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스쿠터, 틈새 교통수단이 될까
[한겨레] 우버, 전동스쿠터 렌탈 시범 서비스
1달러에 5분…추가 1분마다 15센트
호출택시형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Uber)가 새로운 운송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동스쿠터(e-scooter) 대여 서비스다. 우버는 지난 4월 인수한 전기자전거업체 점프(Jump)의 전동스쿠터로 지난 3일부터 미 캘리포니아주 샌터모니카에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우버는 앞으로 18개월간 250대의 스쿠터를 배치해 렌탈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점프의 빨간색 전동스쿠터는 우버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우버앱의 ‘자전거와 스쿠터’ 항목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스쿠터를 선택하면 된다. 스쿠터를 이용한 뒤에는 정해진 구역에 놓아두면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5달러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요금은 1달러로 시작한다. 1달러를 결제하면 스쿠터 잠금장치가 풀린다. 첫 5분은 무료이며 이후 1분마다 15센트(약 160원)가 추가된다. 이용요금은 앱에 미리 저장해 놓은 카드로 알아서 결제된다.
전동스쿠터는 요즘 미국 도시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운송 수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버는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또는 사무실에서 인근 식당까지 이동하는 데 유용한 운송수단"이라고 설명한다. 우버는 스쿠터를 예약한 고객이 인수 장소로 가는 도중 다른 스쿠터가 있으면 이를 알려주는 ‘스쿠터 스왑'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우버의 스쿠터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세그웨이 본사 나인봇에서 제작했다. 이 회사는 경쟁사인 버스, 라임, 리프트에도 스쿠터를 공급하고 있다.
'공유 이동성' 명분 좋으나 안전성 확보 관건
전동스쿠터 렌탈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샌터모니카에서 처음 선을 보인 신종 운송사업이다. 그러나 당국의 정식 승인없이 시작된 이 신종 서비스는 그동안 크고작은 사고로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이에 따라 샌터모니카 당국은 이를 정식 운송 서비스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당국은 지난 8월 공유 이동성 시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하고, 점프와 라임, 리프트, 버드 4개 업체에 2000대의 전동스쿠터와 1000대의 전기자전거 렌탈 시범 서비스를 승인했다. 대신 이용자들은 별도의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우버 외의 다른 업체들은 이미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세계 운송업계는 도시 과밀화, 개인화 추세에 따라 교통정체 우려가 없는 1인승 운송수단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1인승 플라잉카나 드론, 제트팩 등의 개발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들은 제작비가 많이 들고 기술 개발도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전동스쿠터는 장거리엔 적합하지 않지만 값도 저렴하고 제작이나 이용 방법도 쉽다는 매력이 있다. 문제는 도로에서의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샌터모니카에서 첫발을 뗀 전동스쿠터가 새로운 1인승 이동수단 서비스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