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른 인도, 달 남극 착륙 재도전
지난해 찬드라얀 2호 착륙 실패 딛고
`찬드라얀 3호' 이르면 올해안 발사
궤도선 없이 착륙선·로버로만 구성
1천억원 안되는 저비용 프로젝트로
2022년엔 첫 유인 우주비행 추진
적도 부근에 제2 발사센터 건립도
지난해 달 착륙 직전에 추락한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2호 착륙선 `비크람' 상상도. ISRO 제공 |
지난해 9월 무인탐사선 찬드라얀 2호의 달 착륙에 실패했던 인도가 2020년을 맞아 새로운 우주도약 청사진을 내놨다. 우선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네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되려는 꿈에 다시 도전한다. 이르면 올해 안에 달 착륙선을 다시 발사하기로 했다. 이번에 쏘아올릴 찬드라얀 3호는 찬드라얀 2호와 달리 궤도선 없이 착륙선과 달 표면을 이동할 탐사차량(로버)로만 구성된다. 착륙 예정지는 똑같은 남극 지점이다. 달 남극은 얼음 형태의 물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 지역이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의 카일라사바디부 시반 회장은 지난 1일 벵갈루루 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찬드라얀 3호 계획을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발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시반 회장은 그러나 2021년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현지 언론은 찬드라얀 3호의 발사 시기를 올해 11월로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발사된 찬드라얀 2호는 9월7일 달 남극 지역 착륙 과정에서 추락했다. 하강 과정에서 착륙선의 속도를 조절하는 장치가 오작동한 것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찬드라얀 2호는 인류 사상 최초의 달 남극 착륙 프로젝트였다.
1월1일 기자회견을 통해 새해 인도 우주관련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는 카일라사바디부 시반 인도우주연구기구 회장(가운데). ISRO 제공 |
인도 우주개발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비용으로 추진한다는 점이다. 시반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찬드라얀 3호의 총비용으로 60억루피(976억원)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착륙선과 로버에 25억루피, 로켓(GSLV Mark III)에 35억루피가 들어간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저스 : 엔드게임’ 제작비의 절반도 안 되는 찬드라얀 2호의 97억8천만루피(1590억원)보다도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찬드라얀 3호엔 궤도선이 필요없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인도 당국은 찬드라얀 2호 궤도선의 수명은 7년이고 현재 작동 상태도 좋기 때문에 찬드라얀 3호 프로젝트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14년 화성 궤도 탐사선 망갈리안 발사에 들어간 비용도 7400만달러(880억원)으로, 미국 화성 탐사선 ‘메이븐(Maven)'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2008년에 발사한 인도의 첫 달 탐사 위성 ‘찬드라얀 1호’ 역시 비용이 7900만달러(1070억원)으로 2007년에 발사한 일본의 첫 달 탐사 위성 `가구야'(4억8천만달러)의 5분의 1, 같은해 중국의 첫 달 탐사 위성 ‘창어 1호’(1억8700만달러)보다 크게 낮았다.
인도의 첫 유인우주선 가가니얀 상상도. (Image: Dean Sumith) |
인도우주연구기구는 이와 함께 2022년을 목표로 진행 중인 첫 유인 우주비행에 나설 우주비행사 후보 4명도 선발했다. 인도 공군 소속 전투기 비행사들인 이들은 이달 셋쨋주부터 러시아로 가 훈련을 받는다. 현재 개발중인 유인 우주선 가가니얀(Gaganyaan, 산스크리트어로 `하늘을 나는 차'라는 뜻)에는 최대 3명이 탑승한다. 이들은 이르면 2021년 말에 시도할 수도 있는 첫 유인 우주비행에서 고도 400km 상공에 5~7일간 머물며 다양한 실험을 한 뒤 지구로 돌아온다. 2022년은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75년이 되는 해다.
인도는 또 올해 안에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해안도시 투투쿠디에 제2 우주발사센터 건설을 시작한다. 이곳은 적도에 가까워 현재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에 있는 발사센터보다 위성 발사에 유리하다. 이 발사센터는 현재 개발 중인 소형위성 발사 로켓(SSLV) 전용으로 쓸 예정이다. 현재 부지 확보 작업을 진행중이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이밖에도 우주기술에서 앞서 있는 일본과 함께 달 탐사를 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