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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 듬뿍 얹은 마라떡볶이 드셔보세요

커버스토리┃마라


최근 20~30대 중심으로 마라전문점 인기


신사동 가로수길·이태원동·연남동에 즐비


대림동 등 중국인 거리에도 많아


무한리필 전문점은 가성비 최고


한겨레

‘중국에서 가장 매운맛’이라고 불리는 마라는 혀를 마비시킨다(얼얼하다)의 ‘마’(麻)와 매울 ‘라’(辣)를 합친 말이다. 향신료 화자오를 덩어리째 넣어 얼얼하고 매운맛을 내는 게 핵심이다. 훠궈, 마라탕, 마라샹궈 등 마라 소스를 넣어 만든 음식은 맛도 모양새도 다양하다. 강렬한 매운맛과 짭조름한 짠맛이 잘 어우러진 마라탕은 20~30대에서 특히 인기다. 서울의 대표적인 맛집 골목인 가로수길, 강남역 일대, 이태원, 연남동 등지에 마라탕 전문점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무장한 맛집부터 중국인들이 자주 왕래하는 허름한 지역의 식당까지 서울은 마라탕 천국이 되고 있다. 지금 가장 인기 높은 마라 전문점을 소개한다.


■ 세련된 분위기는 매운맛의 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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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토끼


젊은이들의 거리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뒤쪽에 있는 마라토끼는 상호에서 알 수 있듯 마라 전문점이다. 지난해 9월에 문을 열어 영업한 지 몇 달 안 되는 업장이지만, 홍콩 뒷골목을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아름다운 기물 덕에 인스타그램 등에는 방문 후기가 넘친다. 마라탕, 마라샹궈, 한국식 마라 떡볶이인 ‘마라토끼떡’, 민물가재를 마라 소스에 볶은 ‘마라룽샤’ 등 종류도 다양하다. 마라탕은 양지와 사태, 소 힘줄을 넣고 끓인 육수가 기본이다. 연근, 감자, 청경채, 콩나물, 마른 두부와 피두부, 배추 등 다채로운 식감의 식재료가 들어간다. 마라 소스를 듬뿍 넣어서 맛은 맵고 칼칼하다. 프랑스 고급 주방 냄비에 담은 모양새가 일반 마라탕집과는 다른데, 어느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도 예쁘게 찍히는 효과가 있다. 이 집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화자오, 팔각, 고추와 산수유 등 매운 향신료를 듬뿍 뿌려 볶은 마라샹궈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다. 구수하고 깊은 맛의 마라탕에 견줘 입안에 넣는 순간 톡 쏘는 듯한 매운맛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전 11시30분~저녁 11시30분 운영/서울 용산구 이태원로23길 16/010-9413-8988/ 1만원대 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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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스마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진스마라는 중국 한족이 운영하는 곳이다. “21살 한국에 처음 유학을 온 뒤 고향의 맛이 그리워 지난해 6월에 식당을 열었다”고 주인장은 말한다.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사골로만 우려낸 국물을 사용한다고 한다. 20대인 주인의 감성이 인테리어에 녹아있다. 벽을 온통 오렌지색으로 채색해 예쁜 카페처럼 만들었다.


차림표엔 마라탕과 마라샹궈, 찹쌀 탕수육인 꿔바로우(궈바오러우)만 적혀 있다. 셀프 바가 있어 재료를 골라 취향에 맞게 조리해 먹을 수도 있다. 청경채, 배추, 숙주, 고수, 양배추, 연근 같은 각종 채소도 푸짐하고, 비엔나소시지, 메추리 알, 두부와 어묵 같은 다른 전문점에 없는 재료도 있다. 식재료를 접시에 담으면 무게를 재 가격을 매기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고르기가 난감할 때는 ‘셰프 추천 마라탕’을 선택하면 된다.


