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야옹 나도 예쁜 것 갖고 싶어요!
반려동물과 보내는 시간 는 요즘
다양한 반려동물용품 골라볼까
1. 루밍에서 판매 중인 우프(Oeuf)의 검은 고양이 쿠션. 2. 구찌 고양이 스웨트셔츠. 3. 이노메싸에서 판매 중인 카이 보예센의 강아지 인형 팀. 4. 피단 스튜디오 로하스 캣 타워. 5. 미유파리 고양이 하우스. 6. 하울팟에서 판매 중인 강아지 척추 건강을 위한 메모리폼 코지 베드. 7. 앤블랭크의 악어 맞춤 양말. 8. 피단 스튜디오 이글루 화장실. 9, 10. 허츠앤베이의 티피 텐트와 캣 다이아몬드. 사진 각 업체 제공 |
‘보기 싫어.’ 몇년 전에 샀던 고양이 방석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나는 고양이를 키운다. 열세살이 된 영감 고양이다.
이놈의 고양이를 위해 정말이지 많은 것을 샀다.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습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캣타워를 샀다. 푹신한 곳에 누워 있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를 위해 고양이용 방석을 샀다. 뭔가를 긁어서 발톱 손질하는 걸 좋아하는 습성을 고려해 스크래처도 샀다. 손흥민처럼 뭔가를 몰고 다니며 노는 걸 좋아하는 터라 돌돌돌 굴러가는 장난감들을 샀다. 심지어 자동으로 움직이며 고양이와 놀아주는 장난감도 잔뜩 샀다.
당연히 집은 고양이 용품으로 넘친다. 사람이 고양이 집에 얹혀사는 형국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고양이 용품을 사는 기준은 쿠팡이나 고양이 종합 쇼핑몰에 뜨는 저렴하고 인기 있는 물건이었다. 꼭 예뻐야 하나? 금방 또 새로 사야 할 텐데? 그렇게 생각했다.
갑자기 팬데믹이 시작됐다. 집에 종일 처박혀 일을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고양이와 함께 있는 시간도 길어졌다. 집에 너무 오래 있다 보면 당신은 옷을 거의 사지 않게 된다. 패션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분들께는 참 불행한 일이지만 어쩔 도리 없다. 대신 당신은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 것이다. ‘조명을 바꿔볼까? 얼마 전 봤던 루이스 폴센의 조명이 꽤 근사했는데 그것만 있으면 집이 한층 밝아질 것 같네. 참, 카펫도 바꿔볼까? 아니 카펫은 비싸니까 대신 화장실 앞에 있는 매트를 좀 고급스러운 것으로 바꿔볼까? 아 참, 식탁 의자도 마음에 안 드는데 북유럽 빈티지를 좀 구입해볼까?’
당신은 집이 더는 회사에서 하루를 보낸 뒤 퍼뜩 뛰어들어와 샤워를 하고 얼른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가 다시 회사로 나가기 위해 잠시 스치는 공간이 아니라 마침내 ‘집’이라는 것을 깨달아버렸다. 팬데믹 시대의 가장 막강한 쇼핑 키워드가 ‘인테리어’인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김도훈의 고양이 한솔로. 김도훈 제공 |
당연히 지난해 어느 달에 당신은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왜 반려동물용품들은 이렇게 촌스러운 거지?’ 고양이 방석은 죄다 원색에 스트라이프 일색이다. 스크래처는 삼줄을 마구 둥글게 감아놓은 투박한 물건들밖에 없다. 동물병원에서 파는 강아지 산책 줄은 왜 이렇게 다 튼튼하고 실용적으로만 생긴 거지? 인테리어에 신경이 쓰이는 당신이라면 반려동물용품도 이제는 취향에 맞는 것으로 고르고 싶을 것이다. 좀 더 돈을 들이더라도 당신의 오래된 덴마크 빈티지 가구와 어울리는 것으로 사고 싶을 것이다. 옷도 항상 자라만 입을 수는 없다. 가끔은 막스마라의 코트도 입고 싶고 질 샌더의 슈트도 입고 싶다.
