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SM6 GDe 프라임 그리고 LPe를 즐겨보니..
르노삼성 SM6는 하나로 정의할 수 있는 세단이 아니다. |
르노삼성에서 특별한 시승행사를 마련했다. 바로 서울에서 강원도 속초를 다녀오며 르노삼성의 SM6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도심과 지방도로, 고속도로는 물론 다이내믹한 레이아웃으로 테크니컬 서킷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제스피디움 등 다양한 공간에서 경험한 각각의 SM6들은 과연 어떤 매력과 어떤 가치를 품고 있을까?
네 가지 스타일의 SM6
이번 주행을 위해 마련된 SM6는 총 네 가지 엔진과 고유의 스타일을 뽐내고 있었다. 르노삼성 SM6 라인업의 대표주자인 SM6 GDe을 시작으로 다운사이징 터보 모델인 SM6 TCe는 물론이고 합리성에 초점을 맞춘 SM6 프라임과 함께 최근 일반 판매를 시작한 SM6 LPe 등 2019년 4월 현재 판매 중인 SM6들이 모두 준비되었다.
참고로 르노삼성이 최근 일반 판매를 시작한 SM6 LPe의 경우에는 그 동안 LPG 탱크의 형태(봄베)로 인해 적재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기성 LPG 차량과 달리 도넛형 LPG 탱크를 장착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LPG 차량과 완전히 다른, 전통적인 형태의 적재 공간과 함께 430L가 넘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갖추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일반 판매에서도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합리적으로 즐기는 SM6 프라임
첫 번째 주행은 SM6 프라임으로 시작되었다. 140마력과 19.7kg.m의 토크를 내는 2.0L 가솔린 엔진과 엑스트로닉 CVT를 조합한 차량으로서 판매 가격을 2천만원 초중반까지 끌어 내린 ‘합리적인 중형 세단’이라는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낸다.
특히 가솔린 SUV로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QM6 GDe와 유사한 존재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패키징은 ‘다루기 좋은’ 그리고 ‘일상을 위한’ 차량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실제 출력 자체는 아주 우수한 편은 아니지만 CVT 특유의 ‘지속되는 체결’ 덕분인지 발진 가속은 제법 준수하다. 발진 이후에 약간의 무게감이 느껴질 것 같지만 막상 주행을 이어가면 어떠한 부담이나 아쉬움보다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서스펜션의 셋업 이전에 휠, 타이어의 영향력이 반영된 점이다. 실제 SM6 프라임은 17인치 휠과 이에 맞는 비교적 편평비가 큰 타이어를 탑재하고 있다. 덕분에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무척이나 부드럽고 여유 있게 받아주는 편인데, 슬라럼, 서킷 주행 등에서는 후륜이 조금 쓸리듯 끌려 오는 기분이 들었다.
참고로 일전에 시승을 하며 SM6와 자유로를 달리며 그 효율성을 확인해본 적이 있었다. 당시 자유로를 총 50.2km 달렸고, 그 평균 속도는 88.3km/h으로 여유로운 주행 환경 속을 달렸었는데 그 결과 리터 당 17.5km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주 뛰어난 수치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만족하고, 납득할 수 있는 수치라 생각되었다.
기대 이상의 만족감, SM6 LPe
두 번째 경험한 SM6는 바로 최근 일반 판매를 시작한 SM6 LPe다. LPG 차량의 규제가 풀림과 동시에 택시 및 렌터카 등으로 판매되던 SM6 LPe를 새롭게 다듬어 대중들을 위한, ‘새로운 SM6’로 다듬었다. 시장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한 르노삼성의 센스가 돋보이는 차량이다.
르노삼성 SM6 LPe는 엔트리 트림인 SE의 경우 2,477만원, LE 트림이 2,681만원으로 책정되었고, 최상위 트림이라 할 수 있는 RE 트림이 2,911만원에 이름을 올렸다.
파워트레인은 140마력과 19.7kg.m의 토크를 내 SM6 프라임과 완전히 동일하되 ‘연료’만 LPG로 바꾼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프라임과 같이 우수한 출력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이러한 출력으로 ‘도로’를 달리며 주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입증한 택시 및 렌터카가 있다.
여기에 자트코 사의 엑스트로닉 CVT가 조합되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하고, 복합 기준 9.0km/L의 공인 연비를 확보했다.(18인치 휠, 타이어 기준) 참고로 시승 차량은 렌터카 차량이라 그보다 더 작은 휠과 타이어를 장착해 9.3km/L의 효율성을 과시하는 차량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렌터카인 만큼 차량의 옵션이나 트림이 고급스럽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는 렌터카라 그렇지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특히 RE 트림의 경우에는 고급스러운 가죽과 섬세한 디테일 그리고 보스사운드 시스템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다.
