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보수, 최저임금의 5배로”…정의당, ‘최고임금제’ 공약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왼쪽), 김병권 정의정책연구소장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최고임금법'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
정의당이 임금불평등 해소를 위한 ‘최고임금제’ 도입을 총선 3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회의원, 공공기관, 대기업 최고임금을 최저임금에 연동시키겠다는 것이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은 새롭게 구성될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최고임금제’를 도입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소득불평등을 개선하겠다”며 이같은 내용을 담은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정의당은 ‘최고임금제’에 대해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서 기업가의 탐욕을 제어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논의되고 있는 제도로, 일명 ‘살찐 고양이법’ 불린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는 국회의원 보수를 최저임금의 5배로 제한한다.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된 국회의원보수산정위원회를 꾸려 국회의원 급여를 최저임금의 5배 이내에서 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공공기관 최고임금도 최저임금의 7배로, 민간기업의 최고임금은 30배로 제한한다.
박 의장은 “서울 상위 10%와 하위 10%의 종합소득 격차가 194배에 이를만큼 소득불평등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자산소득과 금융소득에 따른 불평등이 격차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임금소득 격차 또한 그에 못지않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2018년 기업 공시자료를 활용해 매출 순위 50대 기업의 임금을 최저임금과 비교한 결과 손경식 CJ제일제당 대표의 임금은 88억7000만원으로 최저임금의 469배에 달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70억3000만원으로 최저임금의 372배, 이재현 CJ제일제당 회장은 64억9000만원으로 최저임금의 344배에 달했다. 50대 기업 등기임원의 평균임금은 13억2000만원으로 최저임금과의 차이는 70배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등기임원의 경우 차이가 305배였다.
공공기관이나 증권, 보험, 카드, 은행 등 금융회사도 마찬가지다. 2018년 342개 공공기관의 평균연봉은 1억6800만 원으로 최저임금의 8.9배로 조사됐다.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기관도 77곳이었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의 평균임금은 10억 원으로 최저임금과 5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또, 2019년 국회의원에게 연간 지급되는 세비는 일반수당, 입법활동비 등을 모두 합해 1억 5176만원으로 최저임금의 7.3배였다.
박 의장은 “아무리 성과와 능력에 따라 임금을 받는 시장경제라 하더라도 수백 배에 달하는 임금 격차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수준”이라며 “상식 밖의 임금 불평등이 고착화된 사회에서는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도 사회통합도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