워선 안 된다. 은행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는 이유는 은행의 껍질에 있다. 은행은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충제 역할을 하는 빌로볼과 징코톡신이라는 독성물질을 생성한다. 은행을 감싸고 있는 외피에 다량 함유돼 있는 이 독성물질이 피부에 흡수되면 알레르기성 또는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대한안과학회지에 따르면 은행을 만진 손으로 눈 주변을 비비면 이물감, 통증, 시력저하 등을 일으키는 ‘독성 각결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을 손질할 때는 반드시 장갑을 끼도록 한다.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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