LPG 차량 특유의 한 템포 늦은 시동이 느껴진다. 시동 직후에는 약간의 진동도 따르지만 스트레스로 느껴질 정도는 아니고, 또 주행을 하다 보면 그 진동이 딱히 느껴지지 않게 되어 불편하거나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다.
게다가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생각보다 경쾌하게 발진하고, 가속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SM6 프라임보다 더 경쾌히 가속한다는 느낌이라 괜스레 SM6 프라임의 매력이 조금 떨어지는 듯한 기분도 든다. 다만 고 RPM에서 LPG 차량 고유의 ‘윙윙’거리는 소리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차량의 움직임 또한 SM6 프라임과 상당히 유사하다. 발진부터 고속 주행, 그리고 정속 주행 등 어떤 상황에서도 매끄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전한다. 이를 통해 ‘일상 속에서의 중형 세단’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게다가 효율성 부분에서도 ‘실 연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여기에 조향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경쾌하고, 넉넉한 편평비 덕에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아주 매끄럽데 다듬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덕분에 일상 주행에서는 ‘이 이상의 움직임을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다만 타이어의 스펙, 그리고 렌터카라는 특성 때문인지 서킷과 슬라럼에서는 곧바로 비명을 질러대는 타이어가 참으로 야속했다. 만약 타이어의 상태가 조금 더 좋았다면 프라임처럼 후륜을 조금 끌고 다니더라도 제법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았다.
더욱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GDe
이어서 시승을 한 건 바로 150마력과 20.6kg.m의 토크를 내는 SM6 GDe다. 르노삼성 SM6의 가장 기준과 같은 모델이자 데뷔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는 차량이다. 이번에 준비된 차량 중에서는 비교적 높은 트림의 차량인 만큼 겉에서 보는 순간 그 고급스러움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가죽 소재나 스티치가 더해진 마감, 그리고 윙아웃 헤드레스트 등 각종 고급 사양이 대거 적용되었고, 보스사운드 시스템은 물론이고 각종 주행 및 편의 사양이 적용되어 다른 SM6와의 차이를 확실히 드러내는 것 같았다.
주행과 함께 인상적인 부분은 단연 높아진 출력과 달라진 변속기의 존재감이다. 프라임과 LPe 대비 단 10마력의 차이지만 듀얼 클러치 변속기인 EDC와 맞물려 ‘넉넉한’ 힘을 느끼게 했다. 특히 RPM이 높아지면 제법 터프한 느낌도 함께 느낄 수 있어 그 매력이 더욱 컸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도로는 물론이고 서킷, 슬라럼 등에서도 여느 SM6와 사뭇 다른 힘을 과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2.0L 가솔린 엔진이 140마력의 벽을 넘은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네 바퀴에는 18인치 휠 타이어, 그리고 액티브 댐핑 컨트롤이 적용되어 드라이빙의 매력을 한껏 강조했다. 특히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바꿨을 때에는 노면의 정보를 더욱 선명하고 직관적으로 전하며 운전자에게 차량과 주행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승차감에 대한 갑논을박이 있다고는 하지만 막상 ‘올바른 운전 자세’ 그리고 ‘합리적인 주행 습관’을 가진 운전자라고 한다면 크게 스트레스로 느껴질 일은 없어 보였다.
휠도 크고, 타이어도 비교적 고사양인 편이고, 또 액티브 댐핑 컨트롤이 상당히 적극적인 편이라 일부 상황에서는 리범프가 상당히 명확한 편이라 승차감이 저하가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단순히 AM링크(토션빔)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라고 확언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주행 습관 등을 비롯해 차량의 진입 속도, 조향 상태 등 승차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생각보다 더 다양하다.
더욱 기대되는 SM6 LPe
참고로 이번 행사에서는 대한LPG협회에서 LPG 차량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도 함께 진행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현 정부 정책, 그리고 세계적인 에너지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으로도 LPG의 공급 가격 등이 상승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LPG 충전소 및 LPG 관련 인프라는 이미 우수한 안전 기준과 규제에 의해 관리, 감독 그리고 운영되고 있으니 대중화의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SM6 LPe의 미래는 조금 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박 2일 동안 느낀 SM6
개인적인 일정으로 인해 1.6L 터보 엔진을 탑재하는 TCe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하지만 하나의 차량이면서도 다양한 매력을 뽐내고 있는 SM6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새롭게 데뷔한 SM6 LPe의 가능성과 경쟁력 또한 함께 살펴볼 수 있던 만큼 큰 의미가 느껴졌다.
SM6의 매력을 충분히 느낀 이번의 행사 이후 어느새 데뷔를 준비 중인 QM6 LPe는 또 어떤 모습을지 그 또한 기대감을 갖게 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