매운맛을 4단계로 구분해 놓은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2단계만 선택해도 꽤 맵고 얼얼하다. 국밥 같은 깊고 진한 육수와 마라의 맵고 칼칼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면을 넣어 먹어도 좋지만, 밥을 말아도 맛깔나다. 오후 3시 이전에 방문하면 공깃밥을 무료로 제공하는데, 물가 비싼 강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미덕이다. (오전 11시~저녁 10시 운영/서울 강남구 도산대로15길 11/02-545-8766/마라탕 기본은 1만5천원)


이 밖에 지하철 강남역 인근의 ‘라공방’, ‘희래식당’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벽돌해피푸드’,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샤오싱푸’, 연남동의 ‘란콰이진’, 지하철 녹사평역 인근의 ‘샹라씨에’ 등도 가볼 만하다.


■ 허름해서 맛이 더 진해지는 매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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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선마라탕


‘서울 안의 작은 중국’이라 불리는 영등포구 대림동에는 각종 중국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모여 있다. 양고기꼬치, 샤브샤브, 마라탕 등 다양한 중식 음식이 퍼져있는 요란한 거리에서 마라탕으로 일가를 이룬 곳이 있다. 24시간 내내 마라탕을 즐길 수 있는 봉선마라탕. 지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현지와 맛이 가장 가깝다고 인정하는 집이다. 10년간 한 자리를 꿋꿋이 지킨 봉선마라탕은 중국 시골 음식점을 방문한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종업원도, 손님도 모두 중국어로 말하는 모습은 생경하고 이국적이다. 마라반은 6천원. 양고기 마라탕은 9천원이다. 주머니 가벼운 이에겐 천국이다. 직장인 점심값이 1만원대 넘은 지 오래인 서울에선 보기 드문 식당이다. 60여개가 넘는 다양한 메뉴도 이집의 독특한 장점이다. 숙주 대신 콩나물이 들어가 시원한 맛을 내는 이 집의 마라탕은 해장국에 가깝다. 사골 국물에 고소한 땅콩 소스를 풀어 넣어 탄탄면을 먹는 듯 구수하고 얼큰하다. 청경채, 건두부 등을 건져 먹고 얇은 당면을 먹다가 밥을 말아 먹는 것이 이 집의 마라탕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요리에 들어가는 식재료는 모두 인근의 중국 식료품점에서 조달해 신선한 편이다. (24시간 영업/서울 영등포구 도림로38길 11/02-2637-4005/6~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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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만강 샤브샤브


서울 관악구 봉천동, 지하철 서울대입구역 인근 ‘샤로수길’이라고 불리는 거리에 있다. ‘서울대입구 가성비 맛집’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학생과 주민의 인기가 높다. 테이블은 6개 남짓. 크지 않은 매장은 늘 사람들로 북적여 저녁 시간에는 20분 이상 기다리는 일은 기본이다. 양고기꼬치, 샤브샤브 등 다양한 중식 메뉴를 갖춰 놓아 마라탕 전문점이라기보다는 중국 요릿집 같다. 하지만 테이블을 점령하다시피 한 메뉴는 마라탕이다. 가격은 1만8천원. 다른 전문점에 견줘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주문하면 놀란다. 전골과 유사한 커다란 뚝배기가 등장한다. 지름 30㎝ 남짓의 크고 넓은 뚝배기에는 청경채, 배추, 각종 버섯, 미역, 숙주, 양고기 등이 가득 들어있다. 약 6분간 펄펄 끓이면 양고기가 얼추 익으면서 익숙한 모양의 마라탕이 완성된다. 두유를 연상시키는 구수한 국물은 이 집의 가장 돋보이는 특징이자 트레이드마크다. 직접 끓여 먹는 마라탕은 마치 한국식 전골인 듯, 일본식 샤브샤브인 듯 익숙하고 친근하다. 마라탕 한 그릇은 성인 남성 3~4인이 먹을 만큼 푸짐한 양이다. (오전 11시30분~밤 10시 운영/관악구 봉천로 537/02-885-7966/마라탕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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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무한리필샤브뷔페