다행히 지난 몇년간 반려동물용품만을 만드는 브랜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당신의 강아지와 고양이는 좀 더 예쁜 것을 누릴 권리가 있다. 그거 다 인간 중심의 자기만족 아니냐고? 지금 내 고양이에게 슬그머니 물어봤더니 자기도 예쁜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말이다. 당신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뜻인지 잘 알 것이다. 그리고 원래 반려동물은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우는 법이다.
김도훈(전 <허프 포스트> 편집장·작가)
[ESC] ‘즐겨찾기’ 하세요! 반려동물용품 숍!
미니멀한 디자인부터 실용적인 용품까지
엄지척 할 만한 온세상 반려동물용품들
토일렛 파티션. 사진 스몰스터프 제공 |
오로지 반려동물용품만을 디자인하고 파는 회사들이 지난 몇년간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가장 힙하고 쿨한 브랜드만 사려 깊게 골랐다.
미니멀 디자인…스몰스터프
당연히 반려동물용품들은 인간 용품에 비해 작다. 이거 좀 심심한 이름 아닌가? 싶지만 직접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용품들을 보는 순간 이름이 딱 이해가 간다. 이것들의 강점은 북유럽 가구처럼 미니멀한 디자인이다. 집에 들이는 순간 공간을 채우는 멋진 오브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반려견을 키울 때 가장 거슬리는 것 중 하나는 배변 패드를 놓을 공간이다. ‘토일렛 파티션’(11만5000원)은 배변 패드를 패셔너블하게 가릴 수 있는 최고의 옵션이다. 반려견의 슬개골 탈구를 미리 방지하고 싶은 반려인들은 예쁜 소파용 반려견 계단을 찾아 헤맬 텐데 ‘딕 스텝’(24만8000원)은 스페인산 아쿠아클린 패브릭으로 만들어져 튼튼하고 색상도 다양하다. 당신의 북유럽풍 소파에 끝내주게 어울릴 것이다.(smallstuff.kr)
딕스텝. 사진 스몰스터프 제공 |
최고봉 박스…허츠앤베이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당신이 아니다. 박스다. 섭섭해 하지는 말자. 박스를 좋아하는 건 모든 고양이와 동물들의 본능일 뿐이다. 아마도 당신은 택배를 받으면 박스를 버리지 못하고 고양이를 위해 집 한구석에 한동안 놓아두는 버릇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신경을 잔뜩 써서 구현한 당신의 인테리어 감각에 누런 박스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허츠앤베이는 아름다운 박스를 찾는 반려인을 위한 ‘캣 다이아몬드'(1만9000원)로 이미 유명하다. 강화골판지에 비닐코팅이 되어 있어 그냥 택배 박스보다 오래갈 뿐 아니라 놀랄 정도로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예쁘다. 인테리어에 에스닉한 느낌을 주고 싶다면 ‘티피텐트’(13만8000원)도 훌륭한 선택이다. 반려묘는 지붕이 있는 공간에서 더욱 안정감을 느낀다.(hutsandbay.com)
티피 텐트. 사진 허츠앤베이 제공 |
반려동물 식판 엄지척…인히어런트
식기가 문제다. 단단한 나무판 위에 다이소에서 산 자기 그릇을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반려동물 식당이 된다. 그보다는 더 근사한 디자인의 식기를 찾는다면 인히어런트의 ‘오레오 테이블'(30000원)은 훌륭한 선택이다. 반려견과 반려묘들은 높이가 지나치게 낮은 식기로 사료를 먹으면 쉽게 체하거나 구토를 한다. 인히어런트의 테이블과 식기, 매트 세트는 반려동물의 건강과 인테리어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제품이다. 무게감이 있는 철재로 되어 있어 사료를 먹을 때 밀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쿠팡에서 파는 골판지 스크래처가 너무 촌스럽게 화려해서 싫다면 심플한 디자인의 스크래처(3900원)를 여러 개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도 권한다.(inherent.co.kr)
