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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맛” 백종원도 입이 쩍…‘카이막’ 대체 뭐길래?

디저트계 신흥강자, 튀르키예 전통

국내서 다양한 디저트 메뉴로 개발

“물소 젖으로 만들어야 가장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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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백종원은 카이막을 ‘천상의 맛’으로 표현했다. [tv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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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전통 유크림인 카이막은 우유의 지방을 응축시켜 만든다. [우리의식탁 제공]

“열심히 연구했는데 만족스럽지 못해서 출시 안 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지난해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서 “‘빽다방 빵 연구소’의 원래 이름이 ‘카이막&브레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떤 음식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그가 완성도를 높이려 했던 것이 바로 ‘카이막(Kaymak)’이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카이막은 ‘녹이다’라는 뜻을 가진 튀르키예 전통 우유크림이다. 우유를 약한 불에서 휘젓거나 일정한 저온 상태에 두고 지방을 얻은 다음 응축해 만든다. 중앙아시아, 발칸반도(유럽 남동부), 중동 지역에서도 즐겨 먹는다.


국내에선 이름조차 낯설었지만, 카이막의 ‘백종원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백종원은 “최고급 버터, 생크림을 합친 것보다 두 세배 맛있다”며 ‘천상의 맛’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카이막 앞에는 ‘천상의 맛’ 문구가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특히 MZ세대에게 입소문이 나며 디저트계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튀르키예문화관광부 관계자는 “현재 카이막의 인기는 백종원의 영향력이 무엇보다 컸다”고 했다.


흥미로운 점은 ‘뚱카롱(뚱뚱한 마카롱)’, ‘크룽지(누룽지처럼 만든 크루아상)’처럼 달콤한 디저트를 재탄생시키는 한국인의 재능이 한몫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지에선 카이막을 아침 식사로 빵에 발라 먹거나 아주 단 디저트에 올려 단맛을 중화시키는데, 한국에서는 다양한 재료에 결합시킨 ‘디저트’로 내놓는다”며 “새로운 접근 방식이 더 인기를 끌게 만들었다”고 봤다.


국내에서 출시되는 카이막 디저트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크림 형태이기에 각종 베이커리와 디저트에 폭넓게 활용된다. 전통 식재료와도 결합된다. 찹쌀떡 안에 넣은 제품, 막걸리에 섞어 짜 먹게 만든 제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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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빙수·베이글·라떼 등 국내에서 카이막은 다양한 디저트 메뉴로 개발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카페에서는 비교적 익숙한 재료가 됐다. 서울 강남구 ‘샌드커피 논탄토’와 ‘르푸도레’를 비롯한 여러 카페에서는 카이막 토스트와 카이막 빙수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최근엔 카이막 전문 카페까지 생겼다. 서울 마포구 ‘미크플로’ 카페는 카이막 라떼, 카이막 모찌, 블루베리·망고맛 카이막 등 새로운 메뉴로 젊은 층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직접 만드는 레시피와 요리 수업도 인기다.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 ‘우리의 식탁’ 관계자는 “카이막은 크림이면서 치즈만큼 진한 맛으로 자사에서도 인기 레시피”라며 “특히 전기밥솥에 우유·생크림을 넣고 만드는 레시피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 우리의식탁 채널에서 2022년 카이막 레시피 조회수는 전년보다 56% 늘었으며 이후에도 꾸준한 증가세”라고 덧붙였다.


터키이스탄불문화원의 요리 수업 중에서도 카이막의 인기는 높다. 문화원은 카이막과 잘 어울리는 빵으로 담백한 피데빵(Pide·화덕에 구운 튀르키예 빵)을 추천하며 더욱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수업을 다녀간 후기도 많다. “왜 천상의 맛이라고 했는지 알 것 같다”, “만들기 힘든 만큼 그 맛은 표현 불가”, “진짜 맛있다. 왜 비싼지 알겠다” 등 대부분 맛에 감탄하면서도 만들기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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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데빵에 발라먹는 카이막 [터키이스탄불문화원 제공]

사실 카이막의 현지 레시피를 따라하기는 어렵다. 튀르키예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카이막은 소·염소·물소 젖으로 만드는데, 물소 젖으로 만든 것이 가장 유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우유를 사용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유의 지방 함량”이라고 덧붙였다.


튀르키예 물소 품종들은 일반 소보다 우유 지방이 많아 카이막이 두껍게 나온다. 하지만 국내에선 구하기 어려워 우유에 생크림을 섞거나 전분을 넣기도 한다. 백종원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카이막에 전분을 넣은 건) 진짜 못먹겠어”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재료뿐만 아니라 제조법도 까다롭다. 원유를 끓이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10㎏ 원유에서 나오는 카이막은 400g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현지식 카이막은 비싼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에게 카이막은 이국적이면서 친숙한 크림맛”이라며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전분 없는 카이막’ 또는 ‘현지에서 직수입한’을 내세우는 고급 상품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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