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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에 가치를 더하는 EV, 재규어 I-페이스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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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I-페이스는 테슬라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갖고 있다.

국내 브랜드들은 물론이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선보이고 있는 전기차 덕에 이제는 도로 위에서 마주하는 전기차가 낯선 존재가 아닐 것이다. 실제 도로를 다니다 보면 간간히 보이는 전기차들이 더 이상 신기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규어 I-페이스의 존재는 여전히 이채롭다. 조금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브랜드인 재규어가 선보인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재규어 I-페이스는 과연 나름대로의 ‘성숙되어 가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어떤 가치를 선사할 수 있을까?


그렇게 다시 한번 재규어 I-페이스와 주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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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I-페이스는 특유의 크로스오버 실루엣을 통해 I-페이스 고유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4,682mm의 전장은 그리 긴 편은 아니지만 2,011mm에 이르는 긴 전폭과 1,565mm에 불과한 낮은 전고로 상당히 날렵하면서도 독특한 실루엣을 자아낸다. 여기에 무려 2,99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는 상당히 이채로운 프로포션을 자아낸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2.2톤을 상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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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의 감성을 담아낸 유려한 EV


재규어 I-페이스를 보면 재규어 고유의 감성과 EV의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낸다. 참고로 재규어 I-페이스는 재규어가 2010년에 공개한 콘셉트 모델, C-X75를 기반으로 재규어 특유의 디테일과 터치가 곳곳에 더해졌다.


이와 함께 실제로 본다면 차량의 체격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이채로운 부분이다. 실제 차량을 보고 있자면 긴 휠베이스에 비해 전장이나 전고가 상당히 낮은 편이라 ‘다루기 부담 없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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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I-페이스의 디자인을 보면 재규어 고유의 더블-J LED 헤드라이트와 독특한 에어 인테이크, 독특한 프론트 바디킷을 통해 시각적인 매력을 과시한다. 여기에 특유의 캡포워드 디자인은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실루엣을 과시한다.


측면의 경우에는 날렵하면서도 SUV 답지 않은 실루엣이 이목을 끈다. 날렵하게 그려진 보닛 라인, A 필러부터 이어지는 루프 라인은 물론이고 제법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숄더 라인 및 후면 실루엣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여기에 공기저항이 아닌, 디자인을 위한 알로이 휠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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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페이스의 디자인에 있어 가장 독특한 부분이 있다면 후면 디자인일 것이다. 전면과 측면의 화려함에 비해 조금 심심하고 단조롭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공기저항에 대한 고민과 재규어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연출하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는 점은 분명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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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를 자랑하는 I-페이스의 공간


재규어 I-페이스의 가장 큰 가치를 선사하는 부분은 단연 실내 공간에 있다.


대다수의 전기차들이 가장 큰 약점으로 갖고 있는 부분이 실내 공간의 가치와 완성도의 부재에 있다. 실제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고액 전기차의 대표 주자인 ‘테슬라’ 역시 실내 공간의 열악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재규어 I-페이스는 조금 다르다. 일반적인 전기차들이 그런 것처럼 다소 건조한 느낌의 플라스틱 패널들이 일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레이어드 타입으로 구성된 대시보드와 재규어 브랜드 고유의 감성, 시각적인 매력을 높이는 센터페시아의 구성을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대폭 높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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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된 계기판이나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과 두 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구현되는 내비게이션 및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 공조 및 각종 기능 등이 주는 만족감 또한 상당하다. 여기에 버튼식으로 마련된 기어 시프트 시스템 및 드라이빙 모드 셀렉터 또한 만족스럽다.


프리미엄을 자처하는 수입차량들의 기준으로 본다면 100% 만족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전기차 시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차량 중에서는 기능 및 구성, 각 요소들의 만족감이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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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서는 만족감과 약간의 한계가 느껴진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전동 시트는 스포츠카 브랜드인 재규어의 아이덴티티를 느끼게 하고, 비교적 낮은 전고에서 연출되는 드라이빙 포지션 또한 만족감이 높다. 다만 레그룸을 조금 더 깊게 연출하고 시트의 높이를 조금 더 낮췄다면 그 만족감이 더욱 높았을 것 같다.


