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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코로나 집콕...집 책상 꾸미는 '데스크테리어' 뜬다

재택근무·온라인 수업 늘면서 '책상 인테리어' 부상

홈카페·홈바에서 작은 공간으로 홈인테리어 세분화

한국일보

화상캠을 통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학원강사 이지원씨는 학생들에게 노출되는 집 안 책상 주변을 다양한 소품으로 꾸몄다. 이지원씨 제공

학원강사 이지원(26)씨는 요즘 집 안 책상 주변을 예쁘게 꾸미고 있다. 장스탠드 조명과 벽거울을 설치하고 아기자기한 소품을 책상 위에 올려두는 식이다. 지난해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는데 이왕이면 분위기 좋은 공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침대보다 책상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데 책상을 기분 좋은 공간으로 바꾸면 일도 즐거울 것 같았다"며 "코로나19로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이 해소되는 효과는 덤"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면서 책상 주변을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로 꾸미는 '데스크테리어'(데스크+인테리어)가 늘고 있다.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니 집 안의 서재나 책상 위 공간이 하루 중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내는 중요한 장소로 부상하면서다. 

굳이 책상까지...왜 꾸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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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 김우희씨의 데스크테리어. 양초와 미니가습기, 화병 등 아기자기한 소품이 돋보인다. 김우희씨 제공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성인남녀 6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7.5%가 자신을 '데스크테리어족'이라고 밝혔다. 데스크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물건으로 책상을 꾸미고 싶어서'(48.5%)였다. 책상 인테리어를 자주 바꾸는 고시생 김우희(28)씨는 "예전이라면 방을 바꾼다는 게 능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었는데 지금은 내 소중한 공간을 가꾼다는 의미"라며 "공부의 효율성을 올리고 예쁜 인테리어에 만족감도 느낀다"고 했다.


관련 상품 매출도 늘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달 1일부터 5주간 패브릭 가리개, 칸막이, 포스터 등 사무공간 인테리어 제품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 9배 늘었다고 밝혔다. G마켓도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간 지난해 동기 대비 사무용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인테리어 파티션(697%)과 독서대(73%), 데스크정리함(93%), 데스크매트(57%) 등 책상정리용품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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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트 하움 재택근무 책상'은 모니터와 필요한 소품을 수납할 수 있는 선반이 달려 있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리바트 제공

서재가 없는 1인 가구들은 업무와 일상이 분리가 안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선반이나 책장 등을 구입해 공간을 구분하기도 한다. 일하는 공간을 구성해 업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위메프에서는 최근 칸막이(88%)와 선반의 물건을 가려주는 패브릭 가리개(704%) 매출이 지난해보다 급증했다. 책상이나 선반 구매도 이어져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4분기 이런 사무용 가구의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또한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홈카페, 홈바 등 휴식을 위해 전반적으로 집을 꾸미려 했다면 최근에는 일하는 공간, 더 작게는 책상을 꾸미는 식으로 홈인테리어가 세분화되는 추세다. 가구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이 밥만 먹고 자는 곳이 아니라 여러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다변화하면서 홈인테리어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며 “화상회의나 온라인 수업으로 집 안이 타인에게 노출되는 경우가 늘면서 데스크테리어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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