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한돌’의 어이없는 실수…이세돌 9단, 첫판 ‘불계승’
이세돌 9단이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을 펼치는 모습. 이날 대국에서 한돌의 어이없는 실수로 이세돌 9단이 9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연합] |
프로기사 은퇴를 선언한 ‘쎈돌’ 이세돌 9단이 한국판 알파고로 불리는 인공지능(AI) ‘한돌’과의 은퇴 대국에서 첫판 불계승을 거뒀다. 비록 2점을 깔고 대국을 시작했지만 AI를 상대로 인간이 이긴 것은 2016년 알파고에 이어 두 번째다.
이세돌 9단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NHN의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1국에서 92수 만에 불계승했다.
3년 전 호선으로 대결했던 알파고와의 대결과 달리 이날 대국은 이세돌이 2점을 깐 상태에서 흑번으로, 한돌은 백돌을 잡고 덤 7집 반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돌의 착수는 한돌 개발사인 NHN의 서비스 IB운영파트 이화섭 대리가 모니터를 보면서 한돌이 원하는 자리에 바둑돌을 놓았다.
원만하게 경기를 치르던 AI 한돌은 중반 전투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승부는 단명국으로 끝났다.
25년간의 프로기사 생활을 하면서 처음 2점을 깐 이세돌은 이날 3귀를 차지하면서 차분하게 출발했다. 포석을 마친 뒤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첫 번째 승부처는 우변에서 발생했다.
이세돌은 우변 자신의 돌을 돌보는 대신 상변에 집을 마련했고 한돌은 우변 흑돌을 둘러싸고 공격에 들어갔다.
만약 이세돌의 흑돌이 죽거나, 살더라도 큰 손해를 본다면 단숨에 형세가 뒤집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흑돌을 공격하던 한돌이 큰 착각을 일으켰다. 자신의 돌이 잡히는 ‘장문’을 한돌이 파악하지 못해 공격하던 요석 3점을 오히려 죽여 버린 것.
승률이 순식간에 곤두박질치자 한돌은 몇 수를 더 두다가 끝내 백기를 들고야 말았다.
1국에서 불계승으로 1승을 거둔 이세돌 9단은 오는 19일과 21일 두 차례 더 인공지능(AI) 한돌과 대국을 치른다.
[헤럴드경제=이운자] yi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