오레오 테이블. 사진 인히어런트 제공 |
스크래처. 사진 인히어런트 제공 |
반려동물의 디자인 권리…하울팟
‘반려동물의 디자인 권리를 지지한다'는 멋진 모토를 내세우는 브랜드다. 사람이 쓰는 제품과 동등한 디자인 수준과 가치를 적용한다는 원칙에 맞게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 제품들을 찾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는 ‘메모리폼 코지 베드'(9만8000원)다. 허리 디스크로 고생 중인 당신은 이미 메모리폼으로 된 베드와 베개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의 척추에 좋은 것은 반려동물의 척추에도 좋다. 반려견과 반려묘 모두 사용 가능한 하우스 ‘하울리'(27만5000원)는 인스타그램에서도 자주 보이는 베스트셀러다. 서울 서초구의 에이치시시(HCC) 셀렉샵(070-7621-7778)에 가면 하울팟의 모든 제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howlpot.com)
메모리폼 코지 베드. 사진 하울팟 제공 |
그래픽 디자인, 패션 등 여러 디자인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출시한 반려동물 제품 브랜드다. ‘블랭크’(Blank∙비어있는 부분)를 채우자는 그들의 모토는 대표 상품인 강아지 의류에서 잘 드러난다. 프린트와 색상이 어느 쇼핑몰 제품보다 다양하고 귀엽다. 특히 여우나 나무늘보, 악어가 프린트된 니트(6만4000원)는 ‘이건 나도 우리 강아지와 똑같은 것으로 맞춰 입고 싶다'는 열망이 터져 나오게 한다. 다행히 앤블랭크는 강아지 옷과 똑같은 패턴의 인간용 양말(8000원)을 판매한다. 올봄은 반려견과 색깔 맞춤을 하고 산책하러 나가보자. 성수동에는 모든 제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쇼룸(02-6272-0027)도 있다.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성수동에 놀러 나간 김에 한 번 들러보시기를.(andblank.com)
악어 프린트 니트. 사진 앤블랭크 제공 |
동화 주인공 우리 강아지…메르꽁떼
메르꽁떼는 ‘순수 동화'라는 의미다. 강아지들이 동화 속 주인공처럼 행복하고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한 프렌치 무드의 브랜드라고 자신을 설명한다. 그 설명에 딱 맞게 메르꽁떼는 디즈니 동화 속 주인공들의 옷처럼 파스텔톤의 화사한 반려견용 의류들을 중점적으로 판매한다. 특히 ‘앙팡 터틀넥 슈트’(3만9000원)는 애플민트색, 베이지색, 라벤더색이 있는데 이걸 입히면 당신의 강아지는 그대로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보일 것이다. 메르꽁떼에서는 1946년에 설립된 프랑스 반려동물 브랜드 ‘바비’(Bobby)의 장난감들도 살 수 있는데, ‘몬스터 시리즈’(1만8000원)는 픽사의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디자인이 근사하다. 가죽과 코코넛 섬유 등의 천연 소재로 견고하게 만들어져 오랫동안 당신의 반려견 곁에 머물 수 있다.(mereconte.com)
앙팡 터틀넥 슈트. 사진 메로꽁떼 제공 |
‘바비’의 몬스터. 사진 메르꽁떼 제공 |
고양이 해먹의 강자…퍼얼
고양이는 기분이 좋을 때 낮게 ‘갸르릉’ 소리를 낸다. 배의 모터가 돌아가는 듯한 이 소리를 반려인들은 ‘골골송'이라고 부르고 영어로는 ‘퍼얼’(Purr)이라고 표현한다. 퍼얼은 누리집 디자인부터가 그야말로 ‘디자인'을 부르짖는다. 가장 권하고 싶은 제품은 ‘해먹’(14만5000원)이다. 고양이들은 높이가 좀 있고 아래가 떠 있어 몸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해먹 스타일의 하우스를 좋아한다. 퍼얼의 해먹은 20kg 무게의 고양이(만약 당신에게 그런 뚱냥이가 있다면!)도 지지할 정도로 튼튼하다. 스탠드와 덮개가 분리되어 세탁하기도 쉽고 싫증이 났을 때 다른 스타일의 덮개로 바꾸기도 편하다. 만약 당신이 싸구려 플라스틱에 싸구려 털 뭉치가 달린 흔한 고양이 장난감을 아무렇게나 놔두는 것이 거슬리는 사람이라면 ‘퍼얼 토이’(8000원)도 좋은 선택이다.(purr-shop.com)
해먹. 사진 퍼얼 제공 |