1열에 비해 2열 공간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실제 1열 공간에 체격이 좋은 성인 남성이 앉을 경우 2열 공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루프 안쪽을 파낸 구성이기 때문에 실제 시트에 앉았을 때의 만족감은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무릎 공간이 다소 좁은 편인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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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I-페이스는 656L의 트렁크 공간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며, 2열 시트의 폴딩 기능이 더해져 상황에 따라 더욱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덕분에 I-페이스는 소유자의 일상은 물론이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도 부합되는 우수한 활용성을 확보했다. 또한 보닛 아래의 27L 추가 적재 공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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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드라이빙의 가치를 담은 I-페이스


재규어 I-페이스의 매력 중 하나는 ‘합리적인 성능 패키지’가 아닌 ‘호화스러운 드라이빙의 구현’이 가능한 성능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재규어 I-페이스는 전륜과 후륜에 고성능 동기형 전기모터 두 개를 배치해 시스템 합산 400마력과 71.0kg.m의 토크를 자아낸다(환산 기준).


여기에 재규어랜드로버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은 물론 어댑티브 노면 반응 시스템(AdSR)을 탑재한 AWD 시스템을 통해 노면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I-페이스는 정지 상태에서 단 4.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고 최고 속도 또한 200km/h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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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재규어 I-페이스에는 90kWh 크기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333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다만 해외에서는 380~400km 수준의 주행 거리로 인증받았다. 효율성은 복합 기준 3.5km/kWh(도심 3.5km/kWh 고속 3.4km/kWh)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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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와 즐거움, 그리고 가치를 담아낸 전기차


재규어 I-페이스의 주행 기준은 결국 테슬라 모델 S, 모델 X를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


절대적인 성능은 루디크로스 플러스 모드를 품고 있는, 그리고 절대적인 제원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테슬라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성능 하나 만으로 차량의 모든 걸 판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낮은 전고 만족감에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일체형 헤드레스트 타입의 탄탄함이 느껴진다. 드라이빙 포지션이 조금 더 낮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며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 또한 함께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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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하단의 버튼식 기어 시프트 시스템을 통해 드라이브 기어를 택하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강력한 성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400마력이라는 수치도 수치지만, 71.0kg.m의 두터운 토크가 발진부터 고속 영역까지 강렬히 이어지는 점이 큰 매력이다.


게다가 이러한 성능은 물론이고 듣는 즐거움이 상당히 우수하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고 있으면 실내 공간에 울려 퍼지는 사운드가 여느 전기차와는 확실히 다르다. 한층 풍부하고, 더욱 미래적인 느낌의 사운드는 달리는 이의 즐거움을 대거 끌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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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의 발진 가속 시 느껴지는 두터운 힘에 비해 고속 영역에서는 그 힘의 지속성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성능 자체가 뛰어난 편이라 큰 문제가 없고,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 아쉬운 점도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그 만족감이 상당하다. 기본적으로 단단하게 조여진 차체와 하체, 견고한 브레이크 시스템이 운전자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조율할 수 있는 모습이다. 실제 조향을 하고 연이은 코너를 파고들더라도 I-페이스의 움직임은 크게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단순히 전기차가 아닌, 비교 대상을 일반 자동차까지 확장하더라도 수준급의 움직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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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점과 의구심이 드는 점이 있었다. 주행을 이어가던 중 ‘재규어 브랜드에게 있어 이렇게 과감하고 스포티한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 드라이빙 셋업을 고집해야 했는지’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실제 재규어라고 한다면 조금 더 부드러운 셋업을 통해 안락함은 물론이고,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스포티한 셋업을 모두 연출할 수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움직임이 아닌 어느 정도 ‘폐쇄적인’ 셋업을 택한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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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행 거리에 대해서는 조금 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원상으로는 1회 충전 시 333km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다른 국가 및 시장에서는 이보다 더 긴 주행 거리를 인증받은 만큼, 운전자의 능력 및 숙련도에 따라 400km에 이르는 주행 거리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은 점: 완성도 높은 재규어의 산물, 매력적인 드라이빙 및 기능


아쉬운 점: 테슬라 대비 부족한 시장의 인지도 및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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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갖춘 완성도 높은 프리미엄 EV, 재규어 I-페이스


재규어 I-페이스는 테슬라에 비해 전기차, 그리고 새로운 선택이라는 이미지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I-페이스는 테슬라가 가지지 못한 완성도와 드라이빙의 가치라는 것을 품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조금 더 널리, 많이 알려질 수 있다면 I-페이스가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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