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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처럼 날개 퍼덕이는 항공기 나올까?

에어버스, 시제기 만들어 시험비행 성공


장거리 비행의 명수 알바트로스에서 영감

한겨레

알바트로스원은 날개끝(윙팁)이 전체 날개 길이의 3분의 1이나 된다. 에어버스 제공

기후위기가 인류 최대 과제로 떠오르면서 항공업계에서도 비행기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항공기 제조업체들도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항공기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의 보잉과 함께 세계 항공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유럽의 에어버스가 특히 이 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에어버스가 그 일환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 새처럼 날개를 퍼덕일 수 있는 항공기 `알바트로스원'(AlbatrossONE)이다. 비행중 난기류를 만날 때 새처럼 날개를 퍼덕이면 항력이 줄어, 연료를 절약하고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이 비행기 개발에 나선 이유다. 에어버스는 평소엔 날개를 고정시킨 채 날다가 거센 바람을 만나면 날개를 퍼덕이며 헤쳐나가는 장거리 비행의 명수 알바트로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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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스톱 장거리 비행 능력이 탁월한 알바트로스. 에어버스 제공

에어버스가 최근 이 알바트로스원의 날개끝(윙팁)을 이전보다 75% 늘려 시험비행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이정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알바트로스원의 날개끝은 전체 날개의 3분의 1이나 된다. 에어버스는 “이번 시험에서 날개끝을 퍼덕여 날개의 하중과 날개끝실속(tip stall) 현상을 줄여줄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날개끝실속이란 날개 위의 공기가 날개 바깥쪽으로 흐르면서 날개 끝에 이르러선 양력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항공기가 일정 고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비행기가 난기류에 직면했을 때 이런 현상이 주로 일어나는데, 날개끝을 새처럼 펄럭일 수 있게 하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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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첫 시험비행 때의 알바트로스원. 에버버스 제공

날개 종횡비 18로 알바트로스와 똑같아

에어버스는 알바트로스의 날개처럼 바람 세기에 따라 각도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윙팁으로 이를 구현했다. 알바트로스원 개발 수석엔지니어 제임스 커크는 보도자료에서 “날개끝의 길이를 늘린 결과 우연하게도 비행기의 날개 종횡비(날개 길이와 폭의 비율)가 알바트로스와 정확히 같은 비율인 ‘18’이 됐다”고 말했다. 일반 민간 여객기 날개의 종횡비는 9~10이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톰 윌슨은 “이제 소형 비행기에서의 개념증명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더 큰 규모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확장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크는 “실제 비행 단계까지 가려면 수많은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바트로스원은 앞서 2019년 지상 시험과 함께 축소형 에어버스 A321을 이용해 처음으로 날개가 퍼덕이는 시험비행을 한 바 있다. 이번엔 지난해보다 날개끝 길이를 확 늘려 처음으로 이륙에서 착륙까지의 전 과정을 시험 비행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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