퍼얼 토이. 사진 퍼얼 제공 |
국제배송해도 좋아…미유파리
한때 인스타그램을 휩쓴 고양이 하우스가 있었다. 프랑스 브랜드 ‘미유파리'의 하우스다. 고양이를 키우는 산업디자이너가 만든 이 브랜드는 그야말로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감성’을 폭발적으로 살려낸 건축적 디자인으로 유명했다. 펠트를 사용한 동그란 볼 형태의 하우스에 철제 프레임이나 나무다리가 달린 고양이 하우스는 아마 지금 당신이 구할 수 있는 가장 ‘북유럽 인테리어’스러운 제품일 것이다. 미유파리는 불행히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다만 당신은 여전히 프랑스 누리집에서 같은 제품들을 국제 배송으로 구입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큐브형은 149유로(한화 약20만원)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열심히 당근마켓과 중고나라를 검색해보시길. 종종 중고 매물이 뜬다.(meyou-paris.com)
고양이 하우스. 사진 미유파리 제공 |
디자인상 수상한 제품도 있어…피단 스튜디오
가장 세련된 고양이 용품을 한 브랜드로 통일해 구입할 생각이 있다면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브랜드는 2016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피단 스튜디오'다. 한국에선 누리집을 찾기 어렵지만, 29cm나 1300k 같은 온라인 편집숍에 다양하게 입점 되어 있다. 한 번에 상품들을 모아서 보고 싶다면 우프앤뮤(wooofnmeow.co.kr)가 좋다. 장난감부터 티슈, 스크래처까지 모든 상품이 다 있지만 최고는 역시 2016년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한 ‘이글루 화장실’(9만9000원)이다. 화장실이 이렇게 깔끔하고 예쁘기는 쉽지 않다. 돈을 좀 들여서라도 획기적으로 세련된 캣 타워를 구입하고 싶다고? 역시 피단 스튜디오가 답이다. 로하스(52만원)와 래더(45만원)가 있는데 튼튼한 나무와 화려한 아크릴이 조화로운 디자인이 요즘 인테리어 트렌드에 딱이다.
래더 캣타워. 사진 피단 스튜디오 제공 |
편리한 용품…이케아
이케아도 반려동물용품들을 생산한다. 어차피 당신 집에 있는 가장 많은 가구 브랜드는 이케아일 것이다. 이케아 반려동물용품들과 기가 막히게 어울릴 거라는 소리다. 반려견용 제품들은 디자인이 좀 평범한 편이다. 반려묘용품들은 꽤 세련되고 위트가 있다. ‘루르비그 고양이 하우스’(7만5900원)는 다리가 달려 있어서 약간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딱 맞다. ‘루르비그 스툴'(1만9900원)은 소파 옆에 두고 책 같은 걸 올려놓는 스툴로 사용하기도 좋다. 소파처럼 생긴 ‘루르비그 베드'(7만9800원)는 크기도 크고 덮개를 벗겨서 세탁하기도 용이하다. 어쩌면 당신 고양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될 것이다.(ikea.com/kr)
루르비그 베드. 사진 이케아 제공 |
최고급 반려동물용품…베르사체
여기까지 왔으면 당신은 예상했을 것이다. 어마어마하게 비싼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이 나올 때가 됐다고 말이다. 당신의 예상은 맞는다. 무려 베르사체다. 눈이 부시고 정신이 산만해질 정도로 화려한 이 이탈리아 브랜드는 의외로 다양한 반려동물용품을 생산한다.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블랙 바로코 베드'(1570달러)다. 좀 더 심플한 ‘블랙 바로코 쿠션'(1725달러)도 좋다. 이걸 읽고 있는 당신은 “나더러 고양이 침대에 200만원을 투자하란 말이냐!”며 짜증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솔직해지자. 당신이 강남의 편집숍에서 산 아크네의 코트값이면 고양이에게 베르사체를 경험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고양이도 좋아할 것이다. 물어보시라.(ssense.com)
블랙 바로코 베드. 사진 베르사체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