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 별 "父, 의료 사고 탓 11년간 식물인간으로..♥하하에 평생 고마워할 것"
SBS '강호동의 밥심' 캡처 |
별이 가슴 아픈 가정사를 고백했다.
15일 방송된 SBS 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강호동의 밥심'에는 가수 별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는 다둥이맘 별. 당초 다둥이 계획이 없었다는 별은 "드림이는 신혼을 생각할 사이 없이 한방에 덜컥 생긴 아이라 축복으로 생각하고 키웠다. 외동은 쓸쓸하니 둘째는 낳고 빨리 키워놓고 인생을 즐기자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딸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들이었다"며 "아들 둘의 엄마로 살아갈 거란 생각을 전혀 못했었다. 진짜 쉽지 않더라. 성격이 바뀌더라. 목소리도 군인, 교관처럼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오랜만에 콘서트를 가지며 활동을 재개할 무렵 하하와의 잠깐의 여행에서 셋째가 찾아왔다. 별은 "아이가 생겼다는 걸 알았을 때는 계획했던 게 너무 많은데 하며 눈물이 나더라. 그러면 안되는데"라며 "그러다 오히려 오기처럼, 조금만 더 노력해 빨리 몸을 회복하고 살 빼서 누구보다 건강하게 복귀하리라고 생각하며 잘 버텼다. 아기가 낳을 수록 진짜 예쁘다"고 자녀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날 몰래온 손님으로는 래퍼 개코의 아내이자 별의 절친 김수미가 등장했다. 김수미는 "여자끼리 모이면 남편 욕을 조금씩 하게 되지 않냐. 고은이가 스물스물 시작한다. 하하 오빠 흉을 보기 시작하는 게, 술 먹고 늦게 들어오시는 거. 흉을 보다가 마지막에는 결국 칭찬으로 끝나는 거다. 그래도 우리 남편 최고라고 한다"고 별의 사랑꾼 면모를 증언해 눈길을 끌었다.
별은 과거 박진영의 팬미팅까지 직접 찾아가 JYP엔터테인먼트 오디션 기회를 거머쥐었다고. 데뷔까지 이어지며 가수의 꿈을 이루고 활발히 활동을 시작했지만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병상에 누우면서 또 다른 시련이 시작됐다.
별은 "저 데뷔하는 게 항상 아빠 꿈이셨다. 우리 딸 콘서트 제일 앞자리에서 보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고 얘기하셨을 정도였다"며 "첫 데뷔를 마치고 단독 콘서트 준비 중에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아빠가 위내시경을 하시다 목에 상처가 났는데 그게 잘못돼서 큰 병원으로 가야될 것 같다고 하시는 거다. 그러고 병원으로 가셨는데 급성 세균 감염이 일어나 염증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시게 됐다"고 회상했다.
당시만 해도 별은 아버지가 금방 회복되리라고 생각했으나 이후 다시 한번 쇼크가 일어났고 결국 뇌 손상까지 이어지게 됐다. 별은 "한 달 반 정도 의식 없이 누워계셨다가 깨어나셨다는 말을 들었다. 눈만 뜨고 손을 까딱까딱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이후 진전이 없으셨다"며 "날벼락같이 아빠가 그렇게 되시고 21살부터 결혼하기 직전까지 내내 아빠가 누워서 계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참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결혼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는 별은 "결심처럼 '난 안 할 거야' 한 적은 없지만, '내가 할 수 있을까?'였다. 위축되는 마음이다. 여자들은 결혼할 때 아빠가 손 잡고 걸어가는 로망이 있는데. 아빠가 아주 어렸을 때 이후로는 앉아계신 모습도 보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병원비도 만만치 않았다. 별은 "병원비뿐만 아니라 엄청났다. 모아놓은 돈은 병원비로 나갔고 돈 버는 사람이 없게 되니까 생활비도 문제였다"며 "의료사고였던 거라 의료 소송도 한 7년 소송을 했다.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들이며, 그때 당시 쓰러지셨을 때 친정 오빠가 군인이었다. 참 어려웠다. 제가 일해서 벌어서 돈을 한 번도 모아보지 못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힘겨웠던 20대를 지나 지금의 남편인 하하와 결혼까지 하게 됐다는 별은 "지금도 잊지 못할 말인데, 아빠 뵙고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하하가) 나한테 '고은아, 나는 이 가족에 들어오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하는 거다. 이 가족과 함께라면 살면서 자기는 겁날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하더라"며 "사실 흠이라면 흠일 수 있지 않냐.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게 오빠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오빠가 먼저 이 가족이 너무 위대하다고, 어떻게 이 세월을 해냈냐고 말해줘서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 고마웠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런 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별은 웨딩 촬영날 전해들었다. 별은 "저희가 혼인 신고를 하고 웨딩 날까지 기간이 남아있어 중간에 저희끼리 예배식으로 미니웨딩을 했다. 그 다음날이 저희 웨딩 촬영날이었는데 촬영하러 가는 길에 전화를 받았다. 아빠가 가실 것 같다고. 소식을 듣고 가는 차안에서 아빠가 기다려주시지 못하고 그렇게 됐다"고 전했다.
장례식도 하하와 함께 치렀다. 별은 "가족들 모두 정신 없는 상태였다. 저희가 혼인신고를 먼저 했기 때문에 상주로서 자격이 되었다. 오빠 주변 분들이 정말 많이 오셔서 가시는 길이 쓸쓸하고 초라하지 않게 너무 아름답게 보내드렸다"며 "그때 내가 남편 없이 장례를 맞았으면 혼자 어떻게 했을까 싶어 두고두고 평생 고마워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다시 한번 하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헤럴드POP=김지혜 기자]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