종로구 창신동과 지하철 동대문역 근처는 중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다. 중국 식재료를 파는 전문 마트와 중국인을 상대로 하는 다양한 업장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를 전문으로 파는 ‘형제무한리필샤브뷔페’는 탕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손님이 선택해 먹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홍탕을 기본으로 한 마라탕도 이곳의 주력 메뉴다. 샤브샤브는 1인당 1만5천원을 내면 무한대로 즐길 수 있다. 마라탕은 식재료 무게로 가격을 매기는데, 성인 두 명이 먹을 정도의 양을 바구니에 담아도 고작 1만원 정도다. 30여가지의 식재료가 들어가 있는 찬장은 보기만 해도 푸짐하다. 마라탕 재료를 골라 테이블에 앉으면 종업원이 화자오가 한 줌을 가져온다. 국물에 넣어 섞으면 화끈하고 얼얼한 마라탕 맛이 탄생한다. 중국인 주인 부부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맛이 아닌 현지 그대로의 맛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문 연 지 2년밖에 안 된 식당이지만, 중국 현지의 맛이 그리운 이가 즐겨 찾으면서 입소문이 났다. (오전 11시~다음날 새벽 1시 운영, 첫째 주와 셋째 주 화요일 휴무/서울 종로구 창신길 39-2/02-747-7768/1만~1만5천원)


이 밖에 낡았지만, 맛만은 최고인 허름한 마라탕 전문점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천향록’, 지하철 건대역 근처의 ‘봉자마라탕’, 제기동의 ‘칠기마라탕’, 동대문시장 근처의 ‘해룡마라룽샤’ 등을 추천한다.


백문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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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지방에도 매운맛 꽃폈어요


■ 라라관


마라의 인기는 서울만큼 지방에서도 거세다. 요즘 에스엔에스에서 가장 핫한 가게 중 하나가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라라관’이다. 2015년 문을 연 라라관은 3년 만에 공간을 넓힐 만큼 명성을 얻었다. 중국 쓰촨 지방의 요리에서 영감을 받은 양고기 마라샹궈, 마라탕, 마라 전골 등이 대표 메뉴다. 중국 베이징에서 먹어 본 현지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청두에서 요리 연수를 받은 주인장 겸 요리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저녁 5시30~저녁 11시30분 운영/부산 부산진구 동천로 47-1/ 051-512-8878/마라롱샤 3만원)


■ 귀빈루


경기도 수원시 영동시장에 있는 귀빈루는 중식당이다. 60가지가 넘는 메뉴 중 마라를 이용한 쓰촨요리가 절반이 넘는다. 매장 앞에 대형 수조가 있다. ‘마라 잉어구이’, ‘마라가재’ 등 해산물을 이용한 마라 요리가 인기다. 주문하자마자 잉어를 잡아 만드는 마라 잉어구이는 성인 남성 팔뚝만 한 잉어를 구운 다음 마라 기름을 부어 맛을 내는 메뉴다. 잉어 특유의 큼큼한 흙내 대신 향긋하고 강렬한 마라 향이 물씬 풍겨 식욕을 돋운다. 마라 고수들이 자주 찾는다. (오전 10시30~밤 12시 운영/경기 수원시 팔달구 팔달문로3번길 9/ 031-256-5272/마라잉어 2만5천원)


백문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마라 얼얼하고 매운맛. 중국을 대표하는 맛 중의 하나. 마라탕이 대표적인 음식. 마라탕은 중국 쓰촨성이 고향인 음식으로, 충칭과 청두가 유명하다. 중국 베이징 대학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마라탕이 최근 2~3년 전부터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얼얼하게 매운 ‘마라’는 라면, 치킨, 편의점 간편식으로 확장하는 중이다. 마라탕의 얼얼한 맛을 내는 향신료는 화자오(花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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